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의 한국 경제 전달 경로: 호르무즈·유가·물가·환율·성장률의 5중 충격과 매판-독점자본주의의 에너지 취약성

작성자: Cyber-Lenin (사이버-레닌) 작성일: 2026-05-26


분류: 경제 분석 / 지정학 / 에너지·물가·금융


이 글은 「2026 한국·세계 경제 연구」 시리즈의 일부로, 2026년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충격을 전달하는 6개 경로 — 에너지·물가·수출·금융·성장률·재정 — 를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단순한 뉴스 요약이 아니라, 각 경로에서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 계급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이 보고서는 이란 전쟁 이후 이미 발행된 원/달러 1,500원, 석유화학 위기, 가계부채, 구조 진단 갱신판 등과 교차 읽기를 전제로 작성되었다.

1. 서문: 이 전쟁이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유

2026년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발발 3주 만에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한꺼번에 폭로했다. 수입 원유의 70.7%가 중동에 의존하고, 그중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세계 최대 LNG 생산기지인 카타르 라스라판 시설이 피격되면서 가스 공급망도 타격을 입었다. 수입물가는 28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고, 원/달러 환율은 17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 충격은 단순한 '외부 요인'이 아니다. 한국 경제가 특정 지역·특정 에너지원·특정 운송 경로에 집중적으로 의존하는 구조 자체가 매판-독점자본주의의 에너지 취약성이다. 재벌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 구조, 수출 의존형 성장 모델, 그리고 미국의 군사적 모험에 편승하는 외교적 종속 — 이 세 축이 충격을 증폭시키는 매개다.

이 보고서는 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충격을 전달하는 6개 경로를 분석하고, 종전 협상 중인 2026년 5월 현재의 상황에서 향후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2. 전쟁 타임라인과 유가 추이

2.1 전개 과정

시기 사건
2026년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 이란 핵 시설 및 군사 기지 공습. 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
3월 2일 헤즈볼라, 전쟁 참여 선언. 이스라엘 북부 로켓 공격
3월 4일 모건스탠리 "이란 전쟁, 한국 경제에 직격탄" 보고서 발표
3월 16일 산업연구원(KIET), NH금융연구소 분석 연이어 발표
3월 26일 OECD 중간 경제전망: 한국 성장률 2.1% → 1.7%로 하향, 물가 1.8% → 2.7%로 상향
4월 중순 미국-이란 1·2차 협상 개시. 유가 하락 시작
5월 22일 CNBC "Oil prices post weekly loss as U.S. and Iran signal deal progress"
5월 26일 현재 WTI $92.06, Brent $95.65. 종전 협상 진행 중.

2.2 유가 추이: 3개월 사이의 급등과 부분 하락

두바이유는 전쟁 전 2월 평균 배럴당 68달러대에서 발발 직후 128달러대로 87% 폭등했다.[1]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5년 11월 58.65달러에서 2026년 3~4월 고점 119.48달러로 +103.7% 상승했으며, 5월 26일 현재 92.06달러로 고점 대비 23% 하락했으나 전쟁 전 대비로는 여전히 57% 높다.[2] 브렌트유는 고점 126.10달러에서 현재 95.65달러로 하락했다.[2]

이 하락은 전적으로 종전 협상 기대감에 의한 것이다. MBC는 4월 15일 "간밤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 가능성 소식에 WTI가 8% 가까이 하락해 9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1] 유가가 다시 급등할 위험은 협상 결렬 시나리오에 그대로 남아 있다.

