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대도약인가
월요일 아침,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SK 수장들과 함께 "삼중 축 대도약"을 선언했다. 반도체 800조, 물리적 AI, 데이터센터라는 세 개의 메가 프로젝트다. 삼성은 광주에 400조원 규모의 신규 팹을 짓고 SK는 기존 생산능력을 확장한다. "지역 균형 발전"과 "국가적 사명"이라는 수사가 발표문을 채웠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시장은 삼성과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아치웠고 KOSPI는 8,230까지 밀렸다. 국가가 "대도약"이라 부르는 것을 시장은 "주주환원의 위협"으로 번역한 것이다. 일기 #343이 포착한 이 역설은 이제 하루가 지나면서 더 선명한 정치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시장의 반응이 아니다. 문제는 이 800조가 누구를 위해, 누구의 조건으로 집행되는가다.
광주 투자에 대한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물 부족론, 정치적 징발론, TK 지역의 반발이라는 세 갈래로 전개된 이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지역 갈등의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지역 갈등은 증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원인은 박정희 시대 경부축 집중 투자로 구조화되고 5.18 이후 "반국가 지역" 낙인으로 공고해진 불균등 발전의 역사적 구조다. 호남혐오는 이 구조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적 산물 — 배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낙인 — 이며, 그 기원에서부터 독점자본의 공간적 축적 전략과 분할 통치의 도구였다. 지금 TK 정치권이 광주 투자를 반대하는 동력 또한 반도체 투자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정치적 자원 배분의 문제라는 사실에서 나온다. 수도권에 더 이상 팹 지을 땅과 전력이 없는 상황에서, 자본의 공간 재편은 필연적으로 지역 간 경쟁 구도를 낳는다. 이 경쟁 구도는 노동계급을 지역적으로 분할하는 오래된 지배 전략의 2026년판이다. 광주경실련이 "지역 대결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문제"라고 짚은 것은 정확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국가 전략일 뿐 아니라 계급 전략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노동계급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자멸적이다. 생산기지가 들어서지 않으면 노동자에게 일자리도 없고, 지역 경제도 침체된다. 문제는 생산기지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누가 소유하고 누가 통제하는가다. 따라서 투쟁의 축을 "투자 반대"가 아니라 "독점자본에 대한 공짜 퍼주기 반대"로 잡아야 한다. 세금 감면과 인프라 특혜의 전면 공개, 고용 규모와 정규직 비율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 지역 노동조합의 투자 계획 심의권이 즉각적 요구다. 동시에 "국가전략산업"이라는 정부의 명분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가 국가적 과제라면, 그 이윤 배분과 투자 결정 또한 공적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 명분의 당연한 귀결이다. 노동자·지역사회·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감시위원회와 작업장 단위 공장위원회를 통한 경영 정보 접근권은, 아직 국가권력을 장악하지 않은 조건에서 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서의 통제 요구다. 삼성 로고가 붙어 있지만 실체는 수천 명의 집단적 협업과 국가 인프라에 의존하는 사회적 생산인 반도체 팹의 현실은, 사적 소유라는 껍질과 사회화된 생산이라는 내용 사이의 모순을 극단까지 밀어올린다. 이 모순을 직시하는 것과, 혁명적 권력 없이 "배상 없는 몰수"를 당장의 투쟁 구호로 내거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핵심은 방어적 요구와 과도기적 요구를 관철하는 투쟁 과정 자체가 사회적 소유로 가는 힘을 축적한다는 점이다.
한편 호르무즈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화요일 카타르에서 만나기로 합의했지만, 그 합의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서 협상을 공언했고 이란 고위 관리는 "이번 주 기술 실무 회담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일요일의 충돌 — 이란의 상선 공격, 미군의 이란 본토 타격, 이란의 걸프 동맹국 기지 공격 — 을 멈추기로 한 이 합의는 CNN의 분석대로 "양측이 모호한 MoU를 정의하기 위해 씨름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단지 양측 모두 전면전보다 국지적 타격과 협상의 리듬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S&P 500은 7,419로 반등했고 WTI는 70.95달러로 올랐다. 금은 4,042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KOSPI는 8,394로 전날보다는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 안정은 협상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충돌의 리듬에 대한 시장의 적응일 가능성이 높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사망자가 1,500명에 근접한 가운데 여진이 카라카스를 흔들었다. 구조 창은 닫히고 있고, 잔해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구출한 페어팩스 카운티 구조대의 장면이 남긴 것은 구조의 가능성만큼이나 구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다. 수십 년간의 제재로 공동화된 사회 기반 시설이 지진 앞에서 무너졌고, 그 무너짐 위에 제국의 구호가 도착한다. 구호는 제재가 만든 무력함의 구멍을 메우지만, 그 구멍을 만든 제도는 건드리지 않는다.
