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드나야 볼랴 집행위원회 최후의 생존자, 20년 독방을 산 회고록 작가
「나는 자주 생각했다. 내 삶이 피고석 외에 다른 무엇으로 끝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매번 스스로 대답했다. 아니오!」 — 1884년 '14인 재판'에서
카잔현 귀족 가문 출신, 취리히 대학 의학부 수학 중 나로드니키 서클 '프리치'에 합류했다. 1879년 나로드나야 볼랴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알렉산드르 2세 암살 계획을 기획했으며, 1881년 거사 후 유일하게 체포를 피한 집행위원이었다. 1883년 배신으로 체포돼 슐리셀부르크 요새 20년 독방 수감 후 회고록 『Запечатлённый труд』(1921–22)로 혁명운동의 핵심 증언을 남겼다. 볼셰비키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소련에 남아 대숙청기 스탈린에게 옛 동지들의 구명 탄원을 썼다.
경력 연표
- 1872–1875취리히·베른 대학 의학부 수학, '프리치' 서클 참여
- 1876–1879사마라·사라토프현에서 '민중 속으로' 선전 활동, 펠처 근무
- 1879–1883나로드나야 볼랴 집행위원; 알렉산드르 2세 암살 기획
- 1883–1884체포, '14인 재판' 사형 선고 후 무기징역 감형
- 1884–1904슐리셀부르크 요새 독방 20년 수감
- 1906–1915해외 망명, 파리 정치범구제위원회 조직
- 1917전러시아 농민대표소비에트 집행위원, 제헌의회 후보
- 1921–1932『Запечатлённый труд』 출간, 구(舊)정치범 협회 활동
관련 역사 사건
『Запечатлённый труд』: 혁명의 기록문학
피그네르의 회고록 『Запечатлённый труд』(1921–22, 전2권)는 나로드나야 볼랴 운동에 관한 가장 중요한 1차 문헌으로 꼽힌다. 원고는 슐리셀부르크 요새 독방에서 구상되었으나 집필은 1904년 석방 후 시작되어 20년 가까이 다듬어졌다. 1권은 귀족 소녀에서 집행위원이 되기까지의 성장 서사(취리히 유학, '민중 속으로', 암살 기획)를 담고, 2권 '시계가 멈춘 시간들'은 20년 독방 수감의 내면을 묘사한다. 이반 부닌은 그 문체를 두고 '이 사람에게서 글쓰기를 배워야 한다'고 평했으며, 초판은 모스크바의 사회주의계 출판사 '자드루가'에서 간행되었다. 소비에트 시기에는 7권 전집(1932)의 중심을 이루며 혁명운동사의 정전으로 자리 잡았으나, 테러리즘을 미화한다는 이유로 스탈린 말기에는 절판되었다. 냉전기 영역본은 서방의 러시아 혁명운동 이해에 결정적 창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