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ocene / Капиталоцен

자본세

Capitalocene

'인류세'에 맞선 생태마르크스주의적 대항 개념. 기후위기의 원인을 추상적 '인류'가 아니라 끝없는 축적을 강제하는 자본주의 세계생태계에서 찾는다. 2009년 안드레아스 말름이 처음 제안했고 제이슨 W. 무어, 도나 해러웨이 등이 발전시켰다. 지질 시대 구분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지구사적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문제틀이라는 점을 제창자들은 강조한다. 말름은 '화석 자본' 이론으로, 무어는 값싼 자연의 세계생태학으로 각각 설명한다.

상세

개념과 기원

자본세론은 21세기 초 인류세 제창자들과 생태마르크스주의·생태페미니즘 연구자들의 대화 속에서 형성되었다. 대기화학자 파울 크루첸이 2002년 인류세를 제안하며 인간 활동에 의한 장기적 대기 변동의 새 시대를 말했고, 이에 대한 비판으로 자본세가 나왔다. 생태마르크스주의 자체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후기 저술, 특히 마르크스의 '사회적 물질대사'와 엥겔스의 '자연의 복수'로 거슬러 올라가며, 20세기 후반 제임스 오코너의 '자본주의 제2모순'과 존 벨라미 포스터의 '물질대사 균열' 연구로 되살아났다.

용어는 2009년 룬드 대학 박사과정생이던 안드레아스 말름이 만들었고 사적 통신을 거쳐 도나 해러웨이와 제이슨 W. 무어에게 퍼졌다. 2010년대 초중반 두 가지 구상이 동시에 형성되었다. 말름의 구상에는 알프 혼보리와 사이토 고헤이가 합류했고 물질대사 균열 학파와 대체로 연결된다. 무어의 구상에는 해러웨이가 동조했다. 두 입장의 차이는 자본주의 기원의 시대구분과 결정적 분석 단위, 즉 잉글랜드냐 대서양 세계냐에서 비롯된다. 말름은 로버트 브레너의 '정치적 마르크스주의'에 가깝고, 무어는 세계체계 분석과 거리를 두면서도 제국주의적 '정치적 축적'에 관해서는 월러스틴과 견해를 같이한다.

두 가지 구상

말름에게 자본세는 '화석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로, 화석연료 소비의 증가에 기반한 자기지속적 성장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의 지속적 증가를 특징으로 한다. 그는 크루첸을 따라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난화를 이 시대의 규정적 속성으로 보되 다른 환경 파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대구분에서는 크루첸과 갈라져, 와트의 증기기관이 아니라 19세기 2/4분기 영국 면직업에서 증기력이 주된 동력원으로 자리잡은 시점을 기점으로 삼는다. 화석 동력의 채택은 인구 증가 같은 인간의 내재적 충동이나 증기의 자명한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영국 방직업 공장주가 생산에 대해 얻는 통제의 정도 때문이었다.

무어는 자본세의 개시를 16세기 동안의 경관 변화에서 규모·속도·범위가 급진적으로 전환된 시점, 즉 자본주의 세계생태계의 출현과 연결하며 1450년경부터의 막대한 가속을 말한다. 다만 같은 문헌이 다른 곳에서는 그가 '자본생성적' 위기의 여명을 17세기(약 1550~1700년)로 잡는다고 서술하므로, 이 연대는 확정된 단일 연도가 아니라 그 자신의 정식화로 제시해야 한다. 무어의 설명은 음식·노동·에너지·원료라는 '값싼 자연'의 전유를 중심에 놓으며, 이는 원시적 축적이나 상품화, 무산자화만큼 근본적이다. '네 가지 값싼 것'은 가치 교환의 장부에서 빠져 거의 무상으로 전유되었고, 이는 사회와 자연을 나누는 근대 초기의 이데올로기적 구분, 그가 데카르트적 이원론과 동일시하는 구분에 힘입었다. 그는 볼리비아 포토시 은광을 값싼 자연 전유의 초기 사례로, 발트해 삼림 벌채와 네덜란드 간척, 중부 유럽과 안데스의 광업 확대, '사회'가 아니라 '자연'으로 분류된 사람들의 노예화를 그 사례로 든다. 증기 산업의 부상이나 19세기 탄소 농도 상승을 시작점으로 보는 것은 수백 년 앞서 등장한 체계의 지연된 결과를 시점으로 삼는 오류라고 본다.

해러웨이는 무어의 정식화와 시대구분에 대체로 동의하되 안나 칭을 따라 인류세를 시대라기보다 '경계 사건'으로 보고 그 너머의 '크툴루세'를 상상할 것을 주장한다. 그녀는 자본세가 우리 시대에 가장 적절한 용어라고 보면서도 '근본주의적 마르크스주의'의 어법으로 서술된 버전과는 거리를 둔다.

구분과 관계

인류세는 본래 홀로세 다음의 지질 시대 제안이었고, 2024년 국제층서위원회와 국제지질과학연합이 이를 지질 시대 단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인류세는 비공식적으로 쓰이며 시작 시점도 신석기 혁명부터 1960년대까지 제안되었고, 크루첸의 대중화(2000)는 증기기관을 약 1780년으로 잡았다. 대안적 '-세' 명칭들은 대체로 사회과학자들이 제안한 데 비해 인류세만이 지질 연대표에 정식 추가될 후보로 제안되었다.