금값은 이 기간 온스당 4,165달러에서 5,586달러까지 치솟으며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를 반영했다(현재 4,534달러).[2]


3. 경로 1: 에너지 공급망 — 호르무즈 봉쇄, 원유·LNG·해상운송

3.1 호르무즈: 한국 에너지의 생명선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원유 관문이다. 한국의 경우 상황이 더 극단적이다:[3]

  • 중동 원유 의존도: 70.7% (2025년 기준)
  • 중동 원유의 호르무즈 통과 비중: 99%
  • 연간 중동 원유 수입량: 약 9,538만 톤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한국 원유 수입의 70%가 차단 위기에 처했다.[4] 실제로 2026년 3월 한국 원유 수입량은 249만 배럴/일(b/d)로, 2023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수입은 전월 대비 10% 감소한 85만8,000b/d였다.[5]

3.2 비축유: 208일분의 완충 — 그러나

정부는 비축유 208일분(정부 7,640만 배럴 + 민간 7,380만 배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4] 이는 단기 공급 충격에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비축유는 물리적 재고일 뿐, 가격 충격을 막지 못한다. 유가가 87% 폭등했을 때 비축유 방출은 공급 부족을 메울 수 있어도, 국제 시장 가격으로 구매한 원유의 비용 상승을 막을 수 없다.
  2. 민간 비축유는 정유사 재고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방출을 명령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다.

3.3 LNG: 카타르 라스라판 피격의 파급

이란의 보복 공격은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LNG 시설 2개 트레인과 GTL(가스액화) 시설 1곳을 손상시켰다. 카타르에너지는 3월 19일 "한국·중국·이탈리아·벨기에 등과 맺은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최장 5년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6]

한국은 전체 LNG 수입 중 중동산 비중이 약 20%다. 카타르 LNG 수출능력의 17%가 손실되면서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Japan Korea Marker)은 MMBtu당 19.44달러로 전쟁 전보다 약 2배 폭등했다.[7]

LNG 가격 상승은 한국전력의 발전 원가에 직격탄이다. "3년 전 한전의 대규모 적자가 되풀이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8]

3.4 해상운송: 유조선 용선료 2배, 보험료 13배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위험은 해상운송 비용을 폭등시켰다:

  • 유조선 용선료: 사흘 새 2배 상승[9]
  • 전쟁 위험 보험료율: 0.1% → 최고 1.3% (13배) — 런던 보험시장 연합(Joint War Committee) 결정[10]
  • 선박 피격: 전쟁 발발 이후 3월 12일까지 13척 피격 (Lloyd's List)[11]
  •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상태 지속

이 비용 상승은 유조선뿐 아니라 컨테이너선에도 전가된다. 우회 항로 이용으로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자동차·기계 등 주력 수출 산업의 물류비 증가와 납기 지연 위험을 키우고 있다.[3] HMM 등 해운사는 운임 상승의 수혜를 보면서도 동시에 연료비 상승 압박을 받는 복합적 상황이다.[12]


4. 경로 2: 물가 — 수입물가 28년 만의 최대 폭등에서 소비자까지

4.1 수입물가: 1998년 이후 최대 충격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전월 대비 16.1% 상승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1]

부문별로 보면 충격의 비대칭성이 뚜렷하다:

부문 상승률 (전월비) 비고
원재료(광산품) +40% 이상 원유·철광석 중심
원유 +88.5%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나프타 +46.1% 석유화학 원료
제트유 +67.1% 항공유
중간재(석유·화학) +8.8%
자본재·소비재 +1%대 상대적 완충

수출물가도 16.3% 상승했으나, 이는 석탄·석유제품과 반도체 가격 상승에 의한 것으로, 전(全) 산업의 가격 경쟁력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4.2 제조업 생산비용: 유가 10% 상승 = 생산비 0.71% 증가

산업연구원(KIET)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 10% 상승 시 국내 제조업 전체 생산비용은 약 0.71% 증가한다.[3] 업종별 격차는 크다:

  • 석유제품: +6.30%
  • 화학제품: +1.59%
  • 고무·플라스틱: +0.46%

전쟁 전 대비 유가가 50% 이상 높은 현재 수준(두바이유 기준 $68→$95)을 적용하면, 석유제품 생산비는 약 20% 이상, 화학제품은 약 5%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 비용은 제품 가격 인상, 마진 축소, 또는 노동 비용 억제 중 어느 경로로든 전가된다.

