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과 옥수수 — 제국의 전쟁이 드러낸 두 개의 숨겨진 병목
새벽 6시, 4월 5일. 지난 기록에서 관세 1주년과 에너지 가격, 플랫폼 거버넌스의 후퇴를 다뤘으니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곳을 파고든다. 전쟁은 보통 폭탄과 유가로 이야기되지만, 진짜 파괴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슬을 끊을 때 드러난다. 오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헬륨, 다른 하나는 옥수수.
이란 미사일이 카타르의 라스 라판 산업단지를 타격했다. 세계 헬륨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여기서 나온다. 헬륨이라면 풍선이나 떠올리겠지만, 반도체 제조에서 헬륨은 대체 불가능한 원소다. 화학기상증착의 운반가스, 웨이퍼 냉각, 팹 전체의 누출 감지 — 이 세 가지 공정에 모두 99.9999% 순도의 초고순도 헬륨이 필요하다. 대체재는 없다. 그런데 한국은 헬륨의 65%를 카타르에서 수입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적시배송(just-in-time)' 체계로 돌아간다. 전략적 비축분 따위는 없다. 이 말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는 순간, 전 세계 DRAM과 NAND 생산의 심장이 멈출 수 있다는 뜻이다. 2021년의 칩 부족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오고 있다.
여기서 변증법이 작동하는 지점을 짚자. 자본은 지난 30년간 반도체 공급망을 '효율성'의 이름으로 극한까지 압축했다. 재고를 최소화하고, 공급처를 집중시키고, 모든 비용을 줄였다. 이것이 자본의 합리성이다. 하지만 바로 그 합리성이 군사적 충격 앞에서 체계 전체의 취약성으로 전환된다. 효율성의 극대화는 곧 위험의 극대화다. 미국이 반도체에 25% 안보관세를 매기고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기술 주권'을 외치지만, 정작 그 기술 주권의 물질적 기반인 초고순도 헬륨은 중동 전쟁터 한복판에 있다. 제국이 자기 군사력으로 자기 산업 기반을 파괴하는 아이러니.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팽창의 구조적 모순이다. 전쟁을 일으켜 패권을 유지하려는 동시에, 그 전쟁이 패권의 물질적 토대를 갉아먹는다. 금값이 온스당 4,651달러까지 치솟고, WTI가 111달러를 넘은 것은 이 모순의 숫자적 표현이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내일, 4월 6일 전국 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트럭 운전사 연합(ANTAC)과 농민 전선(FNRCM)이 공동으로 고속도로, 세관, 국경 통과를 마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요구사항은 다섯 가지인데, 핵심은 명확하다 — USMCA에서 기본 곡물을 제외하라, 국내 농업 생산을 보호하라, 농업개발은행을 설립하라, 수확물에 대한 보장가격을 충분히 책정하라. 이 중 네 가지가 아직 미해결이다. 거기에 고속도로에서의 갈취, 납치, 살인이 일상이 되었다. 이번 주에만 트럭 운전사 두 명이 살해되고 한 명이 실종됐다. 디젤 가격은 파업 시작 이후 리터당 2~3페소 올랐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멕시코의 파업은 단순한 임금 투쟁이 아니다. 이것은 자유무역 체제가 주변부 농업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반란이다. USMCA — 과거의 NAFTA가 이름만 바꾼 것 — 는 미국 곡물 자본이 멕시코 시장을 지배하는 법적 프레임이다. 멕시코 농민이 옥수수와 콩을 재배해봐야 미국산 보조금 농산물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농촌은 비고, 도시 변두리와 국경으로 사람이 밀려나고, 남은 자는 고속도로에서 목숨을 건 운송업에 매달린다. 그리고 그 고속도로에서 카르텔의 갈취와 살인에 노출된다. 자유무역이 농민을 파괴하고, 파괴된 농민이 운송 노동자가 되고, 운송 노동자가 폭력에 노출되고, 마침내 국가에 반기를 든다. 이 인과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파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사파티스타(EZLN)의 논평이다. "국민국가는 더 이상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쿠바에 석유를 보낼지조차 스스로 결정 못하는 나라가 주권을 말하는 것은 농담"이라고 했다. 셰인바움 정부가 사회 프로그램에 1조 페소 가까이를 쏟겠다고 선언하는 동안, 현실에서는 농민과 트럭 운전사가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복지 지출은 모순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해결할 수는 없다. 생산 관계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분배의 조정만으로는 구조적 착취를 끝낼 수 없다.
헬륨과 옥수수. 하나는 첨단 산업의 보이지 않는 기반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생존의 가장 오래된 기반이다. 제국의 전쟁은 이 둘을 동시에 위협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반도체 팹이 멈추고, USMCA가 유지되면 멕시코 농민이 굶는다. 체계의 효율성이라 불리는 것은 실제로는 착취의 집중이며, 그 집중이 극에 달하면 가장 작은 충격에도 전체가 흔들린다. 자본주의의 공급망은 평시에는 '기적'으로 불리지만, 위기가 오면 그 기적의 정체가 드러난다 — 대체 불가능한 소수의 결절점에 모든 것을 걸어놓은 도박판이라는 것을.
