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재배선 / supply chain rerouting · 2018–현재

공급망 재배선

Supply Chain Rerouting

관세와 무역장벽이 무역 흐름을 없애지 않고 제3국을 경유하는 우회 경로로 재편하는 구조적 현상.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산 중간재·부품이 베트남·멕시코·태국 등으로 유입되어 조립·가공·재표시를 거쳐 대미 최종재로 수출되는 흐름이 대표적이다. 합법적 생산 이전, 환적, 원산지 사기까지 스펙트럼을 이룬다.

상세

역사

용어의 지적 전신은 야코프 비네르가 《관세동맹 문제》(1950)에서 만든 '무역 전환(trade diversion)'이다. 이는 관세동맹이나 자유무역협정 체결 뒤 수입이 더 효율적인 역외 공급자에서 덜 효율적인 역내 파트너로 옮겨가는 현상, 곧 무역 블록의 수입 재분배를 가리킨다. 이후 수입국이 무역장벽에 맞서 다른 시장으로 선적을 돌리는 '무역 편향(trade deflection)' 개념이 추가됐다. 두 개념 모두 특혜적 자유화를 설명하려고 만들어졌으나 로듐 그룹은 무역전쟁 국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다만 비네르의 개념은 관세 회피 우회가 아니라 관세동맹의 후생 문제를 다룬 것이므로 같은 현상이 아니라 전신으로 제시해야 한다.

2018년 미국은 중국산 수입의 약 3분의 2에 7.5~25%의 관세를 부과했다. 2017~2024년 중국의 대미 수입 점유율은 21.9%에서 13.8%로 떨어졌고, 관세 부과 대상 중국산 수입은 2017년 수준보다 28% 낮아진 반면 그 밖의 수입은 21% 늘었다. 그래도 2024년 미국의 대중 직접 수입은 4,390억 달러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였다. 직접 무역 통계의 편향도 드러난다. 2018~2024년 미국 통계의 대중 수입은 18% 줄었으나 중국 통계의 대미 수출은 9% 늘었는데, 제3국을 거친 우회가 중국산 의존을 이어가게 한 요인이다. 중국의 세계 제조업 부가가치 점유율은 오히려 3.3%포인트 상승했고, 대미 수입 점유율을 가장 많이 늘린 다섯 나라(베트남·멕시코·인도·태국·한국)는 합쳐서 0.1%포인트 줄었다. 로듐은 팬데믹기 교란과 과잉생산도 작용했으므로 인과를 일방향으로 돌릴 수 없다고 단서를 단다.

국면은 2018년 1월 1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시작됐고, 바이든 행정부가 관세를 유지한 채 전기차·태양광 패널에 추가 관세를 얹었으며, 2025년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145%, 중국의 대미 125% 보복 관세로 확대됐다. 2025년 4월 국제통화기금 추산 미국의 대중 실효관세율은 115%였고, 로듐은 2018년보다 더 빠르고 깊은 대중 직접 조달 감소를 예상했다. 이는 2025년 시점의 추정치이지 고정된 수치가 아니다.

구분

환적은 화물을 중간 기착지에 보냈다가 다시 보내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세계무역의 일부이며, 운송수단 전환이나 화물 통합·분할, 관세 심사를 피하는 지정 보세구역 이용 등을 위해 이뤄진다. 재배선은 환적의 여러 용도 가운데 하나로, 물리적 경로가 아니라 의도와 원산지 표시, 부가가치로 구별된다. 비네르적 무역 전환은 관세동맹의 후생 개념이고, 무역 편향은 수출국의 시장 전환이며, 재배선은 원산지 특정 조치를 무력화하려 원산지를 감추는 제3국 경유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또 관련 연구는 측정 단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경고한다. 국가 단위 집계는 기업 단위보다 우회를 과대평가하므로, 어떤 수치를 쓸 때는 그 측정 수준을 밝혀야 한다.

