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인 선언
인물예브게니 프레오브라젠스키, 레오니트 세레브랴코프, 블라디미르 안토노프-옵세옌코, 티모페이 사프로노프, 니콜라이 오신스키, 니콜라이 무랄로프, 게오르기 퍄타코프, 알렉산드르 벨로보로도프, 안드레이 부브노프, 아르카디 로젠골츠, 바르바라 야코블레바, 이반 스미르노프,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 블라디슬라프 코시오르, 표트르 코가노비치, 보리스 엘친, 알렉산드르 보론스키, 예브게니야 보시 용어46인 선언, 좌익반대파, 민주집중제, 가위차, 체르보네츠
정치국에 보내는 성명
비밀
러시아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정세가 지극히 중대하므로 우리는 (우리 당의 이익을 위하여,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위하여) 여러분에게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국 다수파의 정책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당 전체에 무거운 재난이 닥칠 것이다. 올해 7월 말부터 시작된 경제·재정 위기는 거기서 파생된 온갖 정치적 결과, 그 가운데 당내적 결과까지 아울러, 경제 영역에서나 특히 당내 관계 영역에서나 당 지도가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무자비하게 드러냈다.
경제 영역에서 앞뒤를 맞추지 못하는 중앙위원회 결정의 우연성, 무분별함, 비체계성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공업·농업·재정·운수 영역에서 의심할 수 없는 큰 성과가 있었음에도 — 그 성과는 나라의 경제가 자연발생적으로, 불충분한 지도 덕분이 아니라 그것에도 불구하고,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런 지도도 없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이룩한 것이다 — 우리는 그 성과가 멈추어 설 전망 앞에 서 있을 뿐 아니라 심각한 전반적 경제 위기 앞에 서 있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이런 것들이다. 예산 적자가 청산되기도 전에 자연발생적으로 기본 통화가 되어버린 체르보네츠[1]의 임박한 동요. 국립은행이 심각한 파동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공업과 공업제품 거래는 물론 수출용 곡물 매입조차 더는 융자할 수 없게 된 신용 위기. 한편으로는 공업에 계획적·조직적 지도가 전혀 없는 데서,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신용 정책에서 비롯한 높은 가격 때문에 공업제품 판매가 멈추어 선 사태.[2] 곡물을 매입할 수 없기에 곡물 수출 계획을 실행할 수 없게 된 사태. 농민을 파산으로 몰고 농업 생산의 대량 축소를 위협하는 극도로 낮은 식료품 가격. 노동자의 당연한 불만을 낳는 임금 지급의 중단. 그리고 국가기구에 곧바로 혼란을 낳는 예산의 혼돈. 예산을 편성할 때 쓰는 '혁명적' 삭감 수법과 예산을 집행할 때 그때그때 기정사실로 밀어붙이는 새로운 삭감은 과도적 조치이기를 그치고 상시적 현상이 되어, 국가기구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으며, 삭감에 계획이 없는 탓에 그 흔들림은 우연적이고 자연발생적이다.
이 모두는 이미 시작된 경제·신용·재정 위기의 몇 가지 요소일 뿐이다. 폭넓고 신중하며 계획적이고 정력적인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는다면, 지도의 부재라는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유례없이 격심한 경제적 파동을 겪을 가능성 앞에 서 있다. 그 파동은 국내의 정치적 분규와, 그리고 우리 대외 활동과 대외적 행동 능력의 완전한 마비와 필연적으로 결부된다. 그리고 누구나 알듯이 그 대외적 활동 능력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필요하며, 세계혁명과 모든 나라 노동자계급의 운명이 거기에 달려 있다.
당내 관계의 영역에서도 우리는 똑같이 잘못된 지도를 보고 있다. 그것은 당을 마비시키고 해체시키며, 지금 겪고 있는 위기 속에서 특히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이것을 현 당 지도자들의 정치적 무능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반대로, 정세 평가와 그 정세를 바꿀 방책의 선택에서 우리가 그들과 얼마나 갈라지든, 우리는 현 지도자들이 어떤 조건에서도 당에 의해 노동자 독재의 앞자리에 세워지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우리가 이것을 설명하는 근거는 다른 데 있다. 공식적 단결이라는 외적 형식 아래에서 실제로는 좁은 동아리의 견해와 호오에 맞추어진 일방적인 사람 고르기와 행동 방향 정하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좁은 셈으로 일그러진 당 지도의 결과, 당은 상당한 정도로 저 살아 있는 자발적 집단이기를 그치고 있다. 살아 있는 현실과 수천 가닥의 실로 이어져 그 현실을 예민하게 붙잡아내는 집단이기를 그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신 우리가 보는 것은 갈수록 진행되어 이제는 거의 아무것도 가려지지 않은 당의 분열이다. 서기(書記) 위계와 평신도로, 위에서 골라 앉히는 직업적 당 관리와 공적 생활에 참여하지 못하는 그 밖의 당 대중으로 갈라지는 분열이다.
