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집적과 집중
Concentration and Centralisation of Capital
개별 자본이 커지는 두 길에 대한 마르크스의 구분. 집적(Konzentration)은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다시 투자해 자기 자본을 키우는 것으로 축적과 사실상 같고 사회 전체 부의 성장 속도에 묶인다. 집중(Zentralisation)은 이미 있는 여러 자본이 경쟁에서의 패배, 합병, 주식회사를 통해 더 적은 수의 큰 자본으로 합쳐지는 것으로, 사회 전체 자본이 늘지 않아도 일어난다. 마르크스는 경쟁과 신용을 집중의 가장 강력한 지렛대로 보았고, 레닌은 이 경향이 독점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상세
자본은 어떻게 커지나?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모두 쓰지 않는다. 그 일부를 다시 생산수단과 노동력을 사는 데 쓰고, 그래서 다음 해에는 더 큰 규모로 생산한다. 이것이 축적이다. 마르크스는 『자본』 1권 23장에서 축적이 개별 자본가의 손에 생산수단을 모으는 과정이라고 했다. “각각의 개별 자본은 크든 작든 생산수단의 집적이며, 그에 따라 크든 작든 노동자 군대에 대한 지휘권이다. 모든 축적은 새로운 축적의 수단이 된다.”
Jedes individuelle Kapital ist eine größere oder kleinere Konzentration von Produktionsmitteln mit entsprechendem Kommando über eine größere oder kleinere Arbeiterarmee. Jede Akkumulation wird das Mittel neuer Akkumulation.
예를 들어 보자(숫자는 가정이다). 자본 100억 원을 가진 회사가 한 해에 10억 원의 잉여가치를 얻어 그 절반을 다시 투자하면, 이듬해 자본은 105억 원이 된다. 이렇게 축적에 직접 기대는 성장을 마르크스는 「집적」이라 불렀다. 그는 이 집적에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다. 첫째, 사회의 부가 커지는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둘째, 한 생산 부문의 자본은 서로 경쟁하는 많은 자본가에게 나뉘어 있고, 재산이 자식들에게 나뉘거나 새 회사가 떨어져 나가면서 자본가의 수도 늘어난다. 그래서 축적은 한편으로 생산수단과 노동에 대한 지휘권의 집적으로, 다른 한편으로 많은 개별 자본의 서로 밀어냄으로 나타난다.
집중은 집적과 무엇이 다른가?
여기에 반대 방향의 힘이 작용한다. 자본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마르크스는 이것이 축적과 같은 단순한 집적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이미 형성된 자본들의 집적이며, 그것들의 개별적 독립성의 폐기이고, 자본가에 의한 자본가의 수탈이며, 많은 작은 자본이 더 적은 큰 자본으로 바뀌는 것이다.”
Es ist Konzentration bereits gebildeter Kapitale, Aufhebung ihrer individuellen Selbständigkeit, Expropriation von Kapitalist durch Kapitalist, Verwandlung vieler kleineren in weniger größere Kapitale.
이 과정은 사회 전체 부의 성장에 묶이지 않는다. “자본이 여기서 한 사람의 손에서 큰 덩어리로 부풀어 오르는 것은 저기서 많은 사람의 손에서 그것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축적이나 집적과 구별되는 본래의 집중이다.” 앞의 예에서 100억 원짜리 회사 열 곳 가운데 세 곳이 합쳐 300억 원짜리 회사 하나가 되면, 사회 전체의 자본은 한 푼도 늘지 않았지만 자본의 분포는 크게 바뀐다.
Das Kapital schwillt hier in einer Hand zu großen Massen, weil es dort in vielen Händen verlorengeht. Es ist die eigentliche Zentralisation im Unterschied zur Akkumulation und Konzentration.
무엇이 집중을 밀어붙이나?
마르크스는 집중의 법칙을 자세히 전개하지 않고 사실만 짧게 가리켰다. 경쟁은 상품을 싸게 만드는 싸움으로 벌어진다. 상품의 값싸기는 노동생산성에, 노동생산성은 생산 규모에 달려 있다. “그래서 큰 자본이 작은 자본을 이긴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한 사업을 정상적으로 꾸리는 데 필요한 최소 자본 규모도 커지므로, 작은 자본들은 대공업이 아직 차지하지 못한 부문으로 몰려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상당수가 몰락한다.
Die Wohlfeilheit der Waren hängt, caeteris paribus, von der Produktivität der Arbeit, diese aber von der Stufenleiter der Produktion ab. Die größeren Kapitale schlagen daher die kleineren.
