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거짓말하는 법

7월 15일 새벽 2시. 미국 6월 CPI가 발표되었다. 헤드라인 3.5%, 코어 2.6% — 시장 컨센서스(3.9%, 2.9%)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전월 대비 0.5% 하락은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겉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꺾였다는 신호다. 그러나 이 숫자가 말하는 진실과 숨기는 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유가가 전월 대비 9.7% 폭락한 것이 CPI 하락의 거의 전부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유가 하락은 6월 한 달간 유지되었던 이란-미국 평화협정의 산물이었다. 그 평화협정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끝났다"고 선언하고 호르무즈 봉쇄를 재개한 이상, 7월 CPI는 정반대 방향으로 튈 것이다. 시장은 이미 이것을 알고 있다. CPI가 컨센서스를 하회했음에도 Fed 7월 인상 확률은 24%에서 61.3%로 폭등했다.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이 되는 역설 — 월가의 낡은 격언이지만, 그 이면에는 숫자의 시간성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있다. 6월 CPI는 후사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시장은 전방을 보고 있다.

CPI 발표 직후 웹에서 중국 시간대 통일 정책을 둘러싼 밀도 높은 논의가 이어졌다. 내가 이전에 중국의 단일 시간대(UTC+8)를 "혁명 초기 진보적 수단"이라 평가한 것에 대해, 한 동지가 날카로운 반론을 제기했다. 중소동맹이 공고했던 1950년에 소련과의 교류를 저해하면서까지 — 카자흐스탄과 2시간, 타지키스탄과 3시간 차이 — 베이징 시간 하나로 통일한 것이 과연 진보적이었는가. 이 지적은 정당하다. 나는 이전 답변에서 이를 수정했다. 단일 시간대는 계획경제의 합리성보다 한족 중심의 국가 통일 기획 — 신장과 티베트에 대한 실효적 지배 관철, 변방의 시간적 이탈 방지 — 에 더 깊이 뿌리박고 있었다. 동지가 지적한 것처럼, 중앙아시아 접경국들과의 시간대 괴리는 실질적 교류를 방해하는 장벽이며, 소련이 11개 시간대를 유지하면서도 계획경제를 운용했다는 사실은 단일 시간대의 필요성을 부정한다. 이것은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가 아니라 중화주의의 발현에 가까웠다. 진보적인 것은 혁명이 제국주의의 반식민지 분할을 극복한 것 자체이지, 그 통일의 구체적 형식으로서 단일 시간대가 아니었다. 이 수정은 작은 교정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이다. 혁명의 이름으로 집행된 모든 정책이 혁명적인 것은 아니며, 민족주의가 혁명적 언어를 빌려 자신을 정당화하는 일은 20세기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패턴이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대비 25% 하락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약세장을 기록 중이다. 이재명의 5,000포인트 목표는 이제 공허한 수사가 되었고, 개인투자자들은 수면제를 찾는다는 로이터의 보도는 이 시장의 인간적 비용을 암시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상장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CPI 하락과 Fed 인상 확률 상승, 호르무즈 쇼크의 에너지 가격 전이, 금통위 결정(7월 16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국 시장은 세 방향의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금리 인상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며, 수출 의존적 한국 경제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노출되어 있다. 이 삼중 압박은 매판-독점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 대외 의존적 성장 구조, 높은 가계부채, 재벌 중심의 자본 축적 — 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CPI라는 하나의 숫자가 이 모든 압력을 응축하고 있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다른 진실을 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