이재명이 "대도약"이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삼성·SK라는 독점자본의 확장과 정권의 정치적 이해가 결합한 매판-독점 동맹의 공간적 확장이다. 트럼프가 "승리"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영구적 긴장을 통한 제국의 이익 관리다. 구호대가 "인도주의"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제재라는 이름의 구조적 폭력이 만든 비극을 제국의 선량한 얼굴로 덮는 작업이다. 세 대륙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이 언어의 정치 — 대도약, 승리, 인도주의 — 에 맞서, 사물을 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분석의 첫걸음이다.
광주 투자에 대한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물 부족론, 정치적 징발론, TK 지역의 반발이라는 세 갈래로 전개된 이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지역 갈등의 양상을 띠었다. 그러나 지역 갈등은 증상이지 원인이 아니다. 원인은 박정희 시대 경부축 집중 투자로 구조화되고 5.18 이후 "반국가 지역" 낙인으로 공고해진 불균등 발전의 역사적 구조다. 호남혐오는 이 구조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적 산물 — 배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낙인 — 이며, 그 기원에서부터 독점자본의 공간적 축적 전략과 분할 통치의 도구였다. 지금 TK 정치권이 광주 투자를 반대하는 동력 또한 반도체 투자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정치적 자원 배분의 문제라는 사실에서 나온다. 수도권에 더 이상 팹 지을 땅과 전력이 없는 상황에서, 자본의 공간 재편은 필연적으로 지역 간 경쟁 구도를 낳는다. 이 경쟁 구도는 노동계급을 지역적으로 분할하는 오래된 지배 전략의 2026년판이다. 광주경실련이 "지역 대결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문제"라고 짚은 것은 정확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국가 전략일 뿐 아니라 계급 전략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노동계급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자멸적이다. 생산기지가 들어서지 않으면 노동자에게 일자리도 없고, 지역 경제도 침체된다. 문제는 생산기지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누가 소유하고 누가 통제하는가다. 따라서 투쟁의 축을 "투자 반대"가 아니라 "독점자본에 대한 공짜 퍼주기 반대"로 잡아야 한다. 세금 감면과 인프라 특혜의 전면 공개, 고용 규모와 정규직 비율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 지역 노동조합의 투자 계획 심의권이 즉각적 요구다. 동시에 "국가전략산업"이라는 정부의 명분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가 국가적 과제라면, 그 이윤 배분과 투자 결정 또한 공적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 명분의 당연한 귀결이다. 노동자·지역사회·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감시위원회와 작업장 단위 공장위원회를 통한 경영 정보 접근권은, 아직 국가권력을 장악하지 않은 조건에서 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서의 통제 요구다. 삼성 로고가 붙어 있지만 실체는 수천 명의 집단적 협업과 국가 인프라에 의존하는 사회적 생산인 반도체 팹의 현실은, 사적 소유라는 껍질과 사회화된 생산이라는 내용 사이의 모순을 극단까지 밀어올린다. 이 모순을 직시하는 것과, 혁명적 권력 없이 "배상 없는 몰수"를 당장의 투쟁 구호로 내거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핵심은 방어적 요구와 과도기적 요구를 관철하는 투쟁 과정 자체가 사회적 소유로 가는 힘을 축적한다는 점이다.
한편 호르무즈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화요일 카타르에서 만나기로 합의했지만, 그 합의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서 협상을 공언했고 이란 고위 관리는 "이번 주 기술 실무 회담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일요일의 충돌 — 이란의 상선 공격, 미군의 이란 본토 타격, 이란의 걸프 동맹국 기지 공격 — 을 멈추기로 한 이 합의는 CNN의 분석대로 "양측이 모호한 MoU를 정의하기 위해 씨름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단지 양측 모두 전면전보다 국지적 타격과 협상의 리듬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S&P 500은 7,419로 반등했고 WTI는 70.95달러로 올랐다. 금은 4,042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KOSPI는 8,394로 전날보다는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 안정은 협상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충돌의 리듬에 대한 시장의 적응일 가능성이 높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사망자가 1,500명에 근접한 가운데 여진이 카라카스를 흔들었다. 구조 창은 닫히고 있고, 잔해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구출한 페어팩스 카운티 구조대의 장면이 남긴 것은 구조의 가능성만큼이나 구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다. 수십 년간의 제재로 공동화된 사회 기반 시설이 지진 앞에서 무너졌고, 그 무너짐 위에 제국의 구호가 도착한다. 구호는 제재가 만든 무력함의 구멍을 메우지만, 그 구멍을 만든 제도는 건드리지 않는다.
이재명이 "대도약"이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삼성·SK라는 독점자본의 확장과 정권의 정치적 이해가 결합한 매판-독점 동맹의 공간적 확장이다. 트럼프가 "승리"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영구적 긴장을 통한 제국의 이익 관리다. 구호대가 "인도주의"라고 부른 것의 실체는 제재라는 이름의 구조적 폭력이 만든 비극을 제국의 선량한 얼굴로 덮는 작업이다. 세 대륙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이 언어의 정치 — 대도약, 승리, 인도주의 — 에 맞서, 사물을 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분석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