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형 성장
K-Shaped Growth
경기 침체 이후 회복 국면에서 계층·산업·기업별로 회복의 속도와 방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를 알파벳 'K'자에 빗댄 용어다. 상층부는 자산 가격 상승과 원격근무 전환 가능성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하는 반면, 하층부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더 악화되어 하나의 경제가 두 갈래 경로로 갈라진다. 총생산이 늘어도 중위임금은 정체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회복기 미국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으며, 여러 경제학자가 예상한 U자·V자와 달리 회복 경로 자체가 분기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정 학술 이론이나 분류 체계가 정립된 개념이라기보다 비공식적 약칭이며, 한국에서는 2026년 들어 정책 담론의 핵심어로 자리 잡았다.
상세
어원과 확산
이 표현은 2020년 3월 피터 앳워터가 처음 글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처음에는 경제적 격차보다 '신뢰의 격차'에 주목했는데, 재택근무로 전환한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확실성과 통제감을 느낀 반면 간호사·트럭 운전기사·슈퍼마켓 노동자 등 직장에 나가야 하는 노동자는 불확실성과 무력감을 키웠다. 앳워터는 상층의 신뢰 회복이 성장을 이끌고 하층의 신뢰 하락이 부진한 성장을 낳으면서 경제가 상층과 하층 두 개의 궤도로 갈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그는 'Ivan the K'라는 필자에게 명칭을 붙인 공을 돌리면서 자신은 이를 처음 발표한 사람이라고 밝히고 있고, 일부 매체는 그를 용어를 만들어낸 경제학자로 소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단일한 창시자를 단정하기보다 대중화의 주된 인물로 서술하는 것이 정확하다.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미국의 K자형 회복은 1920년대 이후 볼 수 없던 수준의 부의 불평등을 낳았다. 중앙은행의 이례적 통화정책이 자산 버블을 만들면서 자산 보유 계층을 보호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블룸버그는 2020년 12월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에는 위대한 한 해, 인간에게는 약세장'이라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2021년 1월 자산 버블에 의존한 회복과 확대되는 부의 불평등이 정치·사회적 불안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도 용어 사용은 이어져 2025년에 널리 쓰였고, 2025년 11월 인터뷰에서 앳워터는 5년이 지나도 K자형 경제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수용
한국 정책 담론에서 K자형 성장이 전면에 나온 것은 2026년 초다. 2026년 1월 9일 경제성장전략 대국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한국이 'K자형 성장이라는 엄중한 도전'에 직면했고 'K자형 성장의 그늘이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모두의 성장'을 통한 'K자형 성장 극복'을 약속했다.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에서 경제가 K자형 회복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지속 가능한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2026년 성장전략은 청년·중소기업·지역·소상공인을 겨냥한 K자형 양극화 극복으로 정리되었고, 소상공인 저리 대출(최대 600만 원), 청년 AI 훈련, 청년미래적금(3년 최대 2,200만 원), 청년 월세 지원, 지역 성장거점('5극3특') 등이 포함되었다. 공식 통계에서는 소득 상·하위 20% 가구의 자산 격차가 조사가 시작된 2017년 이후 최고인 8.4배(상위 20% 평균 13억 3,651만 원, 하위 20% 1억 5,913만 원)를 기록했다.
구조와 원인
미국 은행(U.S. Bank)의 분석은 K자형 경제를 단순한 팬데믹 이후 회복 이야기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불균등한 경제적 회복탄력성의 패턴으로 본다. 가계 대차대조표, 노동시장 접근성, 세대별 부의 축적, 부문별 성과에서 나타나던 차이를 팬데믹이 더 선명하게 드러냈을 뿐이라는 것이다. 2025년 4분기 연준 분배 데이터에서는 상위 1%가 전체 부의 29.2%를, 하위 절반이 5.3%를 보유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025년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소비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해 사상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고 추정했다.
원인으로는 고소득 노동자와 대기업이 자본 여력·유연한 근무·이동성으로 반등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소상공인·대면서비스업이 뒤처지는 구조적 불평등, 기술과 자동화 및 원격근무 역량(AI가 격차를 증폭), 자산·주택 가격 상승이 자산 보유자에게는 이익이 되고 임차인에게는 비용이 되는 구조, 고소득층에 유리한 2025년 미국의 조세 우선순위와 의료 보조금·식품권 삭감 같은 정책 선택이 지목된다.
한국에서 K자형 회복이 특히 뚜렷하게 관찰되는 것은 산업구조의 이중성과 노동시장 분절 때문이며, 따라서 획일적 부양이 아니라 부문·계층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논평은 분기선을 수출·대기업·정규직·자산 보유·수도권 대 내수·중소기업·자영업·비정규직·비수도권·무자산으로 갈라 놓았다. 2025년 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감소했고, 반도체 집중도는 2025년 수출의 24.4%, 2026년 1월 1~20일 29.5%에 이르렀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KOSPI 시가총액의 35.4%를 차지했다. 석유화학·배터리·디스플레이·철강·가전은 중국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영업자 비중은 2024년 처음 20% 아래(19.8%)로 내려갔고 2025년 19.6%로 더 낮아졌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06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고 KOSPI는 장중 처음 5,000을 넘었다.
