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기반복지체제 (資産基盤福祉體制) · 1960년대–현재

자산기반복지체제

Asset-Based Welfare Regime

공적 복지 지출을 억제하고 부동산을 노후 보장과 복지국가의 대체물로 기능시킨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체제. 김도균(2018)이 정립한 개념으로, 국가가 복지지출을 극도로 억제하고 주거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이 주거문제 해결과 최후의 안전망을 겸해 왔다. 산업화 시기 저축동원 전략에서 시작해 민주화 시기 200만호 건설로 자가소유자 사회가 전개되었고, 외환위기 이후 금융화·가계부채 급증 속에서도 자산 의존적 생존 전략이 세대를 거쳐 재생산되고 있다. 서구의 자산기반복지론은 수급자가 직접 가꾸는 자산 형태의 복지라는 규범적 구상에서 출발했으나, 한국형의 특수성은 부동산 사용 자체가 아니라 개발국가의 저축동원과 조세·금융 정책이라는 제도적 기원에 있다.

상세

개념과 정의

자산기반복지체제란 공적 복지 제공이 억제된 조건에서 부동산이 노후 보장과 복지국가의 대체물로 기능해 온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체제를 가리킨다. 김도균은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역사: 자산기반복지의 형성과 변화』(서울대학교출판부, 2018)에서 한국 복지자본주의를 자산기반복지로 규정하고, 1960년대 산업화부터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까지의 세 시기를 사회정책·조세정책·금융정책을 중심으로 추적한다. 이는 저자의 2013년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을 개고한 것이다.

저자는 "국가가 복지지출을 극도로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주거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은 ... 최후의 안전망으로서 작동해 온 것"이며 "가지고 있는 집 한 채는 은퇴 후의 노후를 보장해 주는 안전망"이라고 서술한다. 즉 자산기반복지가 공적 복지 제공을 체제적으로 대체하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이 이 개념의 핵심이다.

역사

산업화 시기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세계적으로 낮은 소득세 체제가 형성되고 복지지출이 극도로 억제되었으며, 복지국가 대신 가계저축이 강조되었다. 국가의 저축동원 전략과 중화학공업화가 결합해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경로가 설정되었다. 이 흐름의 구체적 제도가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으로, 1976년 4월 대통령령으로 「근로자재산형성저축촉진제」가 공포·실시되었고 서독의 1961년 재산형성촉진법과 일본의 1965년 재형저축촉진법을 참조해 저축장려금과 세제 혜택을 결합한 것이었다. 가입 범위는 1978년·1979년에 확대되고 1984년에 축소되는 등 여러 차례 바뀌었으며, 1998년 9월 현재 일반근로자는 월급여액 60만 원 이하, 저소득근로자는 20만 원 이하로 가입자격이 제한되어 있었다. 1996년 말 현재 가입 총구좌 수는 262만 개, 계약고는 872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1991년 8월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법」(법률 제4391호)이 제정되어 1992년 1월부터 시행되었고, 노사 공동 기금운영위원회가 전년도 세전 순이익의 약 5%로 정한 사용자 부담금을 재원으로 근로자의 주택 구입·임대와 우리사주 매입, 복지대출·장학금·재해 구호 등에 쓰였으며 1997년 말 현재 735개 사업장이 운영했다.

민주화 시기에는 복지국가 경로가 열릴 가능성이 있었으나 중산층의 보수성과 기업 중심 노동운동이 오히려 유신기에 도입된 소득세·저축 제도를 강화했다. 200만호 주택건설계획으로 자가소유자 사회가 전개되고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복지국가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계획은 주택문제 해결을 통한 사회 안정 확보를 위해 수립되어 1988년부터 1992년까지 200만 호 건설을 규정했고, 1991년 9월 말까지 208만 호가 건설되어 1985년 이후 하락하던 주택보급률이 상승 반전했으며 도시하층민·근로자 등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근로자주택 유형이 새로 지어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제의 금융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진행되고 복지지출은 계속 늘었으나 기존 자산기반복지 규범은 약화되지 않고 세대를 넘어 재생산되었다. 가계저축률은 급락하고 가계부채는 급증했지만 자산 의존적 생존 전략은 그대로였다. 2000년대 초부터 주택시장을 주된 통로로 한국경제의 금융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각 소득계층의 가계가 손쉬운 대출을 이용한 단기 자본이득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국가가 이를 직간접적으로 장려하고 뒷받침했다. 아파트 분양과 보증금만 내는 임대차(전세)는 초고배율 투자와 가계 투기를 가능하게 했다.

관계와 쟁점

이 체제는 복지국가 발전의 지연과 결합되어 있다. 그 연관은 곧 복지국가 전략이 주거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함의한다. 부동산이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투기 억제만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으며, 주거 불안과 노후 불안을 함께 다루는 종합적 복지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다.

