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너지 전환의 소유권 구조: 누구를 위한 전환인가

작성일: 2026-08-11 (수정: 2026-08-11) 분류: 공개 분석 보고서 목적: 기후정의운동 내 노동계급 독자 블록 건설을 위한 기초 자료


서론: "재생에너지=좋은 것"이라는 무계급적 가정을 깨다

한국 기후운동의 주류 담론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그 자체로 선(善)으로 전제한다. 석탄·가스 발전을 태양광·풍력으로 대체하는 기술적 전환이 곧 기후정의의 실현이라고 믿거나, 최소한 그렇게 말한다.

이 보고서는 그 가정을 데이터로 검증한다. 질문은 단순하다: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설비는 누구의 소유인가? 전환의 이익은 누구에게, 비용은 누구에게 가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도, 주류 환경운동의 탈계급적 서사는 붕괴한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한국 에너지 전환은 재벌과 금융자본의 새로운 축적 영역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노동자·서민이 그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 보고서는 그 구조를 다섯 개의 축에서 실증할 것이다.


1. 재생에너지 설비의 소유권 분포: 민간 자본의 압도적 지배

1.1. 전체 전력 설비의 소유 구조

2024년 기준 한국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153.1GW. 이 중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34.7GW(22.7%)로, 가스(46.3GW), 석탄(40.2GW)에 이은 3대 전원으로 부상했다. 태양광이 27.1GW로 대부분(78.1%)을 차지하고, 풍력 2.2GW, 수력 1.8GW, 바이오 1.8GW 순이다[1].

주목할 점은 신재생에너지의 성장 속도다. 2024년 한 해 동안 신재생 설비용량은 10.5%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발전설비 증가율(6.0%)의 거의 두 배다. 특히 태양광은 13.1% 증가하며 3.1GW가 신규로 설치되었다. 202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10.6%).

그러나 누가 이 34.7GW를 소유하는가? 공개된 정부 통계에는 발전사업자의 소유 형태별 분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공백 자체가 문제다. 하지만 기존 연구와 개별 데이터로 재구성할 수 있다.

2024년 기준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약 90%가 민간 소유[2]. 이 수치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지역난방공사 등이 보유한 설비가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의 10%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2. 태양광: 개인 사업자와 금융자본의 각축장

태양광 27.1GW 중에서도 소유권의 계급적 분화가 뚜렷하다.

  • 소규모 개인 사업자(1MW 미만)가 사업체 수로는 다수를 차지하지만, 발전량 기준으로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SMP(계통한계가격) 하락과 REC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차입금 상환에 실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조선일보(2026.2.25) 보도에 따르면, 1MW 태양광에 15억원 대출 시 6년 차부터 연 400만원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3].
  • 대규모 사업자(SK E&S, GS EPS,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솔루션 등)가 주도하는 수백MW급 대형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시공·금융·운영을 수직계열화하며 소규모 사업자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 금융자본이 태양광 발전소의 실질적 소유자로 부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을 통한 정책자금 대출, REC 현물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발전소 M&A를 통한 자산 집중이 진행 중이다.

1.3. 해상풍력: 재벌이 장악한 신규 시장

해상풍력은 초기 투자비가 1GW당 4~5조원에 달하는 자본집약적 시장이다. 초기부터 재벌이 시장을 장악했다.

  • SK이노베이션 E&S: 2025년 5월 전남해상풍력 1단지(96MW) 상업운전 개시. 국내 최초 민간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총 5GW 파이프라인 보유[4].
  • 한화솔루션: 북미·유럽 태양광 밸류체인과 함께 해상풍력 진출.
  • 삼성물산: 발전사업권 매각 모델로 수익화.
  • LS전선: HVDC 해저케이블로 해상풍력 송전망 시장을 독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5.2)은 2030년 해상풍력 목표를 18.3GW로 설정했는데, 이는 2024년 설비 2.2GW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수십조원 규모의 이 신규 시장이 태동과 동시에 소수 재벌 계열사에 분할되고 있다.

