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독교민주연합
Christian Democratic Union of Germany
1945년 전후 독일 각지에서 가톨릭과 개신교를 아우르는 기독교 정당으로 세워진 중도우파 정당. 1950년 연방 차원의 당으로 결집했고, 콘라트 아데나워·헬무트 콜·앙겔라 메르켈 정부를 이끌며 서독과 통일 독일의 집권당 노릇을 오래 했다. 바이에른에서는 자매 정당 기독교사회연합(CSU)이 그 자리를 맡는다.
상세
독일어 출처에 따르면 1945년 나치 독재가 무너진 직후 베를린·쾰른·프랑크푸르트·뮌헨 등지에서 서로 연락 없이 거의 동시에 기독교민주 정당이 생겨났다. 베를린에서는 6월 26일 창당 호소문 「독일 국민이여!」가 발표되었고, 라인란트와 베스트팔렌에서는 9월에 당이 섰다. 호소문 서명자는 대부분 나치에게 박해받은 사람이었고, 첫 당수 안드레아스 헤르메스는 1944년 7월 20일 히틀러 암살 기도에 연루되어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1945년 4월 풀려난 인물이었다. 당은 가톨릭 중앙당의 한계를 넘어 개신교도까지 아우르려 했고, 중앙당 출신인 아데나워를 비롯해 보수·자유주의 정당 출신도 합류했다.
1947년 영국 점령지구 당이 만든 알렌 강령은 「기독교 사회주의」의 이름으로 자본주의 질서에서 벗어나자고 했으나, 1949년 뒤셀도르프 지침은 사회적 시장경제를 내세웠다. 1949년 첫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민·기사 연합은 31.0%로 사회민주당(29.2%)을 앞섰고, 아데나워가 9월 15일 한 표 차로 초대 총리가 되었다. 1950년 5월 쾨니히스빈터 회의에서 연방 당이 결성되어 10월 고슬라르 첫 연방 전당대회에서 확인되었고, 아데나워가 당수로 뽑혔다. 서방 통합 노선을 택한 당은 1957년 선거에서 기사련과 함께 절대 과반을 얻었다.
당은 1969년 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 연립에 밀려 처음 야당이 되었고,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과 1970년 모스크바·바르샤바 조약에 반대했다. 1982년 헬무트 콜이 총리가 되어 1990년 통일을 이끌었으며, 1990년 10월 1~2일 동독의 기독교민주연합(동독 블록 정당)이 서독 당과 합쳤다. 콜 이후에는 앙겔라 메르켈이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2025년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민·기사 연합은 다시 제1교섭단체가 되어 사회민주당과 대연정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