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층결정
Overdetermination
하나의 관찰된 결과가, 그 각각만으로도 그 결과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여러 원인에 의해 결정되는 관계를 가리키며, 불충분결정과 대비된다. 프로이트는 독일어 'Überdeterminierung'으로 꿈의 요소가 여러 요인에 의해 중복 결정된다고 보았고, 알튀세르는 이 용어를 다른 학문에서 차용했다고 밝혔다. 알튀세르에게 중층결정이란 사회구성체를 이루는 각 실천의 모순들이 전체 사회구성체에 미치는 효과이며, 그 효과가 다시 각 실천과 각 모순에 되돌아와 지배와 종속, 적대와 비적대의 양태를 규정하는 관계다. 즉 한 모순의 중층결정이란 복합적 전체 속에서의 그 모순의 존재 조건, 다시 말해 다른 모순들이 그 모순 안에 반영된 것이며, 이것이 바로 불균등 발전이다.
상세
개념의 연원
이 용어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처음 생겨난 것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의 여러 요소가 '중층결정되어' 있다고 보았는데, 그 요소들은 그날의 잔재에서 깊이 억압된 외상과 무의식적 소망에 이르기까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프로이트는 그러한 요소를 여러 겹으로 설명하는 해석을 선호했다. 알튀세르 자신도 1962년 논문에서 이 용어를 '다른 학문에서 차용했다'고 밝히고, 마르크스주의적 모순이 헤겔적 모순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했다.
알튀세르의 문제설정: 최약 고리
알튀세르는 프로이트에게서, 그리고 마오쩌둥에게서 개념을 끌어와, 어떤 정치적 국면에서든 동시에 작용하는 다중적이고 종종 상반된 힘들을 단순한 '모순' 도식으로 환원하지 않고 사고하려 했다. 논문의 중심 예증은 레닌의 '최약 고리'다. 왜 혁명이 동시에 가장 후진적이면서 가장 선진적인 나라였던 러시아에서 가능했는가. 알튀세르에 따르면 그것은 러시아가 당시 가능한 최대의 역사적 모순을 축적하고 심화시켰기 때문이며, 자본주의의 불균등 발전이 1914~18년 전쟁을 거쳐 혁명적 단절로 이어졌다.
여기서 알튀세르의 핵심 논지는 일반적 모순, 즉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이 그 자체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힘만으로 혁명적 상황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단절적 통일은 초구조와 국제적 정세로부터 오는 규정을 포함해 이질적인 '정황'과 '조류'가 축적되어 하나로 '융합'될 때 성립한다. 알튀세르는 러시아의 혁명적 상황이 바로 기본적 계급 모순의 강렬한 중층결정의 결과라고 썼으며, 중층결정된 모순은 역사적 억제, 즉 실질적 '막힘'(빌헬름 시대 독일)의 방향으로도, 혁명적 단절(1917년 러시아)의 방향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결코 '순수한' 상태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헤겔적 모순과의 구별
헤겔적 모순은 결코 실제로 중층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자주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 복잡성은 '누적적 내면화'이지 효과적인 중층결정이 아니다. 의식이 하나의 중심을 가진 '원들의 원'이라면, 중층결정은 그 중심에서 의식에 작용하는 '탈중심화된 원들'을 요구한다. 헤겔이 한 사회와 시대 전체, 즉 제도와 관습, 예술, 종교, 철학, 심지어 전쟁과 패배까지도 단일한 내적 원리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은 구체적 삶을 정신적 원리의 외화-소외로, 즉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로 취급하기 때문이며, 헤겔적 모순의 단순성은 바로 그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
경제주의에 대한 비판
논문이 맞서는 유혹은 역사의 변증법을 생산양식들의 계기적 변증법으로 환원하는 것이며, 알튀세르는 이를 경제주의, 나아가 기술주의라 부른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항들(시민사회/국가, 경제/정치-이데올로기)을 그대로 두고 단순히 뒤집은 것이 아니라 다른, 멀리까지만 연관된 항들로 대체하고 그 관계 자체를 재편했다. 따라서 생산양식에 의한 최종심급에서의 결정은 초구조의 상대적 자율성 및 그 특정한 효과성과 공존한다.
알튀세르 체계 안에서의 위치
중층결정은 구조적 인과성, 모순, 불균등 발전, 그리고 '지배적 구조'와 나란히 놓인다. 지배적 구조란 다른 모든 실천을 조직하는 경향이 있는 요소로, 오늘날 대부분의 세계에서는 상품 생산과 소비이지만 다른 시대에는 종교적 신앙과 실천이었다. 이 개념의 보완물은 주체나 목적을 가진 역사철학의 거부다. 알튀세르에게 역사는 주체 없는 과정이며, 변혁은 생산양식에 내재한 모순과 발전 수준이 그것을 허용할 때에만 일어난다.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
중층결정은 마르크스주의의 범위를 넘어서도 쓰인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학은 신의 개입과 인간의 행위를 동시에 허용하는 '이중 결정'을 활용할 수 있었다. 헤로도토스가 그렇고, 『페르시아인』의 메신저는 살라미스에서 크세르크세스의 전술을 그리스인의 책략과 신의 질투(프토노스)에 동시에 돌린다. 신비평의 I. A. 리처즈는 프로이트의 중층결정 개념에 기대어, 과학의 전문 영역 밖의 모든 담론은 중층결정되어 '의미의 다중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현대 분석철학에서는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둘 이상의 구별되는 충분한 원인을 가질 때 중층결정되었다고 하며, 총살집행대의 사례나 빌리와 수지가 각각 돌을 던진 사례가 그것으로, 반사실적 인과 이론에 인과적 중복의 문제를 제기한다.
문헌
논문은 「모순과 중층결정(연구를 위한 노트)」라는 제목으로 1962년 『라 팡세』 106호에 처음 발표되었고, 벤 브루스터가 『마르크스를 위하여』에서 'Contradiction and Overdetermination: Notes for an Investigation'으로 번역했다. 브루스터가 『자본을 읽자』의 용어 해설에서 정식화한 정의는 위의 정의 문장들이 따른 것이다.
관련 인물
출처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Althusser's original 1962 essay 'Contradiction and Overdetermination,' the primary source for the concept and its elaboration against Hegelian dialectics
- 위키백과 (영문) encyclopedic overview of the term's trajectory from Freud through Althusser to analytic philosophy, including Ben Brewster's glossary definition from Reading Capital
- plato.stanford.edu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entry on Althusser (sec. 3.4–3.5), clarifying overdetermination's place within structural causality, uneven development, and the structure in dominance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 위키백과 (영문)
- plato.stanford.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