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불가능성 테제
unreformability thesis
소련 체제가 태생적 결함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개혁될 수 없었으며, 따라서 붕괴가 불가피했다고 보는 역사학적 입장. 마틴 말리아와 리처드 파이프스로 대표되는 전체주의 학파가 주창했으며,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실패를 이 테제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다. 스티븐 코언은 2004년 논문에서 이 주장을 '비개혁가능성 테제'라고 명명하고, 소비에트 체제의 각 구성 요소가 1985~1991년 사이 실제로는 놀라울 만큼 개혁 가능했음을 보여주며 반박했다.
상세
1989~1991년의 붕괴를 목격한 뒤, 서방의 많은 소련 연구자와 논평자에게는 이미 준비된 답이 있었다. 소련 체제는 개혁이 불가능했고, 따라서 스스로의 고칠 수 없는 결함 때문에 파멸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이다. 이탈리아의 역사가 주세페 보파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실패를 다룬 분석에서, 사후에 '소련의 개혁불가능성에 관한 테제'가 소련 안팎으로 널리 퍼졌다고 기록했다. 러시아의 역사가 알렉산드르 세묘노프는 이 테제를 전체주의 패러다임의 산물로 배치한다. 냉전기의 이데올로기적 논쟁 속에서 형성된 이 패러다임에서 소련의 붕괴는 잘못된 원리 위에 세워진 국가의 필연적 결말로 제시된다. 이데올로기 지배와 소수(노멘클라투라)가 다수를 지배하는 독재라는 규정으로부터, 원칙적으로 개혁이 불가능하고 군비경쟁과 정보사회의 도전에 적응할 수 없다는 결론이 따라나온다. 마르틴 말리아와 리처드 파이프스가 대표적 주창자로 꼽힌다.
스티븐 코언은 2004년 논문에서 이 입장을 '비개혁가능성 테제'라고 명명하고 그것을 떠받치는 논증을 네 갈래로 정리했다. 첫째는 소련의 '원죄', 곧 기형적 이데올로기와 불법적 기원, 저지른 범죄가 체제를 영구한 악으로 만들어 발전 능력을 앗아갔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소련의 종말 자체가 개혁불가능성을 증명한다는 주장으로, 코언은 이를 모든 죽음이 불치병의 결과라고 가정하는 것에 비유하며 결과로부터 거꾸로 역사를 읽는 후향적 결정론이라고 비판했다. 셋째는 체제가 개혁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리라는 주장으로, 단일한 노멘클라투라가 특권을 위협하는 어떤 변화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제에 기초한다. 넷째는 소련 체제와 민주주의가 상호 배타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코언의 반론은 체제의 각 구성 요소가 1985~1991년에 실제로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묻는 데서 출발한다. 공식 이데올로기, 당과 그 독재, 전국적인 소비에트망, 국가 독점 경제, 공화국 연방이라는 요소들은 모두 놀랄 만큼 개혁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1985~1990년의 주요 정치·경제 개혁은 정치국, 중앙위원회, 전연방 당협의회, 두 차례 당대회 등 노멘클라투라의 최고 기관에서 제안되고 토론되고 비준되었다. 이 기관들은 자신들의 노멘클라투라적 우위를 보장하던 관행, 곧 모든 요직을 임명으로 채우던 관행을 폐지하고 선거를 도입하는 데까지 투표했다. 코언은 또한 1991년 전후를 '아래로부터의 반소련 혁명'으로 서술하는 데 반대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련 시민의 압도적 다수(약 80 퍼센트)는 여전히 시장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국유제, 국가의 시장 규제, 물가 통제, 고용 보장, 무상 교육·의료 같은 기본 가치를 지지했다. 1991년 3월 소련 인구의 93 퍼센트를 포괄한 국민투표에서 76.4 퍼센트가 연방 유지를 찬성했다.
보파는 이 결정론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결정론적 해석은 브레즈네프나 수슬로프 같은 가장 강경한 보수적 입장에 오히려 긍정적 평가를 부여한다. 그들 자신이 어떤 변화든 시작되면 소련 사회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믿었고, 바로 그 믿음으로 개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보파는 결과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이 특정 시점에 내린 선택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종말이 필연이었다는 테제에 맞서, 코언의 논문에는 다섯 명의 학자가 반론을 제기했고 논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인물
관련 역사 사건
출처
- Stephen F. Cohen, "Was the Soviet System Reformable?" Slavic Review 63, no. 3 (Fall 2004): 459–488 — coined the term "nonreformability thesis" and critiqued its ideological, conceptual, and historical assumptions.
- Джузеппе Боффа, От СССР к России: История неоконченного кризиса, 1964–1994 (Москва: Международные отношения, 1996), гл. VIII — discusses the post-perestroika spread of the "тезис насчет нереформируемости СССР" and critiques its determinism.
- Александр Семенов, "Чем был Советский Союз и что означает его распад: дискуссии западных историков," Неприкосновенный запас, № 6 (2001) — situates the unreformability thesis within the totalitarian paradigm, identifying Malia and Pipes as its key exponents.
- Стивен Коэн, "Можно ли было реформировать советскую систему," Скепсис (русский перевод статьи из Slavic Review) — Russian translation of Cohen's article, using "нереформируемость советской системы" throughout.
- gumer.info
- magazines.gorky.media
- scepsis.net
- cambridg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