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명 (트로츠키주의)
Political revolution (Trotskyism)
트로츠키주의 이론에서 소유 관계는 그대로 둔 채 정부나 정치 체제만 뒤엎는 혁명. 트로츠키는 『배반당한 혁명』(1936)에서 소련의 관료층을 몰아내는 혁명은 10월 혁명 같은 사회혁명이 아니라, 국유화된 생산수단과 계획경제를 지키면서 노동자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정치혁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1830년과 1848년 프랑스 혁명처럼 경제적 토대를 바꾸지 않고 낡은 지배층만 쓸어 낸 혁명이 그 역사적 예로 든다.
상세
트로츠키는 『배반당한 혁명』 제11장에서 이렇게 썼다. 관료층이 자기에게 맞서 준비하고 있는 혁명은 1917년 10월 혁명처럼 사회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사회의 경제적 기초를 바꾸거나 한 소유 형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일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에는 봉건 체제를 부르주아 체제로 바꾼 사회혁명뿐 아니라, 사회의 경제적 기초를 건드리지 않고 낡은 지배층을 쓸어 낸 정치혁명도 있었다. 그는 정치혁명, 곧 관료층의 타도 뒤에 프롤레타리아트는 경제에서 여러 중요한 개혁을 해야 하겠지만 새로운 사회혁명은 필요 없다고 했다. 거꾸로 부르주아 정당이 관료층을 무너뜨리면 소유 관계 자체를 뒤집는 반혁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개념은 소련을 타락한 노동자 국가로 보는 규정과 짝을 이룬다. 제2차 세계대전 뒤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동유럽과 중국 같은 「기형적 노동자 국가」에도 이를 적용했다. 그들은 1956년 헝가리 혁명과 1968년 프라하의 봄에서 정치혁명의 가능성을 보았고, 두 사건을 짓밟은 소련의 개입에 반대했다. 1989년 톈안먼 시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었다. 반면 1991년 옐친의 집권이나 폴란드 연대노조처럼 자본주의적 목표를 내건 운동은 정치혁명이 아니라 자본주의 반혁명으로 보는 쪽이 많았지만, 동구권 붕괴를 어떻게 볼지를 두고 트로츠키주의 조직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