номенклатура · 1920년대~

노멘클라투라

Nomenklatura

당 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임명될 수 없는 직위 목록, 그리고 그 목록을 채우는 간부층을 함께 가리키는 말. 임명권을 통한 지배는 서기국이 당을 장악하는 핵심 기제였고, 훗날 소련 지배층을 가리키는 사회학적 용어로 굳어졌다.

상세

제도의 형성

노멘클라투라는 원래 목록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온 행정 용어다. 소련에서 이 말은 당 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충원할 수 없는 직위의 목록을 지칭했다. 1920년대 초 서기국이 인사 업무를 체계화하면서 직위를 등급별로 분류하고, 각 등급을 어느 수준의 당 기구가 승인하는지 규정한 것이 제도의 출발점이었다.

이 제도의 정치적 의미는 곧 드러났다. 당 조직의 인사가 선출이 아니라 상급 기구의 승인으로 결정되면 하급 조직은 상급 기구에 의존하게 되고, 대회 대표의 구성도 그 영향을 받는다. 1920년대 당내 논쟁에서 반대파가 서기국의 인사권을 문제 삼은 것은 이 연관 때문이었다.

사회층으로서의 노멘클라투라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말은 목록이 아니라 사람들을 지칭하게 되었다. 노멘클라투라 직위를 순환하는 간부층은 급여와 주택, 의료, 교육, 소비재 접근에서 구별되는 조건을 누렸다. 특권의 형태는 소유가 아니라 접근이었으며, 이 점이 이 층의 성격 규정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층에 대한 분석은 좌파 내부에서 오래 논쟁되었다. 트로츠키는 이를 계급이 아닌 관료 카스트로 규정하고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대로 국가자본주의론과 관료적 집산주의론은 잉여의 처분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층을 지배 계급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0년 보슬렌스키의 「노멘클라투라」는 이 층을 소련의 지배 계급으로 서술한 대표적 저작이다.

해체와 전환

1980년대 후반 페레스트로이카 아래에서 노멘클라투라 제도의 정당성이 공개적으로 문제가 되었고, 경쟁 선거의 도입은 이 제도의 핵심을 침식했다. 1990년 소련공산당의 권력 독점 조항이 삭제되면서 제도적 근거도 사라졌다.

그러나 이 층 자체는 소멸하지 않았다. 소련 해체 이후 국가 자산의 민영화 과정에서 기존 간부층의 상당 부분이 기업 소유자와 경영자로 전환했으며, 이 경로는 이후 러시아와 여러 후계 국가의 정치경제를 분석하는 핵심 논점이 되었다. 접근을 통한 특권이 소유를 통한 특권으로 전환된 이 과정은 노멘클라투라 논쟁에 사후적 자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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