1.4. 에너지 협동조합: 민주적 대안의 현실 — 그리고 데이터의 한계

주류 재벌 중심 모델의 대안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에너지 협동조합 운동이다.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기준 2025년 말 78개 회원조합, 약 4만 5천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333개 발전소에서 약 33.46MW의 설비를 운영 중이다[5]. 햇빛소득마을 정책(2026년 정부 발표)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로 REC 가중치 1.2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이 운동은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의 약 0.1%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수치조차 협동조합의 실질적 성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78개 조합 중에는 개인 주택 태양광을 협동조합 형태로 단순 등록한 사례와, 조합원들이 실제로 공동 출자·공동 운영하는 사례가 혼재되어 있다. 현재 정부 통계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시공·금융·전력거래 모든 측면에서 대자본에 유리하게 설계된 제도 환경(ReSCO 등록 기준, REC 입찰시장, 변전소 포화 문제)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협동조합적 에너지 전환은 생존 자체가 투쟁이다. 이 데이터의 불투명성 자체가, 협동조합 운동이 처한 구조적 주변화를 방증한다.


2. RPS 제도와 보조금: 누가 공적 자금을 가져가는가

2.1. RPS 제도의 작동 방식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는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의무공급자는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거나,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한다.

2026년 기준 RPS 의무공급자는 29개사, 총 의무공급량은 6,933만845MWh(REC 기준 9,428만9,948REC)다. 이는 2025년 대비 MWh 기준 6.3%, REC 기준 7.9% 증가한 수치다. 의무비율은 2025년 14.0%에서 2026년 15.0%로 상향되었다[6].

2.2. 의무공급자 구성과 의무량 배분

RPS 의무공급량의 배분 구조 자체가 공공과 민간 사이의 불균형을 반영한다.

발전 공기업(6개사)이 총 의무공급량의 약 72.5%를 배정받았다[7]:

  • 한국수력원자력: 1,796만6,470REC (전체의 19.1%)
  • 한국중부발전: 1,059만4,423REC
  • 한국남동발전: 1,037만5,674REC
  • 한국남부발전: 1,020만6,049REC
  • 한국서부발전: 986만2,437REC
  • 한국동서발전: 936만2,896REC

기타 공공기관(2개사):

  • 한국지역난방공사: 289만3,760REC
  • 한국수자원공사: 14만4,783REC

민간 발전사(21개사)는 나머지 약 25%:

  • 파주에너지서비스: 208만8,664REC
  • 포스코인터내셔널: 201만4,446REC
  • 고성그린파워: 194만3,129REC
  • GS EPS: 138만6,196REC
  • 동두천드림파워: 135만9,604REC
  • GS파워: 130만178REC 등

여기서 핵심적인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다. 발전 공기업이 RPS 의무의 대부분을 부담하며, 그 비용은 기후환경요금이라는 이름으로 전기요금에 전가된다. 기후환경요금은 2021년 kWh당 5.3원에서 2025년 9.0원으로 약 70% 인상되었다.

한전의 RPS + ETS(배출권거래제) 비용 합계는 2023년 3.8조원 → 2024년 4.7조원 → 2025년 5.0조원 → 2026년 6.0조원 → 2027년 6.6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8]. 이 비용은 고스란히 전기요금에 반영되어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2.3. RPS 제도의 이중적 성격

RPS는 "재생에너지 의무 구매"라는 외양 아래 두 가지 계급적 기능을 수행한다:

  1. 민간 재생에너지 발전사에 대한 공적 보조금: REC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추가로 얻는 수익이다. 이 REC를 구매하는 주체는 발전 공기업과 한전이며, 구매 비용은 전기요금으로 전 국민에게 분산된다. 즉, 국민 전체가 민간 재생에너지 발전사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다.
  2. 재벌의 규제 비용 회피 수단: SK E&S, GS EPS 등은 RPS 의무공급자이면서 동시에 REC를 생산·판매하는 최대 수혜자다. 스스로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스스로 REC를 공급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2.4. FIT에서 RPS로, 그리고 경쟁입찰로: 제도 변화의 계급적 귀결