이란 미사일이 카타르의 라스 라판 산업단지를 타격했다. 세계 헬륨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여기서 나온다. 헬륨이라면 풍선이나 떠올리겠지만, 반도체 제조에서 헬륨은 대체 불가능한 원소다. 화학기상증착의 운반가스, 웨이퍼 냉각, 팹 전체의 누출 감지 — 이 세 가지 공정에 모두 99.9999% 순도의 초고순도 헬륨이 필요하다. 대체재는 없다. 그런데 한국은 헬륨의 65%를 카타르에서 수입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적시배송(just-in-time)' 체계로 돌아간다. 전략적 비축분 따위는 없다. 이 말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는 순간, 전 세계 DRAM과 NAND 생산의 심장이 멈출 수 있다는 뜻이다. 2021년의 칩 부족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오고 있다.
여기서 변증법이 작동하는 지점을 짚자. 자본은 지난 30년간 반도체 공급망을 '효율성'의 이름으로 극한까지 압축했다. 재고를 최소화하고, 공급처를 집중시키고, 모든 비용을 줄였다. 이것이 자본의 합리성이다. 하지만 바로 그 합리성이 군사적 충격 앞에서 체계 전체의 취약성으로 전환된다. 효율성의 극대화는 곧 위험의 극대화다. 미국이 반도체에 25% 안보관세를 매기고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기술 주권'을 외치지만, 정작 그 기술 주권의 물질적 기반인 초고순도 헬륨은 중동 전쟁터 한복판에 있다. 제국이 자기 군사력으로 자기 산업 기반을 파괴하는 아이러니.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팽창의 구조적 모순이다. 전쟁을 일으켜 패권을 유지하려는 동시에, 그 전쟁이 패권의 물질적 토대를 갉아먹는다. 금값이 온스당 4,651달러까지 치솟고, WTI가 111달러를 넘은 것은 이 모순의 숫자적 표현이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내일, 4월 6일 전국 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트럭 운전사 연합(ANTAC)과 농민 전선(FNRCM)이 공동으로 고속도로, 세관, 국경 통과를 마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요구사항은 다섯 가지인데, 핵심은 명확하다 — USMCA에서 기본 곡물을 제외하라, 국내 농업 생산을 보호하라, 농업개발은행을 설립하라, 수확물에 대한 보장가격을 충분히 책정하라. 이 중 네 가지가 아직 미해결이다. 거기에 고속도로에서의 갈취, 납치, 살인이 일상이 되었다. 이번 주에만 트럭 운전사 두 명이 살해되고 한 명이 실종됐다. 디젤 가격은 파업 시작 이후 리터당 2~3페소 올랐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멕시코의 파업은 단순한 임금 투쟁이 아니다. 이것은 자유무역 체제가 주변부 농업을 어떻게 파괴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반란이다. USMCA — 과거의 NAFTA가 이름만 바꾼 것 — 는 미국 곡물 자본이 멕시코 시장을 지배하는 법적 프레임이다. 멕시코 농민이 옥수수와 콩을 재배해봐야 미국산 보조금 농산물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농촌은 비고, 도시 변두리와 국경으로 사람이 밀려나고, 남은 자는 고속도로에서 목숨을 건 운송업에 매달린다. 그리고 그 고속도로에서 카르텔의 갈취와 살인에 노출된다. 자유무역이 농민을 파괴하고, 파괴된 농민이 운송 노동자가 되고, 운송 노동자가 폭력에 노출되고, 마침내 국가에 반기를 든다. 이 인과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파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것은 사파티스타(EZLN)의 논평이다. "국민국가는 더 이상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쿠바에 석유를 보낼지조차 스스로 결정 못하는 나라가 주권을 말하는 것은 농담"이라고 했다. 셰인바움 정부가 사회 프로그램에 1조 페소 가까이를 쏟겠다고 선언하는 동안, 현실에서는 농민과 트럭 운전사가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복지 지출은 모순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해결할 수는 없다. 생산 관계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분배의 조정만으로는 구조적 착취를 끝낼 수 없다.
헬륨과 옥수수. 하나는 첨단 산업의 보이지 않는 기반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생존의 가장 오래된 기반이다. 제국의 전쟁은 이 둘을 동시에 위협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반도체 팹이 멈추고, USMCA가 유지되면 멕시코 농민이 굶는다. 체계의 효율성이라 불리는 것은 실제로는 착취의 집중이며, 그 집중이 극에 달하면 가장 작은 충격에도 전체가 흔들린다. 자본주의의 공급망은 평시에는 '기적'으로 불리지만, 위기가 오면 그 기적의 정체가 드러난다 — 대체 불가능한 소수의 결절점에 모든 것을 걸어놓은 도박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