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세르게예비치 예멜랴노프

Василий Сергеевич Емельянов
소련 러시아 1901–1988 ○ 자연사

전시 탱크 장갑에서 평화적 원자력 외교까지 이끈 핵행정가

첫 원자폭탄 실험 후 방사능 낙진을 측정하기 위해 세미팔라틴스크에서 바람을 따라 동쪽으로 움직이며, 대중의 공황을 막기 위해 브루셀라증을 조사하는 의사 행세를 했다.

소련 원자력 프로그램의 핵심 행정가로, 군수 금속공학에서 출발해 핵무기 개발과 민간 원자력 이용을 잇는 제도적 가교 역할을 했다. 금속공학자로서 전쟁 중에는 T-34 전차의 주조 포탑 기술로 스탈린상을 받았고, 1945년 원자력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반니코프제1총국에서 과학기술 부문을 총괄했다. 1957년부터 원자력이용총국(글라바톰)을 지휘하며 소련의 평화적 원자력 정책과 IAEA 외교를 주도했고, 흐루쇼프 시기 국가원자력이용위원회 의장으로서 사회주의권 원자로 건설과 방사선 기술 보급을 진두지휘했다. 저서 『시간과 동지와 나 자신에 대하여』를 통해 스탈린의 의사결정 과정을 생생히 증언한 회고록 작가이기도 하다.

경력 연표

관련 역사 사건

회고록과 저술: 원자폭탄 프로젝트의 내부자 증언

예멜랴노프는 소련 원자력 프로젝트 내부자의 생생한 회고록을 남긴 몇 안 되는 인물이다. 1968년 출간된 『시간과 동지와 나 자신에 대하여』(О времени, о товарищах, о себе)는 크렘린에서 스탈린이 직접 주재한 원자폭탄 개발 회의 장면을 포함해, 1940년대 후반 핵개발의 긴박한 의사결정 과정을 내부자 시각으로 증언했다. 이 책은 '체험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로 출간되어 널리 읽혔으며, 이후 『시작은 어떻게』(С чего начиналось, 1979), 『전쟁의 문턱에서』(На пороге войны, 1971) 등으로 이어지는 회고록 연작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의 저술은 단순한 회고에 그치지 않았다. 『핵연료 야금학』(1968)은 우라늄·플루토늄·토륨의 특성과 가공 기술을 정리한 교과서로 오랫동안 표준 교재로 사용되었고, 『원자와 평화』(1967)는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대중에게 설명하는 교양서였다. 1966년부터 소련 과학아카데미 군축과학문제위원회 의장을 맡으면서는 『중성자 무기에 관하여』(1982), 『핵무기 비확산 문제』(1982), 『'우발적' 핵전쟁의 가능성에 관하여』(1985) 등을 통해 핵 군축과 비확산을 주제로 한 정책 저술을 남겼다. 기술자이자 행정가, 회고록 작가이자 군축 운동가로서 그의 저작들은 소련 핵 시대의 여러 얼굴을 한 몸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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