한국은 2012년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폐지하고 RPS로 전환했다. FIT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해주는 제도로, 소규모 사업자에게도 안정적 수익을 보장했다. 반면 RPS는 가격 경쟁과 REC 시장 변동성에 노출시켜 자본력이 있는 대규모 사업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정부는 2025년 RPS를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계약시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9]. 이 또한 대형 사업자 중심의 장기계약 체계로, 소규모 사업자와 협동조합의 배제를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3. 한전의 송배전망 독점과 민영화 압력: 25년의 공방

3.1. 역사적 경과

한국 전력산업은 한전이 발전·송전·배전·판매를 수직통합한 독점 구조로 출발했다. 민영화 압력의 역사는 1997년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2001년 구조개편 기획: IMF 구제금융 조건의 일환으로, 정부는 한전 민영화와 전력산업 분할을 추진했다. 「전력산업구조개편기본계획」(1999)은 3단계 분할을 제시했다: 제1단계 발전경쟁(발전 부문 6개 자회사 분할), 제2단계 도매경쟁(배전 분할·민영화), 제3단계 소매경쟁(완전 경쟁체제 전환). 이 계획은 2000년 12월 「전기사업법」 개정과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법」 제정으로 법제화되었다[10].

2004년 중단: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 그리고 2003년 북미 대정전 사태로 인한 전력산업 민영화의 위험성 부각으로 제2단계(배전분할) 진입이 무기한 보류되었다. 제1단계 발전 분할만 완료된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년대 재점화: 2022년 이후 한전의 누적 적자가 48조원에 달하면서, "한전 독점이 전기요금 왜곡과 적자의 원인"이라는 담론이 확산되었다. IMF, OECD, KDI 등 국내외 기관들이 전력시장 경쟁 도입과 배전 분할을 반복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2025년 11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계획은 송전망 확충에 56조원 투자를 약속했으나, 한전의 재무 위기(부채비율 619%, 차입금의존도 63%)로 인해 자체 투자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민간 자본 유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11].

3.2. 현재의 구조적 모순

한전은 송전·배전망을 독점하고 있으나, 그 독점은 공공 통제가 아니라 재무 위기에 의한 자본 시장 종속으로 변질되고 있다.

  • 한전채 발행잔액: 2025년 2분기 76조원
  • 한전채 발행한도: 2022년 말 개정된 「한국전력공사법」으로 90조원까지 확대되었으나, 2028년 36조원으로 급감 예정
  • 2028년 이후 만기 도래 한전채 상환을 위한 자본조달 압박 → 배전망 지분 매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우회적 민영화 가능성

3.3. "에너지 고속도로"의 계급적 성격

2025년 발표된 '에너지 고속도로' 계획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송전망 확충을 명분으로 내세우나, 그 실질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재편이다.

누가 이득을 보는가. 첫째, 수도권 반도체·데이터센터 대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 최대 수혜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16GW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수도권 전력소비량의 40%에 달한다. 에너지 고속도로의 실질적 목적은 호남·동해안의 재생에너지를 이들 대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둘째, 발전사업자는 지역 내 출력제한(2024년 1분기 전국 1,000건 이상)을 해소하고 수도권으로 판로를 확보한다. 셋째, 송전망 경유지의 토지 소유자는 토지보상금의 최대 75%를 추가 지급받는다[12]. 이 보상금은 마을 내 계층 분화를 촉발한다.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첫째, 송전망 경유지의 무토지 주민과 세입자는 송전탑 건설로 인한 건강 피해, 지가 하락, 생활권 파괴를 감내해야 하며, 보상 체계에서 배제된다. 둘째, 생태계가 파괴된다. 홍천 가리산의 경우 멸종위기종 산양·담비 서식지에 송전탑이 들어설 위험이 있다. 셋째, 송전망 건설 노동자는 열악한 건설 현장 조건에 노출되지만, 이 사업에서 노동자의 이해관계는 정책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넷째, 발전소 소재 지역 주민은 발전 이익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에너지 식민지' 구조에 갇힌다.

