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여권의 민족란
Nationality entry in Soviet passports
1932년 12월 도입된 소련 국내 여권에 소지자의 민족을 적게 한 기재 항목. 처음에는 본인이 말하는 대로 적었으나 1938년부터 부모의 민족에 따라 적게 되었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러시아어로 흔히 「다섯째 칸(퍄타야 그라파)」이라 불렀다.
상세
1932년 12월 27일 소련 중앙집행위원회와 인민위원회의가 단일 여권 제도를 정하면서 함께 승인한 여권 규정은, 우선 도시와 노동자 거주지 등에 사는 16세 이상 주민에게 여권을 지니게 하고 이름, 출생 시기와 장소 다음 셋째 항목으로 민족을 적게 했다. 처음에는 받는 사람이 말하는 대로 적었으나, 1938년 4월 2일 내무인민위원부 회람 제65호는 부모의 「실제 민족적 출신」에 따라 적도록 했다. 1974년 8월 28일 각료회의 결정 제677호로 승인된 여권 제도 규정(새 여권은 1976~1981년에 교부)도 민족을 부모에 따라 적게 하고, 부모의 민족이 다르면 처음 여권을 받을 때 아버지나 어머니의 민족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했으며, 그 뒤로는 기재를 고칠 수 없다고 정했다. 여권은 16세가 되면 받았으므로 이 선택도 그때 이루어졌다. 반면 인구조사는 증명 서류를 요구하지 않고, 응답자가 스스로 속한다고 여기는 민족을 적었다.
「다섯째 칸」이라는 말은 엄밀히는 여권이 아니라 여권 발급의 근거가 된 내무부 여권 기관의 간부 인사 기록표, 그리고 모든 국가 기관 인사 부서가 쓰던 같은 기록표의 다섯째 항목에서 나왔다. 1953~1973년 양식의 여권에서는 민족이 셋째, 사회적 신분이 다섯째 항목이었다. 이 말은 흔히 유대인임을 에둘러 가리키는 데 쓰였다. 스탈린 시기에는 민족을 기준으로 한 탄압과 민족 전체의 강제 이주가 벌어졌고, 그 뒤에도 유대인·독일인·크림 타타르인 등은 대학과 대학원 입학, 채용, 승진, 해외여행에서 공표되지 않은 차별을 받았다. 「다섯째 등급 장애인」이라는 반어적 표현은 여기서 생겼다.
러시아 연방은 1997년 7월 8일 정부 결정 제828호로 새 여권을 정했고, 그해 10월 1일부터 교부된 이 여권에는 민족란이 없다. 1993년 헌법 제26조는 누구나 자신의 민족 소속을 스스로 정하고 밝힐 권리가 있으며, 누구도 이를 정하거나 밝히도록 강요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