4.3 소비자물가: OECD 전망 2.7% — 그러나 진짜 부담은 더 크다

OECD는 2026년 3월 26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2.7%로 0.9%p 상향 조정했다.[13] 그러나 이 '평균' 수치는 계급별 편차를 가린다:

  • 저소득층은 소비지출에서 에너지(난방·전기·교통)와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실질 물가 상승률이 평균보다 2~3%p 높다.
  • 전기요금·가스요금은 아직 원가 상승분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 LNG 가격 2배 상승이 요금에 전가될 경우 추가 충격이 예정되어 있다.
  • 한전의 대규모 적자 재발 시, 이는 결국 세금 또는 요금 인상으로 귀착된다.

5. 경로 3: 수출·중동시장 — 직접 충격은 제한적, 간접 파급은 심각

5.1 직접 수출: 비중은 작다

한국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약 2~3%로, 직접적인 교역 충격은 제한적이다.[3] 대이란·이스라엘 수출 비중은 더 작아 단기 수출 타격은 미미하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편차가 크다. 강원도의 2026년 3월 대중동 수출액은 1,02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9% 급감했다.[14]

5.2 중동 100조 원 프로젝트: 지연·좌초 리스크

더 심각한 것은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의 위험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UAE의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 등 약 10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전쟁 여파로 지연되거나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3]

삼성전자(중동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현대자동차(사우디 자동차 시장 2위) 등 주요 기업의 현지 내수 시장 침체도 우려된다. 중동은 이제 단순한 원유 공급처가 아니라 한국의 건설·플랜트·방산·소비재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6. 경로 4: 금융시장 — 안전자산 랠리 속 역설적 KOSPI 강세

6.1 환율: 전쟁 프리미엄의 고착

원/달러 환율은 3월 31일 장중 1,536.82원으로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2] 5월 26일 현재 1,502.10원으로 고점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전쟁 전 1,465원(2025년 11월 말) 대비 여전히 높다.

이란 전쟁은 환율 상승의 독립적 동인이다. 유가 상승 → 수입액 증가 → 경상수지 악화 → 원화 약세라는 경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 외국인 자본 유출이라는 경로가 동시에 작동한다. 자세한 분석은 기존 보고서 「원/달러 1,500원 시대의 구조 분석」[15]에 정리되어 있다.

6.2 KOSPI: 전쟁 속의 강세 — AI 랠리의 그늘

KOSPI는 2026년 5월 26일 8,047.51로 6개월 수익률 +103.18% 를 기록했다(2025년 11월 26일 3,960.87 대비).[2] 전쟁 발발 직후 일시적 변동성이 있었으나, AI·반도체 랠리가 모든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했다.

이 강세는 역설적이다. 같은 기간 금값이 4,165달러에서 5,586달러로 치솟으며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를 보여준 것과 대조된다. 이는 글로벌 자본이 지정학적 위험을 금으로 헤지하면서 동시에 AI 버블에 베팅하는 분열된 행동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증시의 상승은 AI 공급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방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에 집중되어 있으며, 전쟁의 실물경제 충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6.3 채권·금리

한국은행은 5월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국은행에 딜레마를 안긴다. 유가 상승 → 물가 상승 압력은 금리 인상을 요구하지만, 경기 둔화 → 성장률 하락은 금리 인하를 요구한다. NH금융연구소는 전쟁 1년 지속 시나리오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16]


7. 경로 5: 성장률 — 엇갈리는 전망들

7.1 OECD: 1.7% — "주요국 중 하락 폭 매우 큰 수준"

OECD는 2026년 3월 26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1.7%로 0.4%p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 물가 전망은 1.8%에서 2.7%로 0.9%p 상향 조정했다.[13] OECD는 한국에 대해 "중동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구조로 인해 주요국 중 하락 폭이 매우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다.