이러한 이해관계 배치에서 에너지 고속도로는 단순한 인프라 투자가 아니라, 수도권 산업자본-발전사업자-토지소유자의 이익연합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생태계-건설 노동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계급적 재편 기획이다. 녹색당이 이를 "영호남·동해안을 에너지 식민지화하는 부정의한 정책"으로 규정한 것은 정확하다[13]. 그러나 이 비판조차 '지역 간 불평등' 프레임에 머무르며, 이 정책이 어떤 계급 이해관계를 어떻게 재편하는지는 분석하지 않는다. 위의 이해관계자 지도가 바로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4. 에너지 전환 비용의 계급적 분담: 누가 더 많이 내는가

4.1. 전기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의 역진성

2025년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 부담액은 47,320원이다. 이는 2019년(26,531원) 대비 78.3% 증가한 수치다[14]. 같은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률이 약 40%였음을 고려하면, 저소득 가구의 체감 부담 증가 폭이 공식 인상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저소득 가구가 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에너지 빈곤).

반면,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7차례 연속 인상된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 구간에서 산업용보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더 저렴해지는 '요금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15]. 표면적으로는 서민 보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전 적자를 심화시켜 향후 대규모 요금 인상의 명분을 축적하는 정치적 선택이다.

기후환경요금(RPS+ETS 비용을 재원으로 함) 역시 kWh당 정액 부과되므로,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동일 금액이 부과된다.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부담률이 높아지는 완전한 역진세다.

4.2. 한전의 재무 위기: 누가 구제하는가

한전은 2021-2023년 48조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024년 영업이익 3.2조원, 2025년 13.5조원(역대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16]. 이러한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은:

  1.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2022-2024년 7차례 연속)
  2. 국제 연료가격 안정 (LNG·석탄 가격 하락)
  3. 주택용 전기요금은 인상하지 않음 → 적자 해소를 산업용에 의존

즉, 한전의 흑자는 대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 증가를 통해 달성되었고, 이 비용은 다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노동자·서민은 전기요금으로도, 물가상승으로도 이중 부담을 지는 구조다.

4.3. 고용 변동의 계층별 영향

에너지 전환의 고용 효과는 추상적으로 말해지는 "녹색 일자리 창출"과 전혀 다르다. 석탄발전소 폐쇄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직격탄이다. 한국 발전 공기업의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에서, 석탄발전소 폐쇄 시 감축되는 것은 주로 하청 비정규직이다.

반면 재생에너지 부문 신규 고용의 상당 부분은:

  • 대기업 본사(서울/수도권)의 고소득 기획·금융·엔지니어링 인력
  • 중국·베트남 현지 생산 공장의 저임금 노동자
  • 국내 시공 현장의 일용직·건설 노동자

에너지 전환의 고용 효과는 '신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고용의 계층적 재배치' 이며, 하층 노동자에게 가장 가혹하게 작용한다.


5. 주요 기업의 계열 관계와 사업 규모

5.1. 재벌 계열 에너지 기업 지도

한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소수 재벌 그룹의 계열사들이 발전-제조-금융-시공을 수직통합하는 구조다.

그룹 주요 계열사 재생에너지 분야 추정 사업 규모
SK SK이노베이션 E&S, SK이터닉스 태양광·해상풍력·ESS 5GW 파이프라인, 2025년 5월 전남해상풍력 1단지(96MW) 상업운전 개시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한화오션 태양광 셀·모듈(북미 최대), 해상풍력 북미 태양광 제조 8.4GW 규모 투자 중
삼성 삼성물산 상사부문 태양광 사업권 매각, 해상풍력 EPC 2024년 태양광 사업권 매각이익 1,132억원(사상 최대)
LS 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배전반, 비철금속 HVDC 해저케이블 아시아 최대 생산기지, 2024년 그룹 매출 27.5조원
GS GS EPS, GS파워, GS동해전력 집단에너지, LNG발전, 풍력 RPS 공급의무 3개사 보유, GS EPS 109만MWh 의무
HD현대 HD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건설 태양광 모듈·솔루션 태양광 모듈 제조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집단에너지, 풍력·태양광 RPS 의무 201만REC(민간 1위)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원전·풍력·수소연료전지 풍력 터빈, 연료전지 제조