플랜테이션세와 크툴루세는 인류세·자본세 비판에 대한 응답으로 나왔다. 플랜테이션세는 2014년 10월 안나 칭, 도나 해러웨이, 케네스 올비그, 이시카와 노부루, 스콧 길버트의 녹음된 대화에서 만들어졌으며, 플랜테이션이 자본주의에 앞서므로 플랜테이션 체계와 그 장기적 영향이 현재 기후변화를 낳은 전환이라고 본다. 해러웨이 등은 이를 인류세·자본세·크툴루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하는 '이야기'로 다루었다. 자본세 개념에서 출발해 정착민 식민주의와 플랜테이션 농업, 노예제를 설명하려 한 시도이며, 다른 명칭으로 페르디낭의 네그로세, 해러웨이의 크툴루세, 앵글로세 혹은 올리간트로포세 등이 있다. 자본세는 디그로스, 생태사회주의, 생태경제학, 환경사, 세계생태학, 탈자본주의, 쓰레기 사회와 나란히 놓인다.

비판과 사례

디페시 차크라바르티는 자본세·인류세 용어 논쟁을 '시시한' 논쟁으로 일축했고, 피터 수토리스는 인류세가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옹호했다. 흔한 반론은 사회주의 또는 자칭 사회주의 체제의 환경 파괴, 그중에서도 소비에트 계획 결정으로 아랄해가 사라진 사례를 든다. 철학자 세르주 오디에는 《생산주의의 시대》(2019)에서 '자본세'를 말하려면 '사회세'나 '공산세'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름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환경 기록이 나쁨을 인정하되 그러한 체제가 거의 모두 붕괴했으므로 이 문제의 시급성은 훨씬 줄었다고 답하고, 무어는 동구권 국가들을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준주변부로 보아 나름대로 자본세의 일부라고 본다. 사회학자 주자 길레는 세계체계 접근으로 '사회세'를 연구하며 산업 폐기물과 폐기물 발생 공정이 제국주의 핵심부에서 사회주의 진영으로 외주화된 과정을 다룬다. 빅토르 쿠르는 《세계의 광기》에서 자본세를 검토한 끝에 거부하며, 말름의 화석산업 중심 논의가 그 이전 상업 자본주의를 지운다고 보고 20세기 사회주의의 환경 기록을 문제 삼으며, 자본주의적 동학은 '개인들 사이의 다형적이고 편재하는 지배 관계'의 한 사례에 불과하므로 자본주의의 종식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례로 말름은 1820년경 맨체스터의 매코넬 앤 컴퍼니 방직 공장에서 화석연료가 영국 섬유산업의 일반화된 동력원으로 처음 쓰인 점, 1825년 공황과 직조공 임금의 붕괴가 증기 기계화의 배경이 된 점, 1824년부터 그리녹에 설치된 로버트 톰의 산업용 급수 체계가 더 값쌌음에도 증기를 택하면서 포기된 점을 들어 증기의 부상이 경제적으로 필연적이지 않았음을 보인다.

기초 문헌으로 제이슨 W. 무어가 엮은 《인류세인가 자본세인가? 자연, 역사, 자본주의의 위기》(PM Press/카이로스, 2016년 5월, 240쪽)가 있다. 이 책은 인류세 사고의 문제를 진단하고 '자본의 시대'로서 자본세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무어, 아일린 크리스트, 도나 J. 해러웨이, 저스틴 맥브라이언, 엘마르 알트파터, 대니얼 하틀리, 크리스천 파렌티 등이 필자로 참여해 자연·자본·권력을 결합하는 '세계생태학'으로 논의를 틀짓는다. 무어는 빙엄턴 대학교의 환경사·역사지리학자로 세계생태학 연구집단을 이끌며 《생명의 그물 속의 자본주의》(Verso, 2015), 《Capitalocene o Antropocene?》(Ombre Corte, 2017), 라즈 파텔과 함께 쓴 《일곱 가지 값싼 것의 세계사》(캘리포니아대출판부, 2017)를 냈다. 말름은 스웨덴의 언론인·학자로 룬드 대학 인간생태학 선임강사 겸 인문지리학 부교수이며 스스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밝힌다. 2014년 룬드 대학에서 알프 혼보리의 지도로 사회경제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을 고친 《화석 자본》(Verso)으로 2016년 도이처 기념상을 받았다. 용어는 등장 이래 건축, 문학 분석, 디지털 연구, 교육학에서도 쓰였다.

출처

  1. 위키백과 (영문) comprehensive overview of the concept's origins, Malm vs. Moore periodization debates, and criticisms
  2. pmpress.org Anthropocene or Capitalocene? Nature, History, and the Crisis of Capitalism (PM Press, 2016), the foundational edited volume
  3. jasonwmoore.com Jason W. Moore's official page confirming his position at Binghamton University and his key publications on the Capitalocene
  4. 위키백과 (영문)
  5. pmpress.org
  6. jasonwmoore.com
  7. 위키백과 (영문)
  8. 위키백과 (영문)
  9. 위키백과 (영문)
← 용어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