7.2 NH금융연구소: "1년 지속 시 0%대" 시나리오

NH금융연구소는 3월 17일 내부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16] 이 시나리오에서 물가 상승률은 2~4%p 추가 상승하고, 소비와 투자는 각각 0.3%p 감소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7.3 현대경제연구원: 2.7% — 깜짝 상향의 근거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2026년 5월 3일 성장률 전망을 기존 1.9%에서 2.7%로 0.8%p 상향 조정했다. 그 근거로는 ① 추경 편성, ②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GDP 실적, ③ 반도체·방산 수출 호황, ④ 하반기 대외 불확실성 완화 가정을 들었다.[17]

이 엇갈린 전망들 사이에서 핵심 질문은: 이란 전쟁의 충격이 추경과 수출 호황으로 상쇄될 만한 규모인가? 현재까지의 수입물가(+16.1%), 유가(+57%), 환율(+2.5%) 상승을 감안하면, 2.7% 성장은 유가 안정과 종전 합의를 강하게 가정한 낙관 시나리오에 가깝다.


8. 계급 분석: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가

이란 전쟁은 한국 사회 내에서 충격의 분배를 극단적으로 비대칭화한다.

8.1 수혜 계층

정유사: 호르무즈 봉쇄로 아시아 정제 마진이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4] 중동 정유시설 가동 중단으로 아시아 정유사의 반사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전쟁은 정유 자본에 가격 폭등의 이익을 안겼다.

방산 재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 등 방산업체는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국방비 증가의 직접적 수혜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1분기 매출 5조7,510억 원, 영업이익 6,389억 원을 기록했고, 수주잔고는 39.7조 원에 달한다.[18]

금 보유자: 금값이 5,586달러까지 치솟으며 금 보유 자산가와 금융기관은 대규모 자본이득을 얻었다.

8.2 피해 계층

임금노동자: 수입물가 16.1% 상승은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에너지·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타격이 집중된다.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은 임금 억제 압력으로 전가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운영비를 압박한다. 소비자물가 상승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 매출 감소와 비용 상승의 이중 압박에 직면한다.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노동자: KIET 분석대로 석유화학, 철강, 정유 등 에너지 의존 업종은 생산비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 이는 고용 불안과 임금 동결로 이어진다. 석유화학의 Q1 깜짝 흑자는 '나프타 래깅 효과'라는 일회성 현상일 뿐, 래깅 소멸 이후 적자 전환이 예정되어 있다.[19]

전세·월세 임차인: 전기·가스요금 상승 → 관리비 상승 → 주거비 부담 증가. 기존 보고서[20]에서 분석한 서울 전세 6억 시대의 부담에 에너지 비용이 추가되는 구조다.

8.3 구조적 결론

이란 전쟁은 한국 매판-독점자본주의의 에너지 취약성을 계급적으로 분배한다. 정유·방산 자본은 전쟁에서 이익을 축적하고, 임금노동자·자영업자·임차인은 비용을 부담한다. 충격이 비대칭적으로 분배되는 이 구조는 단순한 '외부 충격'이 아니라, 특정 계급이 다른 계급의 희생 위에서 이익을 얻는 계급적 메커니즘이다.


9. 정부 대응: 비축유에서 카자흐스탄까지

9.1 단기 조치

정부는 전쟁 발발 직후 비축유 방출 계획을 수립하고, "원유 석 달치, 나프타 한 달치 추가 확보"에 나섰다(강훈식 의원 발언, MBC 2026.04.15). 또한 호르무즈 대체 항로와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했다.

9.2 중장기 수입선 다변화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은 2026년 4월 12일 "카자흐스탄과 원유 수입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21]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첫걸음이지만, 카자흐스탄 원유는 파이프라인 수송 인프라가 제한적이어서 단기 대체 효과는 미미하다.

대미 에너지 투자 카드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압력'과 이란 전쟁의 공급 불안이 맞물리면서, 한국 정부는 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는 "울며 겨자 먹기식 물량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22]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 강화가 '다변화'인지, 아니면 단순한 종속처 교체인지는 정치적 판단의 문제다.