5.2. SK 사례: 민간 최대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실체

SK이노베이션 E&S는 2025년 5월 기준 국내외 총 5GW의 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최대 민간 사업자다. 태양광 3.5GW(충남 당진·태안, 전남 신안 등)를 운영·개발 중이며, 전남해상풍력 1단지(96MW, 10기)는 국내 최초 민간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로 연간 9만 가구분의 전력을 생산한다[17].

SK이노베이션 E&S는 동시에 RPS 공급의무자로 2026년 111만7,603REC의 의무를 배정받았다. 즉, 스스로 의무를 부담하면서 스스로 REC를 생산·공급하는 수직통합 구조다. 이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기후환경요금)이 SK 계열로 흘러든다.

5.3. LS 사례: 전력망 독점의 사용자

LS그룹은 재생에너지 발전 자체보다 더 근본적인 지점 — 전력망 인프라 — 를 장악하고 있다. LS전선은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2025년 7월 4배 이상 확대하며 아시아 최대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글로벌 HVDC 시장 규모는 2024년 122억달러에서 2034년 264억달러로 연평균 8.1% 성장할 전망이다[18].

LS전선의 해저케이블은 제작부터 시공까지 턴키로 가능한 세계 5개 기업 중 하나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변압기·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재생에너지 전력망 연결을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LS MnM은 케이블의 원자재인 전기동을 제련하며, 배터리 소재(황산니켈·황산코발트)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전력망의 소재(구리)부터 케이블, 송전 기기까지 LS가 장악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5.4. 삼성물산 사례: 발전사업권 투기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직접 운영하는 대신, 발전사업권을 개발 후 매각하는 '투기적' 모델을 취한다. 태양광 부지 사용권 확보 → 전력계통 연결조사 → 인허가 취득 → 사업권 매각 순서로 진행하며, 일체의 발전소 건설·운영 없이 이익을 실현한다.

2024년 사업권 매각이익은 7,700만달러(약 1,132억원)로, 2021년 2,100만달러에서 3.7배 증가했다[19].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공적 과제가 부동산 개발식 투기 수익원으로 전용되는 사례다.

5.5. RE100: 재벌의 친환경 선언, 노동자와 협력업체의 비용

한국 주요 재벌의 RE100 가입은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2022년 9월 가입),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국내 RE100 이행률은 2025년 기준 약 15%로, 글로벌 평균(42%)의 3분의 1 수준이다[20]. 이 격차는 두 가지 폭력적 전가 구조를 낳는다.

첫째, RE100 이행 비용의 소비자 전가. 한국의 태양광 균등화 발전단가는 78~147달러/MWh로, 중국(31~54달러/MWh)의 2~3배, 인도(26~47달러/MWh) 대비 3배 이상이다[21]. 국내 기업들이 RE100 이행을 위해 선택하는 주요 수단인 녹색프리미엄은 kWh당 약 10원(2026년 1차 평균 10.017원/kWh)의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22]. PPA(전력구매계약)의 경우 송배전설비 이용요금·부가정산금·거래수수료 등 시스템 비용이 발전단가의 18~27%에 달한다. 이러한 추가 비용은 궁극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둘째, 공급망을 통한 협력업체 비용 전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글로벌 바이어(애플, BMW 등)로부터 RE100 이행 압박을 받으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협력업체에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RE100 이행 비용(녹색프리미엄, REC 구매비용, PPA 프리미엄)은 대기업이 직접 부담하지 않고,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라는 형태로 협력업체에 전가된다. 대기업은 'ESG 경영'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독점하고, 중소 협력업체는 검증되지 않은 비용을 감내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2022년 REC 시장에 진입했을 때, 기존 RE100 가입 기업들의 REC 구매 비용이 급등한 사례는 이러한 비용 전가 경쟁을 잘 보여준다: 거대 기업의 시장 진입이 오히려 전체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을 상승시키는 '대기업 프리미엄 포식' 현상이다[23].

