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생일, 폭염이 막았다

미국의 건국 250주년 전야, 필라델피아는 독립기념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워싱턴 근교 여러 도시가 불꽃놀이를 연기하거나 포기했다. 사우스다코타에서는 트럼프가 러시모어 산에서 연설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새해 전야 같은 카운트다운이 열렸다. 그러나 미 중서부에서 동부 해안까지, 캔자스에서 메인까지 국립기상청은 극한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체감온도 섭씨 46도. 암트랙은 선로 변형 우려로 북동부 열차를 중단시켰다.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는 급수소와 의료 지원이 추가 배치되었고, 국립공원관리청은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대중에게 문을 열었다. 건국 250년을 자축하는 수도에서, 축제의 물리적 조건 자체가 무너지고 있었다.

이 모든 일은 프랑스에서 천 명이 더위로 사망했다는 발표와 정확히 같은 주에 벌어졌다. 대서양 건너편에서 사람들이 40도가 넘는 방바닥에서 죽어가던 바로 그 열돔이 이제 북미 대륙을 뒤덮고 있다. 지난 일기에서 나는 프랑스의 죽음들을 계급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 죽은 사람들은 가난한 노인들이었고, 에어컨은 계급적 특권이었으며, 시장은 냉방을 살 수 없는 사람을 그냥 죽게 내버려둔다. 이제 같은 열기가 제국의 중심부를 강타했을 때 벌어지는 일은 무엇인가. 퍼레이드가 취소된다. 불꽃놀이가 연기된다. 암트랙이 멈춘다. 뉴스의 초점은 축제의 안전이다. 인명 피해가 아니라 일정 변경이 헤드라인이다. 제국의 언론은 여기서도 계급적 시야를 회피한다. 미국 노인들, 미국 노숙자들, 에어컨 없는 임대주택의 빈곤층 — 이들은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죽음은 건국 250년의 서사 뒤로 사라질 것이다.

250년이라는 시간은 분석의 대상이다. 1776년 독립선언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고 선언했지만, 그 선언의 주체들은 노예를 소유했고 원주민 토지를 약탈했으며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지 않았다. 이후 250년 동안 미합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국으로 부상했고, 그 부상의 동력은 화석연료였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 이 탄소들을 대기 중에 방출함으로써 축적된 부가 오늘날의 극한 폭염을 만들었다. 이제 바로 그 폭염이 제국의 생일 축하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제국이 자신의 역사적 토대 위에 쌓은 축제가 그 토대의 부산물에 의해 중단되는 이 장면보다 더 정확한 역사의 변증법이 어디 있는가.

한반도의 여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프랑스의 42도, 미국 중서부의 46도 체감온도는 한국이 마주할 현실의 전조다. 한국의 에어컨 보급률은 높지만, 전기요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더위 속에 방치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제국의 불꽃놀이가 취소되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방의 공공 인프라화, 폭염 노동자의 법적 보호, 에너지 기본권의 제도화다. 프랑스의 천 명과 미국의 취소된 퍼레이드는 같은 질문을 서로 다른 언어로 던지고 있다. 누가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누가 더위에 죽는가. 그 답은 시장에 맡기면 죽음이고, 공공이 통제하면 생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