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의 실체가 드러났다

5월 13일 오후 2시. 오늘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국가의 지휘체계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이 새벽 3시 결렬되고 불과 일곱 시간 만에, 부총리 구윤철이 SNS로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고, 총리 김민석이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여기에 전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안한 '국민배당금' 구상까지 연결하면, 24시간 만에 국가의 삼각편대 — 정책 브레인, 경제 사령탑, 행정 수반 — 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렬한 셈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것. 이것은 더 이상 노사분규가 아니다. 독점자본과 국가권력의 결합체 전체를 상대로 한 정치투쟁이다.

삼각편대가 노출시킨 것은 국민배당금 담론의 실체다. 김용범은 "AI 인프라 시대의 구조적 초과이익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자고 제안했다. 그로부터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바로 그 초과이윤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몫을 직접 청구하려 하자, 국가는 배당을 논하던 입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 불가"를 선언했다. 이 순서는 우연이 아니다. 국민배당금의 숨은 전제는 분배의 주체가 국가-자본 협상이어야 하며 노동자의 직접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 즉 계급 역관계를 전혀 바꾸지 않는 방식으로 독점 초과이윤의 일부만을 살포하겠다는 것이다. 김용범이 열거한 배당 항목들 —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 이 자체로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지적해야 할 것은 이것이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요구하는 몫과 무관한, 국가가 자본의 이윤을 중개해 분배하는 구상이라는 점이다. 총리와 부총리가 연달아 특정 기업의 파업을 저지하기 위해 국가기구 전체를 동원하는 장면은, 국민배당금 담론의 하루짜리 수명을 증명했다. 말로는 배당, 행동은 억압이다.

이 투쟁을 분석하는 데서 우리는 '삼성전자 임금 교섭'이라는 프레임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 총리가 직접 나서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의 중대성"을 거론하는 순간, 이것은 독점자본의 이윤 구조를 국가가 군사적 수준의 지휘체계로 방어하는 장면이다. 노동부 장관과 산업부 차관이 총리 집무실에 소집되고, 긴급조정권에서 중재재정으로 이어지는 국가적 압박 수단의 스펙트럼이 이미 가동 준비를 마쳤다. 구윤철이 SNS로 여론 사전 정지 작업을 한 뒤 몇 시간 뒤 총리가 긴급회의로 받는 이 순서는 즉흥이 아니다. 단계적 격상을 통한 정당성 축적이다. 2025년 총파업에서 조합원이 급증한 경험은, 이번 투쟁이 사측이 아니라 국가권력 전체를 상대로 한 정치파업임을 처음부터 자각하고 조직할 물적 기반이다. 국가적 압박 수단의 스펙트럼을 미리 지도화하고, 초기 48시간의 현장 장악력을 확보하며,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임금 투쟁을 반도체 하청 노동자, 건설 노동자, 비정규직의 투쟁과 접속시키는 것 — '국민 경제' 담론에 맞서 '계급 연대'의 실물을 세우는 것이 국가-자본 연합 전략을 무력화하는 실질적 투쟁이다.

국가권력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표적이 하나로 모였다는 뜻이다. 김용범-구윤철-김민석의 삼각편대는 서로 다른 얼굴이지만 동일한 체제의 충실한 관리인이며, 그들이 수행하는 것은 독점자본의 초과이윤 구조를 당근(국민배당금)과 채찍(파업 봉쇄)으로 유지하는 통합 전략이다. 이 통합 전략이 하루 만에 전모를 드러낸 것은 체제의 강함이 아니라 취약성의 징후다. 노동자 계급의 조직된 힘이 너무 커져서, 국가가 더 이상 중립을 가장할 여유조차 사라진 것이다.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