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소설)
Cement (novel)
표도르 글라드코프의 1925년 장편소설. 내전에서 돌아온 적군 병사 글레프 추말로프가 멈춘 시멘트 공장을 다시 돌리려 싸우는 동안, 아내 다샤는 집을 떠나 여성부 활동가로 자기 삶을 세운다. 소비에트 ‘생산 소설’의 첫 본보기 가운데 하나로, 판을 거듭할수록 작가 스스로 문장을 깎아 냈다.
상세
무슨 이야기인가?
1921년 3월, 네프가 막 선포된 남쪽 항구 도시. 적군 병사 글레프 추말로프가 3년 만에 공장 마을로 돌아온다. 그가 일하던 거대한 시멘트 공장은 멈춰 있고, 장비는 도둑맞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염소를 치고 남은 기계로 라이터를 만들어 판다. 집도 달라졌다. 아내 다샤는 여성부 일로 거의 집에 없고, 딸 뉴르카는 아이들이 굶주리는 고아원에 맡겨져 있다. 다샤에게는 그가 모르는 생각과 그가 모르는 3년이 있다.
글레프는 공장을 돌리는 것만이 사람들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당 세포 책임자가 되어 땔감 운반용 궤도를 고치기 시작한다. 공장을 설계한 늙은 기사 클레이스트를 끌어들인다. 궤도가 거의 다 되었을 때 카자크 마을에서 모인 ‘백록(白綠)’ 도당이 노동자들을 습격해 부숴 버린다. 도시에는 네프가 불러온 상점과 식당이 다시 문을 열고, 나라를 떠날 수 없다고 깨달은 백군들이 배를 타고 돌아와 받아 달라고 한다.
다음 적은 내부에 있다. 경제위원회의 전문가들은 지침을 대며 일을 늦춘다. 글레프가 직접 관료들을 상대하러 다녀오니 공장 공사는 모두 중단되어 있다. 그는 위의 허가 없이 복구를 이어 가자고 호소한다. 그러나 그 사이 고아원에서 뉴르카가 죽었다. 당 숙청 위원회가 와서 조금만 의심스러워도 쫓아낸다. 여성부 책임자 폴랴 메호바는 집행위원장 바디인에게 폭행을 당한다. 다샤는 그를 돌보러 집을 나가고, 부부는 끝내 옛날로 돌아가지 못한다. 공장은 10월 혁명 4주년 기념일에 다시 돌아간다. 수천 명이 모인 집회에서 바디인과 추말로프가 나란히 연설한다.
무엇이 새로웠나?
영웅이 전쟁이 아니라 복구 현장에 섰다는 점이다. 글라드코프는 실제로 노보로시스크에서 시멘트 공장의 당 세포에 소속되어 복구 일을 거들었다. 그러다 1921년 “지식인이자 멘셰비키”로 당에서 쫓겨났다가 소설이 나온 뒤에 복당했다. 첫판 1만 부가 한 달 만에 팔렸고, 1926~1927년에 10판이 나왔으며, 52개국에서 출판되었다.
오늘 읽을 때 더 흥미로운 줄기는 다샤다. 혁명이 낳은 새 일상, 새 가족의 문제가 공장과 나란히 간다. 글레프의 질투, 아이를 잃는 어머니, 혁명 지도자에게 폭행당하는 여성 활동가가 소설에 그대로 나온다. 현대 연구자 N. A. 그로즈노바는 이 작품을 인간의 불행으로 가득 찬 깊은 비극으로 읽는다.
비평은 어떻게 갈렸나?
고리키와 아나톨리 루나차르스키는 지지했고, 루나차르스키는 10월 혁명 이후 10년의 좋은 책으로 꼽으면서도 문체의 작위를 지적했다. 오시프 브리크는 혹독했다. 글레프는 아킬레우스요 롤랑인데 글레프 추말로프가 없고, 다샤는 잔 다르크인데 다샤 추말로바가 없다는 것이다. “좋은 요리책에 나오는 재료는 다 있는데 익히지 않았다”고 그는 썼다.
왜 소설이 계속 바뀌었나?
판마다 내용이 변했다. 검열은 굶주림만이 아니라 일상처럼 벌어지는 식인까지 말하던 대목을 잘랐다. 그래도 “우리에겐 레닌이 있다”며 정당화하던 대목이었다. 1932년까지의 모든 판, 수십만 부는 1930년대 중반에 회수되었다. 작가도 스스로 고쳤다. 1934년판과 1940년판을 내면서 문체를 단순하게 하고 인물을 더 크게 신화화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요구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드문 자료다. 원고에 가장 가까운 초기본이 문학적으로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가 있다.
영상으로 찾아본다면?
1927년 블라디미르 빌네르의 영화는 전하지 않는다. 1973년에 알렉산드르 블랑크와 세르게이 린코프가 2부작 텔레비전 영화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