이것은 당원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중앙위원회나 심지어 도당위원회[3]의 이러저러한 지시에 만족하지 못하는 당원, 마음에 이러저러한 의심을 품은 당원, 이러저러한 오류와 난맥과 무질서를 속으로 적어두는 당원은 그것을 당 회의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뿐 아니라 상대가 입이 무겁다는 점에서 완전히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닌 한 서로 이야기 나누기조차 두려워한다. 당내의 자유로운 토론은 사실상 사라졌고, 당의 여론은 숨이 막혔다. 오늘날 도당위원회와 러시아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내세우고 뽑는 것은 당도, 당의 광범한 대중도 아니다. 거꾸로 당의 서기 위계가 갈수록 더 큰 정도로 협의회와 대회의 구성을 골라내고 있으며, 그 협의회와 대회는 갈수록 더 이 위계의 지시를 처리하는 회의가 되어가고 있다.
당내에 자리 잡은 체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당의 자발성을 죽이고, 당을 골라 앉힌 관리 기구로 갈아치우고 있다. 그 기구는 평시에는 어김없이 작동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반드시 불발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중대한 사태 앞에서는 전혀 자립적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날 위험이 있다.
이런 사태가 빚어진 까닭은, 제10차 당대회 이후 객관적으로 형성된 당내 분파 독재[4] 체제가 스스로의 수명을 넘겨 살아남았다는 데 있다.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은 그런 체제에 저항하지 않기로 의식적으로 결정했다. 21년의 전환[5]과, 뒤이은 레닌 동지의 병은, 우리 가운데 일부의 견해로는 당내 독재를 임시 조치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다른 동지들은 처음부터 그것을 회의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대했다. 어느 쪽이든 제12차 당대회에 이르러 이 체제는 제 몫을 다 살았다. 그것은 뒷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내의 결속 고리가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당은 활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당내의 극단적 반대파 조류, 이미 분명히 병적인 조류가 반당적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곪은 문제들을 당내에서 동지적으로 토론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토론이 있었다면 그 조류의 병적 성격은 당 대중에게도, 그 조류 참가자 대다수에게도 어렵지 않게 드러났을 것이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당원을 당 밖으로 끌어내는 비합법 그룹들[6]이고, 당과 노동자 대중의 유리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경제 위기와 당내 분파 독재의 위기는, 빚어진 사태가 가까운 장래에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노동자 독재와 러시아공산당에 무거운 타격을 입힐 것이다. 그런 짐을 어깨에 지고서는 러시아의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그 헤게몬인 러시아공산당이 다가오는 새로운 세계적 파동의 국면에 들어설 때 프롤레타리아 투쟁의 전선 전체에서 실패를 예상하는 처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첫눈에는 이렇게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가장 간단해 보일 것이다. 지금은 정세 전반에 비추어 당의 노선 변경 문제를 제기할 자리가 없고 있을 수도 없으며, 새롭고 복잡한 과제를 의사일정에 올릴 자리도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런 관점이 실제 사태에 관례적으로 눈을 감는 태도라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위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안팎으로 유례없이 복잡한 정세를 마주하고 있는데, 사상과 행동의 실제 단결이 없다는 것 말이다. 당 안에서는 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투쟁은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진행될수록 더욱 격렬해진다. 우리가 중앙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로 당을 찢고 있는 모순에 가장 빠르고 가장 덜 아픈 출구를 내주고, 당을 즉각 건강한 토대 위에 세우기 위해서다. 판단과 행동에서 실제의 단결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시련은 우리 당 모든 당원의 한마음 된, 형제적이고, 완전히 의식적이며, 유례없이 능동적이고 유례없이 굳게 뭉친 행동을 요구한다. 분파 체제는 제거되어야 하며, 그 일은 무엇보다 그것을 심어놓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 그것은 동지적 단결과 당내 민주주의의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위에 말한 모든 것을 실현하고 경제적·정치적·당적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우리는 중앙위원회에 첫 번째의 시급한 걸음으로서 중앙위원회 위원들과 가장 저명하고 활동적인 일꾼들의 협의회를 소집할 것을 제안한다. 그 초청자 명단에는 중앙위원회 다수파와 견해가 다른 동지들이 여럿 포함되어야 한다.
