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이카
Sloika
안드레이 사하로프가 1948년 가을에 고안한 소련 최초의 열핵무기 설계 개념이다. 핵분열 물질(우라늄-238)과 핵융합 연료(중수소화 리튬-6)를 교대로 층층이 쌓아 구형으로 배치한 단일단 폭탄으로, 러시아어로 '겹케이크'를 뜻한다. 진정한 2단계 수소폭탄(텔러-울람 설계)과 달리 핵융합 반응은 주로 핵분열을 증폭시키는 역할에 그쳐 메가톤급으로 확장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를 지녔다.
상세
물리적 원리
슬로이카는 구형 대칭 구조로, 중심에 우라늄-235 또는 플루토늄으로 된 핵분열 '점화기'(약 50kt급)를 두고, 그 주위를 중수소화-삼중수소화 리튬-6(Li6DT) 층과 천연 우라늄(U-238) 층이 교대로 감싼다. 바깥쪽의 재래식 고성능 폭약이 전체 구를 안쪽으로 균일하게 압축(내파)하면, 중심부 핵분열 반응이 먼저 일어나고, 이때 발생한 고온과 중성자 플럭스가 인접한 핵융합 층을 점화한다. 우라늄 층은 밀도가 높아(폭약 대비 약 12배) 핵융합 연료의 팽창을 늦추고 농도와 온도를 높이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며, DT 반응에서 생성된 14MeV 고속 중성자는 다시 우라늄-238을 핵분열시켜 전체 위력을 증대시킨다. 사하로프의 동료들은 이 우라늄 층의 압력 증폭 효과를 '사하리자치야(сахаризация)'라고 불렀다.
개발 경과
사하로프는 1948년 9~10월경 첫 소련 원자폭탄 RDS-1의 설계를 접한 직후 이 구상을 독자적으로 떠올렸다. 1949년 3월 비탈리 긴즈부르크는 액체 중수소 대신 중수소화 리튬-6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고('제2의 아이디어'), 이는 핵융합 효율을 크게 높였다. 설계는 RDS-6s라는 암호명으로 개발되었으며, 1953년 8월 12일 세미팔라틴스크 실험장에서 시험되어 400킬로톤의 위력을 기록했다(미국 코드명 Joe-4). 이 중 약 15~20%만이 핵융합에서, 나머지는 핵분열에서 발생했다.
한계와 의의
슬로이카는 항공기 탑재가 가능한 실전용 무기였지만, 삼중수소 1,200g이 필요해 생산 단가가 극도로 높았고 저장 수명도 약 6개월에 불과했다. 결정적으로 단일단 내파 방식으로는 메가톤급 위력을 달성할 수 없었다. 소련은 이후 삼중수소를 배제한 RDS-27(1955년, 250kt), 그리고 진정한 2단계 열핵무기인 RDS-37(1955년 11월, 1.6Mt)로 이행했다. 그럼에도 슬로이카는 소련이 방사선 내파 원리를 이해하고 2단계 설계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실험적 디딤돌이었다.
관련 인물
관련 역사 사건
출처
- 위키백과 (러시아어) Russian Wikipedia: details on the Sloika design, alternating layers, Sakharov's 1948 conception, Ginzburg's lithium deuteride proposal, 400 kt yield, and the fundamental scaling limitation
- 위키백과 (영문) English Wikipedia: description of the Sloika as alternating layers of fission and fusion fuel, its test on 12 August 1953, comparisons to Teller's Alarm Clock and Ivy Mike, and legacy
- physicstoday.aip.org Physics Today (April 2017) by Alex Wellerstein and Edward Geist: detailed analysis of the Sloika's physical geometry, the fission/fusion ratio (~80/20), yield-to-weight ratio, and its role as a stepping stone to the two-stage design
- atomicarchive.com Atomic Archive: confirms Sakharov's independent conception in October 1948, the alternating uranium-deuterium layer principle, and Ginzburg's 1949 lithium-6 deuteride propos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