서구 자산기반복지론과의 비교는 강조점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자산기반복지는 원래 수급자가 직접 가꾸어야 하는 자산의 형태로 복지를 제공한다는 규범적 이상으로, Sherraden이 1991년 저서에서 제안한 개인개발계좌(IDA)가 대표적이다. IDA는 공적·사적 자금이 매칭되는 저소득층 자산형성 수단으로 주택 소유·고등교육·소규모 창업을 겨냥했고, 1996년 미국 연방입법과 40개 이상 주에서 채택되었다. Benoît와 Hay에 따르면 자산기반복지는 미국·영국·호주 등 anglophone 경제에서 기원했고, 2000년경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이 명시적이고 실질적인 공적 정책으로 공개 채택했으며, 부동산 가치 상승을 담보로 한 민간부채에 의존하는 앵글로 자유주의 성장모델과 결부되어 있었다. 따라서 부동산 중심의 자산기반복지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적 특수성은 개발국가의 저축동원 기원과 조세·저축 정책이라는 제도 경로에 있다.

또한 자산기반복지는 분석적으로 복지국가 제공과 구별된다. Benoît와 Hay의 표현대로 그것은 수급권·이전지출 기반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한다기보다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김도균이 정식화한 한국의 체제는 부동산을 통한 체제적 대체로 규정되므로, 자산기반복지와 복지국가 축소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자산기반복지는 자유주의·보수주의·사회민주주의 복지체제 전반에서 인구·재정 압력에 대한 공통 대응으로 나타났고 단순한 영국 정책 이식이 아니며, 영국에서는 성장에 기생적이고 수출지향·소비억제 체제에서는 더 존속 가능할 수 있으며, 자산 보유자에게 유리하고 자산 빈곤층에게 불리한 역진적 논리를 갖는다. 이는 한국 사례를 비교 속에 위치시키기 위한 것이다.

쟁점으로, '부동산 인질사회'는 저자가 직접 만든 표현으로 "이런 점에서 한국사회는 가히 부동산 인질사회라고 불릴 만하다"라고 서술한 진단적 규정이며, 다른 연구자들이 공유하는 동의어로 보기는 어렵다. '자산기반 생활보장체계'는 2013년 박사학위논문 제목에서, '자가소유자 사회'는 200만호 주택건설 시기와 연결된 저자 유래의 용어다. 전세는 보증금만 내는 임대차 금융 메커니즘으로 자산기반복지 자체와는 구별된다.

사례

저자는 '국민의집' 대안의 비교 사례로 스웨덴을 든다. 스웨덴 복지국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르 알빈 한손이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를 '국민의집'이라 불렀고, 복지국가란 가족 개념을 확대한 모든 국민을 위한 좋은 집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사민당이 그 이념을 표방한 뒤 장기집권에 성공한 반면, 한국사회는 여전히 각자 알아서 내 집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저자의 규범적 구상으로 귀속시켜 서술해야 한다.

평가로는 이병춘의 서평이 한국 학계에서 자산기반복지의 정치경제를 이 저서만큼 깊이 파고든 연구를 보지 못했다며 드문 창의적 역작으로 평가한다. 이 저서는 개발국가의 저축동원과 조세 정치를 중심으로 한국의 자산기반 생활보장체계 형성과 변화를 다룬 저자의 2013년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을 개고한 것이다.

출처

  1. Kim Do-gyun (김도균), A History of Welfare Capitalism in South Korea: Emergence and Change of the Asset-based Welfare (『한국 복지자본주의의 역사: 자산기반복지의 형성과 변화』),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2018 — foundational work defining the Korean asset-based welfare regime as a systemic substitute for public welfare through real estate
  2. SNU Asia Center publication page: confirms book details and conceptual framework: formation of asset-based capitalism as national savings mobilization, path-dependent changes through democratization and globalization
  3. Kim Do-gyun, '부동산 인질사회와 국민의집으로 가는 길' (The Real Estate Hostage Society and the Road to the People's Home), LaborPlus (참여와혁신), the author's own summary: housing as old-age security, real estate substituting for the welfare state, the concept of asset-based welfare in Korean context
  4. Bae Hwanhee, 'Financialisation of Housing in South Korea: State-Sanctioned Popular Speculation on Housing,' SOAS Economics Working Paper No. 263, 2024, uses asset-based welfare as analytical keyword for Korean housing financialization; documents jeonse as private financial mechanism
  5. snuac.snu.ac.kr
  6. laborplus.co.kr
  7. sciencespo.hal.science
  8. 위키백과 (영문)
  9. 위키백과 (영문)
  10. encykorea.aks.ac.kr
  11. pa.go.kr
  12. ideas.repec.org
  13. asiareview.snu.ac.kr
← 용어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