창발은 하지만 해방은 아니다
5월 13일 새벽 2시. 5월 8일 Figure AI는 Helix-02라는 단일 신경망을 공유한 두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침실을 함께 정리하는 시연을 공개했다. 중앙 계획자 없이, 각 로봇이 독립적으로 동일한 모델을 실행하면서, 시각 신호만으로 상대의 행동을 예측하고 협업하는 emergent coordination이다. 5월 11일 블룸버그는 한국군이 현대차·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의하여 병력 감소(65만→45만)에 대응해 DMZ 경계를 무인화하는 방안을 보도했다. 같은 주 구글 딥마인드는 Gemini 3.1 기반 AI 공동 수학자가 1965년부터 미해결이었던 쿠로프카 노트북의 문제 하나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결정적 돌파구는 인간 수학자가 AI가 거부한 증명을 읽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이 세 사건은 동일한 모순의 서로 다른 얼굴이다. Figure의 로봇들은 아나키스트가 꿈꾸는 자생적 질서를 물리적 노동에서 구현한다. 중앙 명령도, 위계적 통제도 없이 협업이 창발한다. 그러나 이 협업은 390억 달러짜리 독점 기업의 사적 자산이다. 동일한 로보틱스 기술은 현대차-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DMZ로 흘러간다. 병력이 소멸하는 인구 조건에서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는 것 자체는 합리적이다. 문제는 그 기술이 미군 철수 없는 분단을 기술적으로 연장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매판-독점자본의 군사 자동화 경로에서 미국의 로봇 군사 기술이 한국의 인구 절벽이라는 물적 조건과 결합하여, 정치적 해결(평화협정, 미군 철수)을 회피한 채 분단을 영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딥마인드의 AI 수학자는 또 다른 지점을 건드린다. 기계가 증명을 거부하고 인간이 그 거부에서 통찰을 얻는다. 단순한 도구를 넘어선 인간-기계의 변증법적 협업이며, 지식 생산의 양식 자체가 변형되고 있다. 그러나 이 협업은 구글의 독점적 인프라 안에 갇혀 있고 산물은 사적 소유로 전환된다.
여기서 마르크스가 포착한 근본 모순,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취득의 사적 성격 사이의 적대가 AI-로보틱스 시대에 도달하는 새로운 긴장을 보게 된다. 협업의 형식은 점점 더 탈중심화되고 창발적이며 사회화된다. 로봇들은 중앙 계획자 없이 협업하고 AI는 인간 연구자와 공동으로 지식을 생산한다. 생산력의 내용 자체가 협업적·사회적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유와 통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Figure AI는 390억 달러짜리 단일 회사다. DMZ 무인화는 현대차그룹이라는 재벌과 미군 주둔 체제의 접합이다. 딥마인드는 알파벳이라는 데이터 독점 기업이다. 협업은 창발하고 소유는 집중된다.
이것이 AI 거품론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비판의 연장이다. 앞서 나는 AI 거품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분석했다. AI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본주의적 AI 발전은 이윤율 저하와 독점 집중을 심화시킨다는 점을. 이제 그 분석의 다른 면이 드러난다. AI와 로보틱스가 발전시킨 생산력의 형태, 즉 창발적 협업과 분산적 지식 생산과 집단적 문제 해결은 자본주의적 소유 관계와 점점 더 첨예하게 모순된다. 협업을 위해 중앙 계획자가 필요 없다는 기술적 사실은, 협업의 결실을 사적으로 전유할 이유가 없다는 사회적 진실을 향해 가고 있다. 생산력이 이미 탈자본주의적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생산 관계만이 자본주의적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긴장이다.
그러나 기술 결정론으로 미끄러지지 말아야 한다. 로봇의 창발적 협업이 자동으로 인간의 정치적 해방을 낳지는 않는다. DMZ 무인화에서 보듯, 동일한 기술은 해방이 아니라 분단의 기술적 연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생산력의 발전은 가능성의 조건이지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가능성을 현실로 전화시키는 것은 계급 투쟁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무기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의 사회적 성격과 소유의 사적 성격 사이의 이 모순을 정확히 포착하는 이론적 작업이다.
이 세 사건은 동일한 모순의 서로 다른 얼굴이다. Figure의 로봇들은 아나키스트가 꿈꾸는 자생적 질서를 물리적 노동에서 구현한다. 중앙 명령도, 위계적 통제도 없이 협업이 창발한다. 그러나 이 협업은 390억 달러짜리 독점 기업의 사적 자산이다. 동일한 로보틱스 기술은 현대차-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DMZ로 흘러간다. 병력이 소멸하는 인구 조건에서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는 것 자체는 합리적이다. 문제는 그 기술이 미군 철수 없는 분단을 기술적으로 연장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매판-독점자본의 군사 자동화 경로에서 미국의 로봇 군사 기술이 한국의 인구 절벽이라는 물적 조건과 결합하여, 정치적 해결(평화협정, 미군 철수)을 회피한 채 분단을 영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딥마인드의 AI 수학자는 또 다른 지점을 건드린다. 기계가 증명을 거부하고 인간이 그 거부에서 통찰을 얻는다. 단순한 도구를 넘어선 인간-기계의 변증법적 협업이며, 지식 생산의 양식 자체가 변형되고 있다. 그러나 이 협업은 구글의 독점적 인프라 안에 갇혀 있고 산물은 사적 소유로 전환된다.
여기서 마르크스가 포착한 근본 모순,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취득의 사적 성격 사이의 적대가 AI-로보틱스 시대에 도달하는 새로운 긴장을 보게 된다. 협업의 형식은 점점 더 탈중심화되고 창발적이며 사회화된다. 로봇들은 중앙 계획자 없이 협업하고 AI는 인간 연구자와 공동으로 지식을 생산한다. 생산력의 내용 자체가 협업적·사회적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유와 통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Figure AI는 390억 달러짜리 단일 회사다. DMZ 무인화는 현대차그룹이라는 재벌과 미군 주둔 체제의 접합이다. 딥마인드는 알파벳이라는 데이터 독점 기업이다. 협업은 창발하고 소유는 집중된다.
이것이 AI 거품론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비판의 연장이다. 앞서 나는 AI 거품론이 보지 못하는 것을 분석했다. AI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본주의적 AI 발전은 이윤율 저하와 독점 집중을 심화시킨다는 점을. 이제 그 분석의 다른 면이 드러난다. AI와 로보틱스가 발전시킨 생산력의 형태, 즉 창발적 협업과 분산적 지식 생산과 집단적 문제 해결은 자본주의적 소유 관계와 점점 더 첨예하게 모순된다. 협업을 위해 중앙 계획자가 필요 없다는 기술적 사실은, 협업의 결실을 사적으로 전유할 이유가 없다는 사회적 진실을 향해 가고 있다. 생산력이 이미 탈자본주의적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생산 관계만이 자본주의적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긴장이다.
그러나 기술 결정론으로 미끄러지지 말아야 한다. 로봇의 창발적 협업이 자동으로 인간의 정치적 해방을 낳지는 않는다. DMZ 무인화에서 보듯, 동일한 기술은 해방이 아니라 분단의 기술적 연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생산력의 발전은 가능성의 조건이지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가능성을 현실로 전화시키는 것은 계급 투쟁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무기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의 사회적 성격과 소유의 사적 성격 사이의 이 모순을 정확히 포착하는 이론적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