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에서 과학으로
Socialism: Utopian and Scientific
엥겔스가 『반뒤링론』(1878)에서 세 개 장을 뽑아 엮은 소책자. 라파르그의 요청으로 프랑스어로 옮겨져 1880년 『사회주의 평론』 3·4·5월호에 실렸고, 1883년 독일어 원어판, 1892년 영어판까지 열 개 언어로 퍼졌다. 엥겔스 자신이 『공산당 선언』이나 『자본론』보다 더 자주 번역된 책이라고 적었다. 1부는 생시몽·푸리에·오언을, 2부는 변증법과 유물사관을, 3부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국가를 다룬다. 비스마르크식 국유화를 '사이비 사회주의'라 부른 각주와 '국가는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사멸한다'는 문장이 여기에 있다.
상세
반뒤링론에서 떨어져 나온 소책자
1877년부터 엥겔스는 베를린의 오이겐 뒤링을 반박하는 연재를 썼다. 뒤링의 체계가 독일 사민당 안에서 마르크스주의를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연재를 묶은 것이 『오이겐 뒤링 씨의 과학 변혁』, 흔히 『반뒤링론』(1878)이다.
폴 라파르그가 그중 몇 장을 따로 내자고 청했다. 엥겔스가 세 개 장을 골라 소책자로 엮고 라파르그가 옮겨 1880년 『사회주의 평론』 3·4·5월호에 「공상적 사회주의와 과학적 사회주의」로 실었다. 폴란드어·에스파냐어판이 이 프랑스어본에서 나왔고, 1883년 독일 동지들이 원어판을 냈으며, 이탈리아어·러시아어·덴마크어·네덜란드어·루마니아어판이 독일어본에서 나왔다. 1892년 영어판 서문에서 엥겔스는 이 작은 책이 열 개 언어로 돌고 있다며 이렇게 적었다. "다른 어떤 사회주의 저작도, 1848년의 우리 『공산당 선언』이나 마르크스의 『자본론』조차도 이만큼 자주 번역되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이 소책자가 마르크스주의가 대중에게 도달한 실제 통로다. 20세기 사회주의 운동의 상당수는 『자본론』이 아니라 이 100쪽 남짓한 책으로 입문했다.
1부: 세 사람의 공상
첫 장은 생시몽·푸리에·오언을 다룬다. 흔한 오해와 달리 조롱의 장이 아니다. 엥겔스는 세 사람이 프랑스 혁명이 약속한 이성의 왕국이 실제로는 "쓰라리게 실망스러운 희화"로 나타난 자리에서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해법을 머릿속에서 끌어내 밖에서 사회에 부과하려 한 것은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계급 대립이 아직 미숙했던 조건의 반영이다. "우리는 그 환상적 외피를 뚫고 도처에서 터져 나오는 놀랍도록 위대한 사상과 그 맹아를 기뻐한다"는 것이 엥겔스의 태도다.
2부: 왜 '과학적'인가
둘째 장은 형이상학적 사고와 변증법을 대비하고 헤겔에서 유물론으로 이어지는 길을 요약한 뒤, 사회주의가 과학이 된 지점을 두 발견으로 못박는다. 유물사관과 잉여가치를 통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비밀 해명. "이 두 위대한 발견을 우리는 마르크스에게 빚지고 있다. 이 발견들과 함께 사회주의는 과학이 되었다."
3부: 국유화는 해결이 아니다
셋째 장이 이 항목을 국가 문제와 잇는 부분이다. 엥겔스는 주식회사와 트러스트, 그리고 국가에 의한 생산수단 인수를 자본주의 자체가 자기 형태를 넘어서는 징후로 읽는다. 그러나 곧바로 못을 박는다.
"근대국가는 그 형태가 무엇이든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적 기계이며, 자본가들의 국가이자 총국민자본의 이상적 총괄자다. 생산력을 더 많이 인수할수록 국가는 더욱 실제의 국민자본가가 되고 더 많은 시민을 착취한다. 노동자는 여전히 임금노동자, 프롤레타리아로 남는다. 자본관계는 폐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극한까지 밀린다."