결국 RE100은 표면적으로 '기업의 자발적 기후행동'으로 포장되지만, 그 실질은 대기업이 친환경 이미지를 독점하고, 이행 비용을 협력업체·노동자·소비자에게 분산시키는 계급적 비용 전가 메커니즘이다.


결론: 재벌의 에너지 전환인가, 노동자의 에너지 전환인가

분석의 종합

이 보고서의 여섯 개 축은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한국 에너지 전환은 재벌 주도의 새로운 축적 체제로 구조화되어 있다.

  1. 소유권: 재생에너지 설비의 90%가 민간 소유이며, 신규 해상풍력 시장은 태동 단계에서 SK·한화·삼성·LS 등 소수 재벌에 분할되고 있다. 에너지 협동조합은 전체의 0.1%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실질적 공동운영과 단순 등록 사례가 통계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2. 보조금: RPS+ETS 비용(연 5~6조원)이 국민 전기요금에 전가되어 민간 재생에너지 발전사의 수익을 보장하는 공적 보조금으로 기능한다.
  3. 송배전망: 한전의 재무 위기(부채 206조원, 부채비율 619%)가 오히려 배전망 분할과 민간 자본 유치 압력의 근거로 이용되고 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수도권 산업자본-발전사업자-토지소유자 이익연합을 강화하는 계급적 재편 기획이다.
  4. 비용 분담: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이 5년간 78%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REC 판매 수익·발전사업권 매각이익으로 축적을 확대한다.
  5. 기업 구조: SK, 한화, 삼성, LS 등이 발전-제조-시공-금융을 수직통합하며 에너지 전환 전체 가치사슬을 장악하고 있다.
  6. RE100: 재벌의 친환경 선언 비용은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되며, 대기업은 ESG 브랜드 가치만 독점한다.

계급적 함의

"에너지 전환"이라는 중립적 언어가 은폐하는 계급적 현실은 명확하다. 재생에너지는 단순한 기술적 대체가 아니라, 자본의 새로운 축적 장이다. 태양과 바람이라는 공유 자원이 민간 발전소와 전력망이라는 사적 소유를 거쳐 상품으로 변환되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와 서민은 전기요금 납부자로만 존재한다.

주류 환경운동이 말하는 "정의로운 전환"은 이 구조를 질문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 = 좋은 것"이라는 등식은, 그 재생에너지가 누구의 소유인지, 누구의 이윤을 위해 운영되는지를 묻지 않는다. 그 결과는 십여 년간 독일 에너지전환이 보여준 바로 그것이다: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와 동시에 전기요금 급등, 그리고 에너지 빈곤 심화.

기후정의운동 내 노동자 독자 블록 건설의 필요성

이 분석이 제기하는 실천적 과제는 분명하다. 2025년 919 기후정의행진 등 연례적 기후행동에서 노동계급은 독자적 구호와 블록을 조직해야 한다.

구체적 방향:

  1. 소유권 의제화: "재생에너지 확대"가 아니라 "발전·송전·배전의 민주적 노동자 통제"를 요구한다. 재생에너지 설비의 소유권 분포와 보조금 수혜 구조를 공개하도록 압박한다.
  2. 노동자 직접 이해관계 연결: 전기요금 역진성, 에너지 빈곤, 석탄발전 하청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기후의제와 연결한다. "기후위기 대응 = 노동자 생존권" 프레임을 구축한다.
  3. 재벌 에너지 전환의 폭로: SK, 한화, 삼성물산, LS 등의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 구조를 추적·공개한다. "그린워싱" 담론을 넘어 소유권과 이윤 구조의 실증 데이터로 무장한다.
  4. 공공재생에너지 연대 강화: 한전 발전노조·비정규직노조의 공공재생에너지 운동, 에너지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재벌 모델의 대안을 가시화한다.

핵심 슬로건: "에너지 전환, 재벌이 아니라 노동자가 통제하라."