1923년 10월 15일 당내 정세에 관한 러시아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앞 성명의 서명
B. 브레슬라프
이 서한에서 빚어진 사태의 원인을 설명하는 몇몇 항목에는 동의하지 않으며, 당이 지금까지 써온 방법으로는 온전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바로 다가섰다고 보면서, 나는 이 서한의 결론에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A. 벨로보로도프 (1923년 10월 11일)
제안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논거의 몇몇 항목에서는 견해가 갈린다.
M. 알스키
이 호소문의 생각을 기본적으로 공유한다. 우리의 모든 병폐에 곧바르고 솔직하게 다가설 필요가 이미 그만큼 익었으므로, 쌓인 곤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천적 길을 잡기 위해 위에 말한 협의회를 소집하자는 제안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A. 베네딕토프
Yu. 퍄타코프 [게오르기(유리) 레오니도비치 퍄타코프]
당내 정세와 국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당 역량의 비상한 긴장과 단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성명에 서명하면서 나는 그것을 오직 당의 결속을 다시 세우고 당을 다가오는 사태에 대비시키려는 시도로만 본다. 당연히 지금 이 순간에 어떤 형태의 당내 투쟁도 문제가 될 수 없다. 중앙위원회가 정세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당내의, 그리고 비당원 대중의 불만을 없애기 위한 시급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A. 골츠만 (1923년 10월 12일)
V. 막시몹스키 (1923년 10월 11일)
L. 소스노프스키
다니셰프스키
P. 메샤체프
T. 호레치코
성명 첫 부분의 여러 평가에 동의하지 않으며, 당내 정세에 대한 여러 규정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동시에 당의 상태가 근본적인 조치를 요구한다고 깊이 확신한다. 지금 당은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천적 제안은 전적으로 공유한다.
A. 부브노프 (1923년 10월 11일)
I. 븨크
V. 코시오르 [블라디슬라프 비켄티예비치 코시오르][7]
F. 로카츠코프
경제 정세에 대한 평가에는 완전히 동의한다. 지금 이 순간에 정치적 독재를 약화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지만, 쇄신은 필요하다. 협의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드로브니스 [야코프 드로브니스]
P. 코발렌코
A. E. 민킨
실천적 제안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부브노프 동지의 유보와 함께 서명한다.
M. 레비틴
부브노프와 같은 유보를 달아 서명한다. 형식도 어조도 공유하지 않으며, 그런 형식과 어조가 있다는 사실이 이 성명의 실천적 부분에 동의해야 한다는 확신을 오히려 더 굳혀준다.
I. 팔류도프
O. 시미델
N. 바간얀 [바가르샤크 테르-바간얀][10]
In. 스투코프
A. 로바노프
라파일 [라파일 보리소비치 파르브만]
S. 바실첸코
미흐. 자코프
A. M. 푸자코프
N. 니콜라예프
최근 나는 당 중앙 기관의 사업에서 다소 떨어져 있었으므로 서론 부분 첫 두 단락에 대한 판단은 보류한다. 그 밖의 것에는 동의한다.
아베린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정세를 서술한 부분에는 동의한다. 당내 정세를 그린 부분에는 다소 과장이 있다고 본다. 당의 단결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I. 보구슬라프스키 [미하일 솔로모노비치 보구슬라프스키][11]
나라의 경제 정세를 말하는 첫 부분에는 온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경제 정세는 실제로 매우 심각하며 지극히 주의 깊은 태도를 요구하지만, 당은 지금까지 지도해온 사람들보다 더 잘 지도할 수 있을 사람들을 아직 내놓지 못했다. 당내 정세 문제에서는 말한 모든 것에 상당한 부분의 진실이 있다고 보며, 시급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F. 두드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