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우타스 란츠베르기스

Vytauta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1932–

제국에서 걸어 나간 첫 나라를 이끈 음악학자

1990년 3월 11일 밤, 독립 회복법이 반대 없이 가결되자 의장석의 그가 선언했다. 리투아니아는 다시 독립국가라고. 소련에서 걸어 나간 첫 공화국이었고, 크렘린이 받은 첫 탈퇴 통보였다.

리투아니아의 음악학자로 화가이자 작곡가 추를료니스 연구의 권위자였다. 1988년 개혁운동 사유디스의 창립에 참여해 의장이 되었고, 1990년 3월 11일 리투아니아 최고회의 의장으로서 독립 회복법을 통과시켜 소련에서 이탈을 선언한 첫 공화국의 국가수반이 되었다. 모스크바의 경제 봉쇄와 1991년 1월의 유혈 진압 시도를 버텨 내며 독립을 지켰고, 이후 세이마스(국회) 의장과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며 리투아니아 우파의 원로로 남았다.

경력 연표

관련 역사 사건

추를료니스의 연구자, 정치와 가장 먼 곳에서 온 지도자

비타우타스 란츠베르기스는 1932년 카우나스의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저명한 건축가로 반나치 저항운동에 가담했던 인물이고, 집안 전체가 리투아니아 문화 민족주의의 계보에 속했다. 그는 음악의 길을 택해 빌뉴스음악원의 교수가 되었고, 리투아니아의 국민 예술가인 화가 겸 작곡가 미칼로유스 추를료니스 연구에 평생을 바쳐 이 분야의 국제적 권위자가 되었다.

소비에트 리투아니아에서 민족 문화 연구는 그 자체로 조용한 저항의 성격을 띠었다. 추를료니스의 그림과 음악을 강의하는 일은, 이 나라에 소련 이전의 독자적 문화가 있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일이기도 했다.

1988년 6월 개혁 지식인들이 사유디스(운동)를 결성했을 때, 쉰여섯의 이 음악학 교수는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해 그해 11월 의장이 되었다. 당료도 경제학자도 아닌 음악학자가 독립운동의 사령탑이 된 것은, 발트의 저항이 무엇보다 문화와 기억의 저항이었음을 보여 주는 상징이었다.

1990년 3월 11일, 그리고 봉쇄와 바리케이드의 열 달

1990년 2월 소련 최초의 자유 총선급 선거에서 사유디스가 압승하자, 새 최고회의는 란츠베르기스를 의장으로 뽑고 첫 회의에서 독립 회복법을 가결했다. 1940년의 병합이 원천 무효이므로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한다는 법리였다. 고르바초프는 무효 선언과 최후통첩으로, 이어 원유와 가스를 끊는 경제 봉쇄로 응수했다.

봉쇄의 겨울을 버티던 1991년 1월, 소련군과 특수부대가 빌뉴스의 방송 시설을 장악하러 왔다. 란츠베르기스는 라디오로 시민들에게 의사당을 지켜 달라 호소했고, 수만 명이 콘크리트 블록과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쌓았다. TV 송신탑에서 14명이 죽었지만 의사당은 지켜졌고, 2월 국민투표에서 90% 넘는 유권자가 독립을 확인했다.

협상 상대로서 그는 모스크바에게 악몽이었다. 법리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그의 완고함을 고르바초프는 광신이라 불렀고, 리투아니아인들은 바로 그 완고함 덕에 독립이 흥정거리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1991년 9월, 소련 국가평의회가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승인했다.

독립 이후, 화해하지 않는 원로

독립의 영웅에게 민주주의는 곧바로 청구서를 내밀었다. 1992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경제난에 지쳐 브라자우스카스의 옛 공산당 계열에 압승을 안겼고, 란츠베르기스는 야당 지도자가 되었다. 독립을 이끈 사람이 첫 자유선거에서 밀려나고 옛 공산당원이 대통령이 되는 이 반전은, 발트 민주주의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역설적 증명이기도 했다.

그는 조국연합(보수당)을 이끌며 1996년부터 세이마스 의장을 지냈고, 리투아니아의 나토·유럽연합 가입을 일관되게 밀었다. 2004년부터는 유럽의회 의원으로 옮겨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하는 유럽 무대의 목소리가 되었다. 손자 가브리엘류스 란츠베르기스가 훗날 외무장관이 되면서 이 성은 리투아니아 정치의 한 왕조가 되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갈린다. 원칙을 꺾지 않아 나라를 지킨 도덕주의자라는 존경과, 타협을 모르는 분열적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다만 1990년 3월의 그 밤에 관해서라면 논쟁의 여지가 없다. 제국의 해체는 빌뉴스의 그 의사당에서 시작되었다.

← 카드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