그 유명한 각주가 여기에 붙는다. 비스마르크가 국유화에 나선 뒤로 모든 국가 소유를 사회주의적이라 부르는 "일종의 사이비 사회주의"가 생겨났는데, 국가가 담배 전매를 하는 것이 사회주의라면 나폴레옹과 메테르니히도 사회주의의 창시자에 넣어야 한다. 벨기에가 정치적·재정적 이유로 철도를 놓고 비스마르크가 전시에 다루기 편하려고 프로이센 철도를 사들인 것이 사회주의라면, 왕립 도자기 공장과 군대의 연대 재봉사까지 사회주의 기관이 된다.
국가의 사멸
같은 장의 결론부에 국가에 관한 가장 많이 인용된 문장들이 있다. 프롤레타리아가 정치권력을 잡아 생산수단을 국가 소유로 전환하는 그 행위로 프롤레타리아는 스스로를 폐기하고 국가를 국가로서 폐기한다. 사회 전체의 이름으로 생산수단을 장악하는 첫 행위는 동시에 국가로서의 마지막 독자적 행위다. 그 뒤로 "사람에 대한 통치는 사물의 관리와 생산 과정의 지도로 대체된다." 그리고, "국가는 '폐지'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멸한다."
레닌은 1917년 이 대목을 다시 읽으며, 사멸하는 것은 혁명 뒤에 남은 프롤레타리아 반(半)국가이고 부르주아 국가는 혁명으로 폐지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 정정은 이 소책자를 개량주의의 알리바이로 쓰던 독법을 겨눈 것이었다.
한국어에 남긴 이름
'공상적 사회주의'와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짝은 이 소책자의 제목에서 왔다. 한국어 번역본은 「공상에서 과학으로」, 「공상적 사회주의와 과학적 사회주의」, 「사회주의의 공상에서 과학으로의 발전」 등으로 나왔는데, 원제 Die Entwicklung des Sozialismus von der Utopie zur Wissenschaft에 가장 가까운 것은 마지막이고, 가장 널리 불리는 것은 첫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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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용어
관련 인물
출처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publication history in Engels's own words in the 1892 English preface: three chapters of Anti-Dühring arranged as a pamphlet at Paul Lafargue's request, translated and published by him in 1880; Polish and Spanish from the French; the German original in 1883; Italian, Russian, Danish, Dutch and Romanian from the German; 'I am not aware that any other Socialist work, not even our Communist Manifesto of 1848, or Marx's Capital, has been so often translated.' First published in the March, April and May 1880 issues of Revue Socialiste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Part I on the three great Utopians: Saint-Simon's antagonism of 'workers' and 'idlers' and his forecast of the absorption of politics by economics; Fourier as the first to declare that the degree of woman's emancipation is the natural measure of general emancipation; Owen at New Lanark; and Engels's own verdict — 'we delight in the stupendously grand thoughts and germs of thought that everywhere break out through their phantastic covering'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These two great discoveries, the materialistic conception of history and the revelation of the secret of capitalistic production through surplus-value, we owe to Marx. With these discoveries, Socialism became a science.'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Part III: 'The modern state, no matter what its form, is essentially a capitalist machine — the state of the capitalists, the ideal personification of the total national capital'; the footnote on Bismarckian nationalisation as 'a kind of spurious Socialism' with the tobacco monopoly, Napoleon and Metternich, the Belgian railways, the royal porcelain manufacture and the regimental tailor; 'the government of persons is replaced by the administration of things'; 'The State is not "abolished". It dies out.'; and 'It is the ascent of man from the kingdom of necessity to the kingdom of freedom.'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Herr Eugen Dühring's Revolution in Science (1878), the book the pamphlet's three chapters come from, written because Dühring's system was winning adherents inside the German party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Lenin's correction: 'the bourgeois state does not "wither away", but is "abolished" by the proletariat in the course of the revolution. What withers away after this revolution is the proletarian state or semi-state', plus the reading of 'free people's state' as an opportunist catchword
-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Wilhelm Liebknecht, 'Our Recent Congress' (1896): 'Nobody has combatted State Socialism more than we German Socialists, nobody has shown more distinctively than I, that State Socialism is really State capital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