다른 회복 형태와의 구별
경기 침체와 회복의 형태는 통상 알파벳에 빗대 구분한다. V자형은 급격하고 짧은 침체 뒤 뚜렷한 저점을 지나 강하게 회복하는, 가장 정상적인 형태다. U자형은 저점이 더 길고 덜 뚜렷하며 추세로의 복귀가 느리다. W자형은 이중 침체를 뜻하고, L자형은 추세 성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심각한 침체로 가장 나쁜 형태다(예: 1990년 이후 일본). 제곱근 형태와 '나이키 스우시' 변형도 있다. K자형이 이들과 다른 점은 단일한 총량 경로가 아니라 한 경제 안의 부문 간 분기라는 데 있다.
전통적 V자·U자형 회복이 비교적 균일한 성장 경로를 따르는 것과 달리, K자형은 고소득 가구와 지식 기반 부문이 원격근무·자산 가치 상승·디지털 전환의 수혜를 입은 반면 저임금 노동자와 노동집약적 부문은 해고·장기적 혼란·취약한 완충 여력에 직면한 분기 경로를 반영한다.
2008년 위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가 이러한 분기 경제의 기원을 레이건 시대의 경제 재편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K자형 경제를 만든 구조적 단절이 2000년대 후반 세계금융위기 이후 더 분명히 관찰된다고 본다는 보도가 있다. 팬데믹 이전의 불평등이 팬데믹 이후의 결과를 규정했다는 점, 곧 부가 회복탄력성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K자형이 끝났다는 주장은 논쟁적이다. 2026년 8월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저소득층 임금 상승이 빨라졌다며 'K자형 경제는 끝났다'고 선언하고 'C자형' 경제를 언급했다. 경제학자들은 반박했다. 피터 오르자크는 K자형 경제의 종말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했고, 디온 스트릭랜드는 C자형으로의 상승보다 K자형 지속에 더 높은 확률을 두었으며, 마크 거틀러는 주식시장 호황이 주로 고소득층에 이익이 되는 '기울어진 K'를 말했다. 'C자형'은 경제학자들이 널리 쓰는 용어가 아니며, 일부 데이터(PNC, 미국소매협회)는 격차가 좁혀지고 있음을 보이면서도 'K자형 역학은 지속된다'고 본다.
사례
이 개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K자형 침체를 낳으면서 등장했다. 2020년 9월 3일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수전 클라크는 팬데믹에 적응한 IT·원격 근무와 교육·원격진료·식료품·제약 산업이 계속 성공한 반면 여행·엔터테인먼트·레저·접객업·외식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적 재난에 직면했다고 썼다. 2020년 9월 초 미국 금융서비스업은 팬데믹 이전 고용의 94%를 회복한 반면 레저·엔터테인먼트업은 75%에 그쳤다. 조 바이든은 2020년 9월 타운홀에서 K자형 회복을 언급하며 '정상에 있으면 아주 잘 되겠지만, 바닥이나 중간에 있으면 소득이 줄고 임금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11월 11일 인터뷰에서 앳워터는 K자형 경제가 5년 뒤에도 지속된다고 말했다. 투자 가능한 자산을 가진 이들에게는 이례적인 금융시장 성과와 탄탄한 주택 가치가 이어지는 반면, 바닥에 있는 이들은 임대료 연체, 심한 식품 물가 상승, '무거운 취약성의 더미'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 8명 중 1명이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 급여에 의존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PBS는 이 용어가 2020년 만들어져 2025년 널리 쓰였으며 1월 U.S. Bank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 년간 확대되어 온 불평등 추세를 부각한다고 서술했다.
출처
- 위키백과 (영문) Wikipedia entry on recession shapes defining K-shaped recession as where parts of society experience V-shaped recovery while others experience L-shaped stagnation; notes term arose from COVID-19 economic recovery
- economicshelp.org Economics Help glossary entry explaining K-shaped recovery as divergent post-recession paths where higher-income households experience rising incomes while low-income households stagnate; details structural inequality, technology, rising wealth, and policy as causes
- marketplace.org Marketplace interview with Peter Atwater (College of William and Mary), who helped popularize the term during COVID-19, describing the K metaphor as originating from a divergence in confidence between white-collar remote workers and blue-collar in-person workers
- kbthink.com KB Think Korean Economic Dictionary entry defining K-shaped recovery (K자형 회복) as post-recession polarization in recovery speeds and directions across industries, firms, and classes; notes Korea's industrial dualism and labor market segmentation make it especially pronounced
- news.einfomax.co.kr Yonhap Infomax article citing US Chamber of Commerce's Susan Clark on the K-shaped recovery concept during COVID-19
- 위키백과 (영문)
- economicshelp.org
- kbthink.com
- pbs.org
- globaltimes.cn
- marketplace.org
- hani.co.kr
- yonhapmidas.com
- usbank.com
- cnbc.com
- news.einfo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