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아이켄그린

Barry Eichengreen
미국 미국 1952–

국제통화 질서를 역사로 분석한 경제학자

마셜 플랜을 원조 사업이 아니라 전후 유럽의 경제 질서를 바꾼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읽었다.

배리 아이켄그린은 국제통화·금융 체제의 역사를 현재의 정책 문제와 연결해 분석해 온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경제사가다. 그는 금본위제가 대공황을 국제적으로 확산시킨 구조를 밝히며, 통화 제도와 국가 정책의 상호작용을 연구했다. 마셜 플랜 연구에서는 원조액 자체보다 원조에 붙은 조건이 서유럽의 전후 혼합경제를 시장과 무역 중심으로 재편한 효과에 주목했다. 이 연구는 경제 재건에서 자금과 제도적 조건의 관계를 묻는 논쟁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주요 활동과 소속

경력 연표

관련 역사 사건

아시아 위기 이후의 원죄 연구와 국제 금융구조 개혁론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정책고문을 지낸 뒤 아이켄그린은 아시아 금융위기의 교훈을 국제 금융구조 개혁론으로 정리했다. 1999년 리카르도 하우스만과 함께 내놓은 '원죄(original sin)' 가설은 개별 국가의 정책 실패보다 국제 통화 질서의 구조적 비대칭을 문제 삼았다. 이 가설은 자국 통화로 해외에서 차입하거나 장기 차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가리키며, 명칭은 기독교의 원죄 개념에서 따온 것이다. 두 연구자는 자국 통화 표시 은행 대출과 국제 채권 부채의 비중으로 측정한 원죄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 존재하며 과거의 높은 인플레이션·통화가치 하락 이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보여 주었으나, 원죄의 원인은 열린 문제로 남겼다.

우고 파니차와 함께한 2002년의 후속 연구는 이 가설을 국제적 차원으로 좁혀, 미국·유로 지역·일본·영국·스위스 같은 소수 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시간에 걸쳐 국제적 원죄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거시정책과 제도의 취약성은 원죄와 통계적으로 관련되지 않으며 유일하게 견고한 결정 요인은 국가 규모라는 결론이 뒤따랐고, 주된 원인으로는 국제 거래비용·네트워크 외부효과·세계 자본시장의 불완전성처럼 개별국이 통제할 수 없는 조건들이 제시됐다. 처방도 국제적 공동 구상의 형태를 띠었다. 신흥국 통화 바스켓 지수를 만들어 유동적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국제금융기관이 그 지수로 표시된 채무를 발행하자는 제안이 그것이다.

이 가설은 곧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버거와 워녹은 국내 채권시장 정보를 포함해 측정을 확장하면 제도가 강하고 정책의 신뢰성이 높은 신흥국도 자국 통화 차입이 가능한 국내 채권시장을 키울 수 있다고 반박했다. 라인하트, 로고프, 사바스타노는 신흥국의 문제가 자국 통화로 더 많이 빌리는 법이 아니라 덜 빌리는 법, 즉 '부채 불관용'의 관리에 있다고 비판했다. 골드스타인과 터너는 금융위기 중 통화 불일치가 낳은 대규모 산출 손실을 원죄로 돌릴 수 없으며 원죄가 통화 불일치의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아이켄그린 등은 마지막 버전에서 원죄의 국내적 요소를 고정금리로 장기 차입할 수 없는 능력의 문제로 다시 정의했다. 이 논쟁은 신흥국 금융위기의 원인을 국가 정책에서 찾을지 국제 통화 질서의 구조에서 찾을지를 둘러싼 문제였다.

아시아와 중국을 향한 관심은 이 연구의 연장선에 있었다. 버클리 프로필은 그의 연구 분야로 환율과 자본 흐름, 유럽 통합과 유로, 아시아의 통합과 금융시장, 중국이 국제 경제·금융 체계에 미치는 영향, IMF 정책을 꼽는다. 2015년에는 리비아 치투, 아르노 멜과 함께 『세계 통화는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냈고, 같은 해 박영철, 임원혁, 드와이트 퍼킨스와 함께 『기적에서 성숙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을 발표했으며, 마시로 가와이와 공동 편집한 『위안화의 국제화』도 이 시기의 성과다. 기축통화가 하나뿐이라는 전제와 다극적 통화 체제의 가능성을 둘러싼 이 작업은 이후 『기축통화의 특권』과 2026년 저서 『국경을 넘는 화폐: 크로이소스에서 암호화폐까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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