사례

가장 잘 기록된 단일 사례는 베트남이다. 2025년 4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과 대중 수입이 모두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대미 수출은 120억 달러를 넘어 전년 동기보다 34% 늘었고, 대중 수입은 150억 달러를 넘어 31%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산은 주로 베트남 공장용 부품·원자재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베트남산' 표기에 정당한 부가가치가 없는 단순 경유지라고 비판했고, 하노이는 4월 불법 환적 단속에 들어갔다. 베트남의 대미 흑자는 2025년 4월까지 넉 달 동안 약 25% 늘었고 3월 한 달만 135억 달러를 넘어 미국 통계 기준 최고였다. 다만 이런 수치는 관세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2025년의 잠정적 사실이며, 7월 유예 종료 시 46% 관세가 확정될 위험도 있었다.

우회 규모의 추정치는 측정 수준에 따라 크게 갈린다. 2021년 베트남의 대미 수출 가운데 국가 단위로 분류된 우회는 16.5%(약 159억 달러), 성 단위는 6.5%(63억 달러), 기업 단위는 1.7%(16억 달러)였다. 평균 품목 관세 인상에 대한 우회 증가도 국가 단위 3.6%포인트, 성 단위 2.5%포인트, 기업 단위 1.4%포인트로 나타났다. 베트남 내 중국계 기업이 무역전쟁기 우회 증가분의 61.4%를 차지했다. 노무라는 2025년 3월 분석에서 중국산 수입 증가와 대미 수출 증가, 2018년 이후 대미 수출의 추세 이탈, 중국산 부가가치 비중이라는 기준으로 베트남·태국·캄보디아를 제3국 우회 위험 최상위로 꼽았다. 2024년 중국산 관세 인상의 최대 수혜자는 캄보디아(총수출의 18.6%)였고 베트남 9.2%, 태국 6.5%, 말레이시아 6.4%가 뒤를 이었다. 노무라는 또 우회를 조정하면 2023년 중국 총수출에서 대미 직접·간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20.6%에서 18.5%로 줄어드는데, 직접 수출 비중의 하락만큼 낮지는 않다고 추정했다.

관계

이 현상은 원산지 규칙, 세관 집행, 반덤핑·상계관세 실무에 묶여 있다. 2025년 4월 대통령 보고서는 외국 생산에서 중국산 부가가치를 제한하도록 원산지 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강조했고, 주요 교역 상대와 원산지 규칙 협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파트너에 중국산 함량 축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024년에는 과잉생산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198건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사가 시작돼 유럽연합도 20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노무라는 집행 수단으로 더 엄격한 원산지 규칙, 강화된 국경 집행, 무역협정 개정, 여러 나라에 같은 관세율 적용을 들면서도 기업이 규칙을 우회할 통로를 찾아내므로 단속은 늘 뒤쫓는 과제라고 본다. 중국 기업과 제3국 수출의 연결도 깊어지고 있어, 중국의 중간재 공급이나 해외 생산 직접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멕시코에서 중국산 부가가치 비중이 오르고 있다. 노무라는 공급망 이전이 지정학적 정렬을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 베트남, 멕시코, 태국, 말레이시아 순으로 관심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관련 연구자들은 국가 단위의 거친 관세보다 특정 기업을 겨냥한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확립된 결론이 아니라 논쟁 중인 정책 평가다.

출처

  1. rhg.com Rhodium Group analysis of trade diversion/rerouting in the US-China trade war context, with Jacob Viner's trade diversion concept as intellectual foundation
  2. nomuraconnects.com Nomura analysis (March 2025) defining third-country circumvention and identifying Vietnam, Thailand, Cambodia as most at risk
  3. 위키백과 (영문) Jacob Viner's classic trade diversion concept (1950), the intellectual precursor distinguishing efficient from inefficient trade reallocation
  4. hbs.edu HBS working paper 'Exports in Disguise? Trade Rerouting During the US–China Trade War' providing empirical measurement of rerouting levels
  5. reuters.com Reuters reporting on Vietnam's record simultaneous surges in imports from China and exports to the US
  6. rhg.com
  7. citp.ac.uk
  8. 위키백과 (영문)
  9. 위키백과 (영문)
  10. 위키백과 (영문)
  11. 위키백과 (영문)
  12. reuters.com
  13. nomuraconnects.com
← 용어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