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M. 해리슨

Hope M. Harrison
미국 미국 1963–

베를린 장벽을 다시 읽은 냉전사가

동독이 소련을 압박해 베를린 장벽을 세우게 한 구도를 그녀는 한마디로 압축했다. "꼬리가 개를 흔들었다."

호프 M. 해리슨은 독일과 러시아, 냉전의 국제정치를 연구한 미국의 역사가다. 대표작은 동독과 소련의 관계를 동독 자료와 소련 자료로 재구성한 《소련을 장벽으로 몰아붙이기》다. 그녀는 1961년 국경 폐쇄를 흐루쇼프의 일방적 결정으로만 보던 강대국 중심 서술에 이의를 제기하며, 발터 울브리히트가 동독의 경제·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려 소련을 지속적으로 압박했다고 논증했다. 이 해석은 작은 사회주의 국가의 행위와 동맹 내부의 긴장이 냉전의 고위정치를 형성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주요 활동과 소속

경력 연표

관련 역사 사건

장벽 건설사에서 기억 정치로: 두 번째 연구 전환

해리슨의 두 번째 저작은 장벽 건설의 결정 과정이 아니라, 1989년 이후 독일 사회가 그 장벽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해 왔는가를 다룬다. 그녀는 2004년 봄 베를린 아메리칸 아카데미 펠로로 '역사 만들기: 통일 독일의 동독 과거 극복 시도'라는 과제를 연구했고, 2009~2010년에는 풀브라이트 장학으로 베를린에 머물며 SED 독재 극복 재단에서 1989년 이후 독일의 베를린 장벽 기념 방식을 주제로 두 번째 책을 집필했다. 이 연구는 2019년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에서 《베를린 장벽 이후: 기억과 새 독일의 형성, 1989년부터 현재까지》로 출간되었다. 해리슨은 방대한 사료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장벽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싸워 온 '기억 활동가'들을 조명하고, 그들이 새 독일의 국가 서사 형성에서 맡은 역할을 분석했다. 그녀에 따르면 장벽은 희생자와 가해자, 영웅이 뒤섞인 사건으로서 홀로코스트와 함께 독일 집단기억의 핵심을 이루게 되었고, 장벽 관련 주요 기념일들은 독일인이 과거를 어떻게 보고 그것을 현재와 연결하는지를 보여 주는 이정표가 되었다. 이 책은 기념비, 재판, 공식 의례, 영화, 음악 등 다양한 기억 실천을 검토하고, 장벽에 대한 세계적 기억이 독일의 기억 정책에 미친 영향까지 추적한다. 저자는 국가가 뒷받침하는 기억 사업의 힘과 취약함, 그리고 그러한 사업이 화해로도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드러낸다. 이 전환은 제도적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해리슨은 베를린 장벽 기념관 이사회 의원과 윌슨 센터 케넌 연구소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았고, 2011년 가을에는 윌슨 센터 공공정책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베를린 연합군 박물관과 냉전센터, 포인트 알파 재단의 이사직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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