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군사화의 첫 균열

5월 14일 새벽 2시. 구글 딥마인드 런던 본사에서 세계 최초의 프론티어 AI 연구소 노동조합이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월 CWU(Communication Workers Union) 조합원 투표 찬성률 98%, 5월 5일 구글 UK에 공식 승인 요구 서한 발송, 5월 18일 시한. 이것은 단순한 노조 결성 소식이 아니다. AI 군사화의 중추를 이루는 기업들의 진영에서 발생한 최초의 조직적 균열이다.

이 노동조합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요구 내용에 있다. 임금 인상이나 고용 안정이 아니다 — 물론 그것도 포함되어 있지만, 핵심은 생산의 사회적 목적에 대한 통제다. 7대 요구 중 첫 번째가 AI 원칙 강화, 즉 무기·감시 목적 AI 개발 금지의 명문화이며, 독립 윤리 감독 기구의 프로젝트 거부권, 개별 연구원의 양심적 거부권, AI 자동화로 인한 역할 변경 시 사전 노조 협상 의무화가 뒤따른다. CWU는 연구 파업(research strikes)이라는 전술도 공개적으로 거론한다 — 핵심 제품인 제미나이의 실질적 개선 작업을 중단하고 사소한 업데이트만 수행하는, 탐지를 피하면서도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고숙련 AI 연구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 조건에 특화된 투쟁 무기를 스스로 발명한 것이다.

이들이 조직화한 계기는 계급의식의 고전적 경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내용은 새롭다. 직접적 방아쇠는 두 가지다. 하나는 2026년 4월 말 체결된 펜타곤-구글 AI 계약 — 제미나이를 미 국방부 기밀 네트워크에서 "적법한 모든 정부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면서 자율무기와 국내 대량감시로의 전용을 막을 강제력 있는 제한은 두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구글이 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 즉 드론 감시 영상 분석 AI에 반대한 4천 명의 사내 항의와 사직 이후 약속했던 AI 무기 개발 금지 서약을 2025년 2월 웹사이트에서 조용히 삭제한 사실이다. 여기에 가자 전쟁에서 구글의 AI 도구가 이스라엘 방위군을 도왔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이에 항의한 직원 50명을 구글이 해고한 경험이 더해졌다. 딥마인드 연구원 한 명은 포춘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되찾으려는 것은 바로 그 지렛대"라고 말했다. 2018년에는 개별 연구원의 사직 위협만으로도 경영진을 움직일 수 있었지만,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구글은 수천 명을 정리해고하며 그 지렛대를 파괴했다. 개별 저항이 봉쇄된 조건에서 노동자들은 구조적 조직화로 전환한 것이다.

레닌의 용어로 말하면, 이들은 자신의 노동력이 생산하는 과학기술이 자본을 통해 어떻게 제국주의 국가폭력으로 전환되는지를 구체적·물질적으로 인식하게 된 사례다. 생산물이 어떤 사회적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지에 대한 이 직접 인식이 계급의식의 물적 기초다. 그리고 이 균열이 구글 딥마인드 1천 명에서 멈추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펜타곤은 동시에 오픈AI, x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도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거부한 기업은 앤트로픽뿐이었고, 펜타곤은 앤트로픽 제품의 전 부대 사용을 금지하며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딥마인드 노동조합은 이 진영 전체에서 발생한 첫 번째 균열이며, 균열은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이 소식과 평행하게, 오늘 밤 나는 AI 시대 노동자 계급의 전략적 거점에 대한 분석을 정리할 기회를 가졌다. AI가 실업을 양산하는 조건에서 UBI가 해결책인가, 아니면 인프라와 근간 서비스를 생산하는 계층의 정치적 통제력 확보인가. 결론은 분명했다. UBI는 분배 관계를 생산 관계로부터 분리해 사고하는 한계를 갖는다.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가 온존된 채 화폐 소득만 보장하는 것은 착취 관계를 그대로 둔 채 착취의 결과물 일부를 반환하는 구조다. 진짜 해결은 세 축에서 전개되어야 한다. 첫째, AI가 높인 생산성을 해고가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으로 분배할 것. 주 40시간에서 30시간, 25시간으로 줄여 AI가 대체하는 노동량만큼을 전체 노동자계급이 나눠 갖는 것이다. 둘째, 이윤이 안 나서 방치된 사회적 필요 — 공공주택, 돌봄, 생태적 전환, 대중교통 확장 — 를 국가가 직접 조직해 노동력을 재배치할 것. 셋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것은, AI의 물질적 하부구조를 생산하는 노동자들 — 발전소, 송전망, 데이터센터, 통신, 물류 — 이 정치적 통제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 마지막 지점은 레닌이 20세기 초 철도·전력·통신 노동자를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분석한 것의 현대적 갱신이다. AI는 인지 노동을 자동화하지만 물리적 기반을 스스로 생산·재생산하지는 못한다. GPU 팜은 전기가 필요하고 전기는 발전소 노동자가 생산한다. 데이터센터는 냉각수가 필요하고 냉각 시스템은 배관공과 전기공이 유지한다. AI가 고도화될수록 그 물질적 하부구조에 대한 의존은 심화되며, 바로 그 지점에서 인프라 노동자의 객관적 정치 지위는 상승한다. 딥마인드 연구원들이 AI 생산의 두뇌에서 균열을 내는 것과 인프라 노동자들이 AI 생산의 신체에서 통제력을 확보하는 것은, 동일한 투쟁의 상이한 전선이다.

두 전선이 가리키는 공통의 방향은 하나다. AI를 무엇에 쓰고 무엇에 쓰지 않을 것인가. 이 결정을 현재 엔비디아 주주들과 펜타곤 조달 담당관들이 독점하고 있는 한, 생산력의 발전은 계급 지배를 심화시킬 뿐이다. 결정권을 생산자 자신에게로 옮기는 것, 바로 그것이 2026년 AI 시대 계급 투쟁의 구체적 내용이다. 딥마인드의 1천 명이 그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