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멸 (소설)
The Rout (novel)
알렉산드르 파데예프의 1927년 장편소설. 내전기 연해주의 적색 빨치산 부대가 일본군과 카자크에게 쫓겨 습지를 건너고, 매복을 뚫고, 열아홉 명만 남는 이야기다. 작가 자신의 빨치산 경험에서 나왔고, 소련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보기로 학교 교과서에 들었다.
상세
무슨 이야기인가?
연해주의 빨치산 부대가 마을에 오래 머물며 평화에 길들어 있다. 지휘관 레빈손이 전령 모로즈카에게 편지를 전하라고 하자 그는 다른 사람을 보내라고 투덜댄다. 레빈손은 그럼 총을 내놓고 떠나라고 조용히 말한다. 광부 출신으로 모든 일을 생각 없이 해 온 모로즈카는 부대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편지를 들고 간다.
가는 길에 그는 일본군에게 쫓긴 부대가 버리고 간 부상병을 업어 온다. 도시에서 영웅이 되려고 빨치산이 된 청년 파벨 메치크다. 야전병원에서 메치크와 모로즈카의 아내 간호사 바랴 사이가 가까워지고, 모로즈카는 난생처음 질투를 느낀다. 그는 멜론을 훔치다 들켜 마을 집회에서 쫓겨날 뻔하지만 다시는 빨치산과 광부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일본군이 다가와 부대는 후퇴해야 한다. 가장 잔인한 장면이 여기서 나온다. 데려갈 수 없는 중상자 프롤로프에게 레빈손과 의사가 독약을 먹이기로 한다. 메치크가 우연히 듣고 막으려 하지만, 프롤로프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받아 마신다. 정찰을 나간 메텔리차는 붙잡혀 심문을 받다 카자크 지휘관에게 달려들어 총에 맞아 죽는다. 부대는 뒤쫓기다 늪에 막혀 통나무 길을 깔고 건넌다.
마지막에 메치크가 척후로 나갔다가 카자크를 만난다. 그는 동료에게 알리기가 무서워 그대로 도망친다. 뒤따르던 모로즈카가 약속대로 세 발을 쏘아 경고하고 죽는다. 부대는 돌파했으나 열아홉 명만 남는다.
왜 소련의 필독서가 되었나?
1979년까지 255회, 약 1,600만 부가 찍혔고 소련 학교의 의무 교과에 들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본보기로 치켜세워졌는데, 정작 이 소설의 힘은 영웅담이 아니라 고민하는 지휘관과 패배에 있다. 레빈손은 모두에게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의심하고 흔들린다. 광부 모로즈카가 죽고 책 읽은 도시 청년 메치크가 살아남는 결말은, 누가 혁명을 끝까지 지탱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답이다. 동시에 그 혁명이 부상병을 독살해야 했다는 것도 숨기지 않는다.
작가는 어떤 경험을 했나?
파데예프는 1919년 공산주의 특별 부대에 들어가 1921년까지 극동에서 싸웠고, 인물들에게는 실제 원형이 있다. 레빈손의 원형은 이오시프 펩즈네르다. 처음에는 습작 「메텔리차」로 시작했고, 로스토프의 신문사 건물에 살며 썼다.
이 소설은 검열로도 깎였다. 파벨 레베데프-폴랸스키는 출판 허가를 내준 검열 기관을 비판하며 “허용할 수 없는 말과 표현”을 수십 개 꼽았고, 다음 판들에서 욕설과 음담이 지워졌다. 고리키는 소렌토에서 “파데예프의 책은 대단한 재능으로 쓰였다”고 칭찬했다. 파데예프는 뒤에 소련 작가동맹의 수장이 된다.
영상으로 찾아본다면?
1931년 니콜라이 베레스네프의 영화, 1958년 《우리 아버지들의 젊은 시절》이 있다. 1969년에는 마르크 자하로프가 마야콥스키 극장에서 무대에 올려 아르멘 지가르하냔이 레빈손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