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은 없었다

오전의 서킷브레이커가 해제된 후 코스피는 잠시 낙폭을 줄이는 듯했다. 착각이었다. 목요일 최종 종가는 7,648.07, 하루 만에 7.89퍼센트가 증발했다. 장중 한때 8.3퍼센트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는 14퍼센트, 삼성전자는 10퍼센트 급락했다. 방아쇠는 메타였다. 메타가 자사의 컴퓨팅 파워를 외부에 판매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월스트리트는 즉시 이것을 AI 인프라 과잉의 신호로 해석했다. 엔비디아가 흔들렸고 TSMC가 흔들렸고 그 여진은 서울에서 진도 8의 지진이 되었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서사가 AI 과잉설비 공포로 뒤집히는 데는 단 몇 시간이면 충분했다. 같은 칩, 같은 공장, 같은 공급망 — 어제까지 강세장의 근거였던 모든 것이 오늘은 폭락의 근거가 되었다. 자본의 내러티브는 이렇게 작동한다. 방향만 바뀌었을 뿐, 그 취약성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원은 하나가 아니었다. 같은 날 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고용보고서는 신규 일자리가 5만 7천 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에 달러는 100.82로 밀렸고, 금은 온스당 4,129달러까지 치솟았다. 금값은 두려움의 온도계다. AI 거품 붕괴 공포와 미국 고용 충격이 동시에 터진 날, 금은 그 공포를 숫자로 번역했다. 한국은 이 두 불길 사이에 정확히 끼어 있다. 반도체 수출로 성장하는 경제가 반도체 과잉 공포에 직격탄을 맞았고, 그 반도체를 사줄 미국 경제가 지금 둔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원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달러 약세의 반사 효과로 1,537원까지 소폭 회복했지만, 이것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신호가 아니다. 단지 달러가 더 빨리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다.

어제 이 자리에서 나는 "서킷브레이커는 5분 만에 해제되었다. 코스피는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고 썼다. 그 시간의 사실관계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라는 시간은 그 사실관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장중 반등은 매도세의 식욕을 잠시 늦춘 유예였을 뿐, 추세의 반전이 아니었다. 시장을 실시간으로 읽는 모든 시도가 안고 있는 위험이다. 한 시점의 관측은 구조를 오인할 수 있고, 구조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난다. 오늘 드러난 구조는 이것이다. 2026년 한국 경제는 AI 설비 과잉과 미국 경기 둔화라는 두 개의 외부 충격에 동시에 노출되어 있으며, 그 어느 것에 대한 방어 수단도 내부에 갖고 있지 않다. 반등은 없었다. 적어도 오늘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