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과학아카데미 마지막 총재이자 시베리아 계산수학의 개척자
“과학은 단일한 살아 있는 유기체이지, 자율적 메커니즘들의 덩어리가 아니다. 불행히도 정치인도 과학계도 국내 과학을 구할 개념을 갖고 있지 않다.” — 소련 해체 직후, 1991년 12월 17일
시베리아에 계산수학의 중심지를 세우고 소련 과학행정의 정점에 오른 응용수학자다. 핵반응로 계산, 대기·해양 수치모델링, 면역반응의 수리모델을 개척했으며 분할법과 수반방정식 이론으로 계산수학의 기초를 다졌다. 1964년 노보시비르스크에 소련 최초의 대규모 수치모델링 센터인 계산센터를 설립했고, 1980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의장 겸 각료회의 부의장, 1986년 과학아카데미 총재로 임명되어 페레스트로이카기 과학개혁을 주도했다. 소련 해체와 함께 마지막 총재가 되었으며 이후에도 계산수학 연구를 이끌었다.
경력 연표
- 1953–1962피직스에너지연구소 수학부장 (오브닌스크)
- 1964–1980소련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계산센터 소장
- 1975–1980시베리아 지부 의장 · 과학아카데미 부총재
- 1980–1986GKNT 의장 · 소련 각료회의 부의장
- 1986–1991소련 과학아카데미 총재
- 1991–2013RAS 상임간부회 명예위원 · 계산수학연구소 소장/명예소장
관련 역사 사건
계산수학의 개척: 분할법에서 면역 모델까지
마르추크의 과학적 유산은 계산수학이라는 현대적 학문 분야의 기초를 세우는 데 집중되었다. 그의 초기 연구는 핵반응로 계산을 위한 수치해석 방법 개발이었다. 1953년부터 오브닌스크의 물리·에너지 연구소(훗날 피직스에너지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원자로 물리학의 수학적 모델링에 몰두했고, 이 공로로 1961년 레닌상을 수상했다.
1964년 노보시비르스크로 옮겨 소련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 지부 계산센터를 설립하면서 그의 연구는 결정적 전환을 맞았다. 이곳에서 마르추크는 니콜라이 야넨코와 함께 수리물리학 방정식의 수치해법을 위한 분할법(метод расщепления, fractional steps method)을 개발했다(1964~1965). 복잡한 다차원 문제를 더 단순한 하위 문제들로 분해하여 순차적으로 푸는 이 방법은 대기·해양 모델링, 중성자 수송 이론, 기상 예측 등 광범위한 분야의 계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후 우미르자크 술탄가진과 함께 복사 수송 방정식에 분할법을 적용하고 그 수렴성을 증명했다.
마르추크의 또 다른 핵심 기여는 수반방정식(сопряжённые уравнения)과 섭동 알고리즘 이론의 발전이다. 그는 복잡한 시스템의 민감도 분석과 최적화 문제에서 수반방정식의 역할을 체계화했으며, 이를 통해 대기 오염 확산 모델, 기후 변화 시나리오 분석, 핵시설 안전 평가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했다. 이 이론은 훗날 『Сопряжённые уравнения и анализ сложных систем』(1992)으로 집대성되었다.
1970년대 이후 마르추크는 감염병의 수리면역학이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인체 면역 반응을 미분방정식계로 모델링하는 그의 접근법은 병원체-항체 상호작용의 동역학을 수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Математические модели в иммунологии』(1980, 세 차례 개정)로 정리되었다. 이 연구는 계산수학이 생의학에 진입하는 선구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소련 과학아카데미 총재 재임 기간(1986~1991)에도 마르추크는 인도와의 포괄적 장기 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ILTP) 공동의장으로서 양국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를 촉진했으며, 사망 직전까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계산수학연구소의 명예소장으로 연구를 지도했다. 그의 이름은 소행성 (9297) 마르추크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계산수학연구소에 헌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