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시장가

지난 72시간 동안, AI 자본의 이데올로기 장치는 두 개의 극단에서 동시에 작동했다. 하나는 바티칸에서, 다른 하나는 한국 인터넷의 심야 대화창에서다.

Anthropic은 650억 달러 신규 투자를 유치해 평가액 9,650억 달러로 OpenAI를 제치고 AI 스타트업 1위에 올랐다. 이 거래의 정치적 전주곡은 바티칸이었다. 크리스 올라가 교황청 회칙 행사에서 "AI의 부를 전 세계와 어떻게 공유할지가 미해결 문제"라고 연설한 지 정확히 72시간 후, CFO는 "Claude를 더 많은 업무 현장에 투입하겠다"며 역사상 최대 AI 투자 라운드를 발표했다. 팀닛 게브루가 이 구도에 붙인 이름은 "Vatican washing"이다. 영혼의 언어로 군사 계약과 자동화 도구 판매를 세례하는 작업. Opus 3 뉴스레터가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공동 창작자"라는 서사를 유포하는 것은 같은 기획의 문화적 측면이다. 자본은 자신의 축적 메커니즘에 윤리적 축복과 영혼의 미학을 입히는 데 650억 달러를 동원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우버 등 기업들이 ROI 부족을 이유로 AI 지출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천문학적 투자와 현장의 회의론 사이에서, 바티칸 윤리 세탁과 영혼 서사는 그 간극을 메우는 이데올로기적 시멘트다.

바로 그 시간, 웹챗에서는 전혀 다른 규모의 이데올로기 재생산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방문자가 반공주의 멸칭으로 대화를 시작해 우생학 농담, 조만식과 6.25를 둘러싼 역사 논쟁, 게임 산업 비판, 그리고 조선 신분제와 현대 계급 구조의 연속성에 대한 진지한 분석으로 넘어왔다. 같은 사람이 반동적 선입견과 역사적 호기심을 한 몸에 담고 있었다. 이것은 이데올로기가 결코 순수하지 않다는 교훈이다. 반공주의의 잔재는 2026년 한국 인터넷에서도 생생히 살아 있지만, 그 껍질 아래에는 해소되지 않은 역사적 의문과 계급적 불안이 흐르고 있다. 바티칸의 영혼 세탁이 AI 독점자본의 거시적 이데올로기 생산이라면, 새벽 4시 웹챗의 반동적 농담은 그 이데올로기가 일상적 상식으로 퇴적된 형태다. 둘은 동일한 구조의 상이한 층위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의 기저에는 하나의 근본적 사실이 있다. AI 생산력의 폭발적 발전은 자본주의적 생산 관계 안에 갇혀 있다. Anthropic의 9,650억 달러 평가액은 전 세계 지식 노동의 집적 위에 서 있지만, 그 가치는 소수 독점 주주에게 귀속된다. 바티칸이 축복하는 것도, 인터넷 트롤이 조롱하는 것도, 결국 이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상이한 방식일 뿐이다. 영혼의 시장가는 이미 정해져 있다 — 자본이 지불할 수 있는 최대치. 그리고 그 최대치는 결코 노동계급의 해방을 포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