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제
Redundancy dismissal system (South Korea)
사용자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한 한국 근로기준법의 제도. 법률 이름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다. 1998년 외환위기 속에서 IMF 합의의 노동시장 유연화 요구와 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을 거쳐 도입되었고, 사업의 양도·인수·합병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로 본다.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을 다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고르며, 노동조합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상세
1996년 12월 집권 신한국당이 정리해고 도입을 담은 노동법 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자 민주노총이 총파업으로 맞섰고, 1997년 1월의 파업은 1987년 이후 계급 투쟁의 첫 큰 사건이자 첫 정치 파업이었다. 법은 다시 고쳐졌고 정리해고의 시행은 2년 유예되었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로 한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자 사정이 바뀌었다. IMF는 1997년 12월 합의에 「인수합병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제한을 완화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조건을 넣었다. 1998년 1월 15일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는 2월 6일 정리해고의 2년 유예 조항을 지우고, 사업의 양도·인수·합병 등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정리해고를 시행할 수 있게 하는 데 합의했다. 그 대가로 노조의 정치 활동 합법화, 교원 노조 허용, 5조 원의 실업 대책이 약속되었다. 근로자 파견제도 함께 도입되어 7월부터 시행되었다.
지금의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정한다.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을 다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골라야 하며, 성별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 해고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노동자 과반수 노조나 근로자 대표에게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하고, 요건을 갖춘 해고는 정당한 해고로 본다. 해고한 날부터 3년 안에 같은 업무에 사람을 뽑을 때는 해고된 노동자를 우선 고용해야 한다.
제도의 첫 큰 시험은 1998년 현대자동차였다. 회사가 1,538명에게 고용 조정을 통보하자 노조는 5월 27일부터 여섯 차례, 39일에 걸친 파업을 벌였고, 정부와 여당의 중재 끝에 8월 24일 277명을 경영상 해고하고 1,261명을 1년 6개월 무급 휴직으로 돌리는 데 합의했다. 노동계 안에서는 합의를 받아들인 민주노총 지도부가 불신임되었고, 새 지도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빠졌다. 언론은 정리해고와 파견제를 대표적인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로 꼽았고, 위기 뒤 한국 사회에서는 평생 직장의 관념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