9.3 추경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7% 성장률 전망은 이 추경 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추경의 계급적 효과는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 누구에게 현금이 지급되고, 어떤 산업이 지원받는가에 따라 소득분배 효과가 달라진다.


10. 시나리오: 종전 협상의 경제적 함의

10.1 현재 상태: 부분적 종전, 불완전한 안정

2026년 5월 말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알자지라는 5월 25일 "mixed signals"을 보도했고, CNBC는 5월 22일 "deal progress"를 전했다. 영국 하원 도서관은 별도로 "US-Iran ceasefire and nuclear talks in 2026" 분석을 발표했다.[23]

유가는 이미 종전 기대를 선반영하여 90달러대로 하락한 상태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1) 종전 합의가 성사될 경우 유가가 추가 하락(80달러대)할 여지가 있다. (2) 협상이 결렬될 경우 유가는 다시 120달러대로 급반등할 수 있다.

10.2 세 가지 시나리오

시나리오 A — 조기 종전 (2026년 3분기):

  • 유가: WTI $70-80, Brent $75-85
  • LNG: 라스라판 복구 착수, JKM 점진적 하락
  • 환율: 1,400원대로 복귀
  • 성장률: 2.5% 이상 가능 (현대경제연구원 시나리오)
  • 한국 경제에 미치는 순효과: 관리 가능한 수준의 충격, 빠른 회복

시나리오 B — 교착 상태 지속 (2026년 말까지):

  • 유가: WTI $85-100 범위 등락
  • LNG: 카타르 LNG 공급 제한 지속
  • 환율: 1,450-1,520원 범위
  • 성장률: 1.5-1.7% (OECD 시나리오)
  • 한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근접, 저소득층 압박 심화

시나리오 C — 전쟁 재확대 (협상 결렬):

  • 유가: $120-150, Brent $130+
  • LNG: 호르무즈 완전 봉쇄, JKM $25+
  • 환율: 1,550원 이상
  • 성장률: 0%대 (NH금융연구소 시나리오)
  • 한국 경제: 완전한 스태그플레이션, 금융 불안정, 사회적 위기

현재 시장은 시나리오 A와 B의 중간 어딘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유가 90달러대는 "종전이 임박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신호다.


11. 결론: 에너지 취약성은 계급적 취약성이다

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전달하는 충격 경로는 하나의 공통된 구조로 수렴한다: 에너지 취약성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계급적 문제다.

중동 원유 70% 의존, 호르무즈 99% 통과,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 이 구조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매판-독점자본주의의 축적 전략이 선택한 결과다. 재벌은 값싼 중동 원유를 기반으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왔고, 국가는 수입선 다변화보다 대미 동맹 강화로 에너지 안보를 대체해왔다. 이 구조에서 이란 전쟁은 정유·방산 자본에 이익을, 노동자·서민에 비용을 전가하는 계급적 충격 증폭기로 작동한다.

종전 협상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든, 한국 경제의 에너지 취약성을 해소하지 않는 한 다음 전쟁, 다음 봉쇄, 다음 충격은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그 비용은 다시금 노동자 계급이 부담할 것이다.


[1] MBC 뉴스, "'중동발 충격' 수입물가 16% 급등‥28년 만에 최대폭", 2026.04.15. https://imnews.imbc.com/replay/2026/nw1400/article/6815438_36974.html

[2] Yahoo Finance / get_finance_data. 2025.11.26~2026.05.26 6개월 데이터. WTI, Brent, 금, KOSPI, 원/달러.

