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혁명
passive revolution
안토니오 그람시가 『옥중 수고』에서 다듬은 개념으로, 지배 계급이 자기 보존을 위해 강한 사회적 과정 없이 정치·제도 구조를 위로부터 바꾸는 변혁을 말한다. 그는 이를 프랑스 부르주아지의 능동적 혁명과 대비해 19세기 이탈리아 리소르지멘토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썼다.
상세
말 자체는 나폴리의 자유주의 사상가 빈첸초 쿠오코가 1799년 나폴리 혁명에 민중의 참여가 없고 외래적이었다는 뜻으로 처음 썼다. 그람시는 헤게모니를 세울 힘이 없는 사회 집단이 낡은 지배 계급의 정치·경제적 지위를 지키면서 요구를 「조금씩, 합법적으로, 개량주의적으로」 채우는 길을 택한다고 보았다. 그것은 인민 대중이 프랑스의 자코뱅 시기 같은 정치 경험을 거치지 않게 하는 길이었다. 이탈리아 통일은 그 전형으로, 사회의 권력 배치를 흔들지 않고 엘리트를 위해 근대화한 과정이었다.
그람시는 이 개념을 파시즘과 1920~1930년대 미국의 포드주의 공장 체제에도 적용했다. 람페두사의 소설 『표범』의 「모든 것이 그대로 남으려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흔히 요약되며, 그 뒤 덩샤오핑 시대 중국의 개혁 등 다른 자본주의 근대화 과정을 분석하는 틀로도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