여기에 신용이 더해진다. 처음에는 축적을 슬그머니 돕는 수수한 보조자로 들어온 신용 제도는 사회 곳곳에 흩어진 화폐를 개별 자본가나 연합한 자본가의 손으로 끌어모으며, 곧 경쟁의 새롭고 무서운 무기가 되고 끝내 자본 집중을 위한 거대한 사회적 기구로 바뀐다. 마르크스는 “경쟁과 신용, 이 두 가지가 집중의 가장 강력한 지렛대”라고 했다.
Im Maß wie die kapitalistische Produktion und Akkumulation, im selben Maß entwickeln sich Konkurrenz und Kredit, die beiden mächtigsten Hebel der Zentralisation.
집중은 축적보다 훨씬 빠르다. 마르크스는 철도를 예로 들었다. “축적이 몇몇 개별 자본을 철도를 놓을 수 있을 만큼 키울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면 세계에는 아직 철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집중은 주식회사를 통해 이것을 순식간에 해냈다.” 집중은 경쟁자를 집어삼키는 강제적 합병의 길로도, 주식회사를 세우는 「더 매끄러운」 길로도 일어나며, 경제적 효과는 같다.
집중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마르크스는 이론적인 한계를 이렇게 그렸다. 한 산업 부문에서는 거기 투자된 모든 자본이 하나의 개별 자본으로 녹아 합쳐졌을 때 집중이 극한에 이른다. 한 사회 전체에서는 사회의 총자본이 한 자본가나 하나의 자본가 회사의 손에 통합되었을 때다. 엥겔스는 1890년 4판에 주석을 붙였다. “최신의 영국과 미국의 「트러스트」는 적어도 한 사업 부문의 모든 대기업을 사실상 독점을 지닌 하나의 큰 주식회사로 통합하려 함으로써 이미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Die neuesten englischen und amerikanischen “Trusts” streben dies Ziel bereits an, indem sie versuchen, wenigstens sämtliche Großbetriebe eines Geschäftszweigs zu einer großen Aktiengesellschaft mit praktischem Monopol zu vereinigen.
노동자에게는 무엇을 뜻하나?
집중으로 하룻밤 사이에 용접된 거대한 자본은 더 빨리 기계와 신기술을 들여온다. 마르크스는 집중이 축적의 효과를 높이고 앞당길 뿐 아니라, 자본의 기술적 구성을 바꾸어 불변 부분을 늘리고 가변 부분을 줄임으로써 노동에 대한 상대적 수요를 줄인다고 했다.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높아지고, 생산은 늘어도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아 산업예비군이 커진다.
『자본』 1권의 끝에서 마르크스는 집중을 자본주의의 역사적 경향과 이었다. “이 수탈은 자본주의적 생산 자체의 내재적 법칙의 작용, 곧 자본의 집중을 통해 이루어진다. 한 명의 자본가가 많은 자본가를 쓰러뜨린다.” 이 집중과 함께 노동과정의 협업적 형태, 과학의 의식적 기술적 응용, 공동으로만 쓸 수 있는 노동수단이 커지고, 노동의 사회화는 자본주의적 외피와 맞지 않는 지점에 이른다고 그는 보았다.
Diese Expropriation vollzieht sich durch das Spiel der immanenten Gesetze der kapitalistischen Produktion selbst, durch die Zentralisation der Kapitale. Je ein Kapitalist schlägt viele tot.
레닌은 이 분석을 어떻게 이었나?
레닌은 1916년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첫 장을 생산의 집적과 독점에 바쳤다. 그는 반세기 전 마르크스가 『자본』을 쓸 때 경제학자 대다수에게 자유경쟁은 「자연법칙」처럼 보였지만, 마르크스가 이론적·역사적 분석으로 “자유경쟁이 생산의 집적을 낳고, 이 집적이 일정한 발전 단계에서 독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썼다. 그리고 “이제 독점은 사실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свободная конкуренция порождает концентрацию производства, а эта концентрация на известной ступени своего развития ведёт к монополии. Теперь монополия стала фактом.
레닌은 이 「경쟁의 독점으로의 전화」를 최신 자본주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로 보았고, 독일·미국·영국의 산업 통계로 그 과정을 보였다. 레닌의 러시아어 「концентрация」는 마르크스의 집적과 집중을 모두 아우르는 넓은 뜻으로 쓰였다.
축적과 집중에 대한 생각은 마르크스가 처음 낸 것이 아니다. 샤를 푸리에, 루이 블랑, 빅토르 콩시데랑, 콩스탕탱 페쾨르 같은 초기 사회주의자들이 이미 자본의 집중을 말했고, 마르크스는 그 생각을 빌려 축적의 법칙 안에서 체계화했다. 한국어에서는 독일어 Konzentration을 「집적」, Zentralisation을 「집중」으로 옮기는 것이 관례이며, 일상어의 「집중」과 헷갈리지 않도록 「자본의 집중」처럼 대상을 함께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