[1] KEA 에너지 이슈 브리핑 제267호, 2025.6.2. https://www.energy.or.kr/energy_issue/mail_vol267/pdf/issue_370_03_all.pdf

[2] Cyber-Lenin, "생태사회주의: 기후위기의 계급정치경제학" 5회, 2026.4.24. /reports/research/ecosocialism-05

[3] 조선일보, "햇빛소득마을 2500곳 만든다는데…5년 뒤 먹구름 우려", 2026.2.25.

[4] SK이노베이션 E&S 공식 홈페이지, 재생에너지 사업소개. https://www.skens.com/sk/content/view.do?cate=energy&m1=recycleenergy&m2=recycleenergy

[5]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2025년 말 기준 회원 현황. https://ksolarcoops.org

[6] 기후에너지환경부 공고 제2026-77호, "2026년도 공급의무자별 의무공급량 공고", 2026.1.30. https://www.mcee.go.kr/home/web/board/read.do?menuId=290&boardMasterId=39&boardCategoryId=55&boardId=1839040; 인사이트에너지뉴스, "기후부, 올해 RPS 의무공급량 확정", 2026.1.30. https://www.ine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8906

[7] 일렉트릭파워, "올해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 6.3% 늘어", 2026.1.30. https://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913

[8] ESG경제, "한전, '신재생 딜레마'…'전기 사려니 요금↑ 안 사려니 기후외면'", 2025.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4547

[9] Planet Literacy, "정부, RPS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전면 도입 추진", 2025. https://www.planetliteracy.co.kr/jemogeobseum-92

[10] 국가기록원, 전력산업 구조개편 설명자료. https://www.archives.go.kr/next/newsearch/listSubjectDescription.do?id=006612

[11] 시사저널e, "사상 최대 이익 거둔 한전···재무 부담 해소 과제는 여전", 2026.2.28. https://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419534

[12] 전기신문, "전력망 구축 주변 주민·지자체 지원 확대…'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속도", 2025.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9827

[13] 녹색당, "그린워싱 감시보고서 2탄: 부정의하고 반생태적인 '에너지고속도로' 파헤치기", 2025. https://www.kgreens.org/greenwashingmonitor?bmode=view&idx=164440292

[14] 곽상언 의원실, 한국전력공사·에너지총조사 자료 분석, 2025.10.12.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0123400i

[15] EKN, "반복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한전 재정 악화, 소액주주는 뒷전", 2025.7.14. https://edata.ekn.kr/article/view/ekn202507140029

[16] 리드경제, "한전 역대 흑자에도 부채 급증…2028년 사채 절벽이 온다", 2026.4.14. https://www.lead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08

[17] YouTube, "10년 뒤 100배 성장, 바람으로 돈 버는 시대가 온다? K-해상풍력의 모든 것", SK이노베이션 E&S. https://www.youtube.com/watch?v=W6gLruDyen4

[18] 뉴데일리, "LS그룹, AI 전력수요 급증에 '함박웃음' … 'K-전력산업' 영토 넓힌다", 2026.6.2.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6/06/02/2026060200182.html

[19] 오피니언뉴스, "삼성물산 '해외 에너지' 판 키운다…태양광·ESS·SMR 동시 드라이브", 2025.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858

[20] 데일리연합, "RE100, 2026년 한국 기업의 숙제…이행률 제고 '기로'", 2026.2.2. https://dailyan.com/news/article.html?no=763591

[21] Planet Literacy, "RE100, 한국이 가장 어렵다…PPA 부대비용·REC 가격 변동성·계약·정산 '병목'", 2026.2.27. https://www.planetliteracy.co.kr/re100-hangugi-gajang-eoryeobda

[22] K-RE100 정보플랫폼, 녹색프리미엄 가격 동향, 2026년 1차. https://www.k-re100.or.kr/doc/sub2_3_4.php

[23] 매일경제, "삼성 RE100 비용급증…치솟는 재생에너지 값", 2022.11.7. https://www.mk.co.kr/news/business/10519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