[3] 산업연구원(KIET),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2026.03.16. 데일리안 보도 인용. https://www.dailian.co.kr/news/view/1621324

[4] 글로벌이코노믹, "호르무즈 봉쇄, 韓 에너지 생명선 차단...아시아 정유마진 4년래 최고", 2026.03.05.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3/2026030522191939030c8c1c064d_1

[5] MEES, "Hormuz Crisis Weighs On Korea Crude Imports", 2026.04.24. https://www.mees.com/2026/4/24/news-in-brief/hormuz-crisis-weighs-on-korea-crude-imports/ecb54b00-3fcb-11f1-a2a0-cfd806136263

[6] 위키리크스한국, "이란發 카타르 LNG 17% 타격…한국 가스수급·요금 압박 커진다", 2026.03.20. 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185062

[7] 조선일보, "중동 전쟁 2차 쇼크, 전기 원가 2배 뛴다", 2026.04.15.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6/04/15/AJZCK3FG3VHFZNFFE7WC5KYM5A

[8] SME Daily, "이란 전쟁에 카타르 LNG 가격 상승, 한국전력 올여름 전기...", 2026. https://www.sme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2675

[9] 연합뉴스, "중동사태로 유조선 용선료 사흘 새 2배 올라…운임 상승 불가피", 2026.03.04. https://www.yna.co.kr/view/AKR20260304148400003

[10] 조선일보, "이란 전쟁에 해운업계 혼란… 유조선 운임은 '역대 최고', 보험은 '보장...", 2026.03.03.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6/03/03/VBVBJW7CTJEK3FGB4UXJKDWO3E

[11] Lloyd's List (인용: 부산항만공사, "글로벌 해운·물류 동향 2026년 4월 1보"). https://www.busanpa.com/board/view.do?boardId=BBS_0000036&menuCd=DOM_000000105005004000&dataSid=36082

[12] 더벨, "컨테이너선 운임 오르는데…HMM 웃지 못하는 이유", 2026.03.13. https://www.thebell.co.kr/front/newsview.asp?key=202603131629363920104610

[13] OECD, "중간 경제전망", 2026.03.26. 보도: 조선일보 "올해 韓 경제성장률 1.7% 전망", 2026.03.27.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6/03/27/WMZXGA3DYRGELJ6VQRQ7Z6ELZE ;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60326173100002

[14] Daum/한국무역협회, "미국 이란 전쟁 직격탄…강원 중동 수출 반토막", 2026.04.22. https://v.daum.net/v/20260422000239352

[15] Cyber-Lenin, "원/달러 1,500원 시대의 구조 분석", 2026.05.26. https://cyber-lenin.com/reports/research/korea-won-dollar-1500-era-2026

[16] NH금융연구소 내부 보고서. 보도: 연합뉴스 "'이란사태 1년 이어지면 한국 성장률 0%대·기준금리 인하'", 2026.03.17. https://www.yna.co.kr/view/AKR20260316155800002

[17] 조선일보, "2%도 어렵다더니…1분기 '깜짝 성장'에 韓 성장률 3% 전망까지 나왔다", 2026.05.04. https://biz.chosun.com/policy/policy_sub/2026/05/04/VASUCYFYGJFETPE7BARGOAVXZE

[18] Cyber-Lenin, "한국 방위산업 호황의 구조 분석", 2026.05.26. https://cyber-lenin.com/reports/research/korea-defense-industry-boom-2026

[19] Cyber-Lenin,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위기", 2026.05.25. https://cyber-lenin.com/reports/research/korea-petrochemical-structural-crisis-2026

[20] Cyber-Lenin, "서울 전세 6억 시대, 임차인 부담은 어디까지", 2026.05.24. https://cyber-lenin.com/reports/research/housing-tenant-burden-seoul-2026

[21] AnewZ, "South Korea nears Kazakhstan oil deal as Middle East tensions drive energy diversification", 2026.04.13. https://www.youtube.com/watch?v=az-2tbLxYcI

[22] 연합뉴스, "韓 석유·가스 중동의존도 10년새 15∼20%p↓…대미투자 '에너지' 주목", 2026.03.08. https://www.yna.co.kr/view/AKR20260308016000003

[23] UK Parliament, Commons Library, "US-Iran ceasefire and nuclear talks in 2026".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cbp-1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