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코뮤니즘의 공동선언: 리보르노(1975), 로마(1975), 마드리드(1977)
인물엔리코 베를링구에르, 산티아고 카리요, 루이지 론고 용어유로코뮤니즘, 이탈리아 공산당, 스페인 공산당, 프랑스 공산당, 헬싱키 최종의정서, 평화공존 사건헬싱키 협정 학습사회주의의 분기 2부 · 9장 민주주의와 다원주의를 거치는 사회주의는 새로운 길일까, 이탈일까?
이탈리아 공산당과 스페인 공산당의 리보르노 공동선언 (1975년 7월)
이탈리아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초청으로 서기장 산티아고 카리요가 이끄는 스페인 공산당 대표단이 1975년 7월 9일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에 머물렀다. 대표단은 이탈리아 체류 중 서기장 엔리코 베를링구에르가 이끄는 이탈리아 공산당 대표단과 회담했다. 스페인 대표단은 이탈리아 공산당 의장 루이지 론고와도 정다운 대화를 나누었다.
7월 11일 리보르노에서 “스페인에 자유를. 반파시즘과 진보와 평화의 유럽을 위한 모든 민주 세력의 단결”을 주제로 대규모 민중 집회가 열려 엔리코 베를링구에르 동지와 산티아고 카리요 동지가 연설했다.
회담에는 두 서기장과 함께 스페인 공산당 측에서 스페인 공산당 집행위원이자 카탈루냐 통합사회당[1] 서기장인 그레고리오 로페스 라이문도 동지, 집행위원 마누엘 아스카라테 동지와 마우리치오 페레스 동지, 스페인 공산당 집행위원이자 에우스카디 공산당 서기국원인 미켈 오한구렌 동지가, 이탈리아 공산당 측에서 지도부원 잔카를로 파예타, 알레산드로 나타, 툴리오 베키에티 동지, 중앙위원이자 대외부장인 세르조 세그레 동지, 중앙위원이자 대외부 부부장인 안젤로 올리바 동지, 중앙위원 리나 피비 동지가 참석했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형제다운 우의가 넘치는 분위기에서 진행된 회담 첫머리에 카리요 동지는 6월 15~16일 선거[2]에서 이탈리아 공산당과 좌파 세력 전체가 거둔 큰 성공에 스페인 공산주의자들의 가장 뜨겁고 형제다운 축하를 전했다.
회담에서 엔리코 베를링구에르 동지는 선거의 결과와 의미와 함께 이탈리아 공산당의 국내외 활동과 정치적 주도를 이끄는 기본 노선을 설명하고, 탄압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스페인 공산당과 모든 스페인 민주·반파시즘 세력의 투쟁에 대한 이탈리아 공산주의자들의 연대를 재확인했다.
산티아고 카리요 동지는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투쟁에서 스페인 공산당이 취하는 입장과 주도를 설명하면서, 노동자·민중 투쟁의 발전, 최근 노동조합 선거에서 민주 통일 후보들이 거둔 승리, 민주 평의회[3]를 중심으로 모든 반프랑코 세력이 결집하는 과정의 진전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공산당과 스페인 공산당 대표단의 회담을 마치며 다음의 공동선언이 채택되었다.
포르투갈과 그리스에서 파시스트 독재가 무너지고 스페인의 프랑코 체제가 찢어지는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앞에는 더는 파시스트 체제가 없는 대륙의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스페인에도 민주주의와 자유의 체제가 다가오고 있다. 국제 데탕트 과정의 긍정적 진전이 만들어 낸 새로운 조건 속에서, 노동자 세력과 민주 세력이 각 나라 차원에서도 서유럽 차원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더욱 절박해졌다. 그것은 사회의 민주적·사회주의적 혁신 정책을 위해 민주 세력 전체가 만날 수 있게 하고, 유럽 자본주의 나라들을 휩쓰는 깊은 위기에서 긍정적으로 벗어나게 할 방향이다.
이 위기는 자본주의가 사회 발전의 일반적 요구와 지금 사회가 맞닥뜨린 문제들에 대처하지 못하고, 나라들의 진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깊은 구조 개혁을 모든 분야에서 실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증언한다. 위기는 독점 집단과 거대 다국적기업이 강요하는 정책과, 광범한 민중의 자유와 참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진보에 대한 요구에 긍정적으로 답해야 할 필요 사이의 모순을 갈수록 날카롭게 한다. 오늘날 대륙의 노동운동과 민주운동이 자기를 확인하는 세력들 사이에 가장 폭넓은 수렴과 합의를 발전시킴으로써, 이 위기에서 긍정적으로 벗어나는 것은 필요하고도 가능하다. 이는 일부 자본가 집단이 이 위기를 노골적으로 반동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좌절시키는 데도 꼭 필요하다.
이러한 책임을 자각하고 이 수렴과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공산주의자들은 평화와 자유 속에서 사회주의로 민주적으로 전진한다는 자신들의 구상이 전술적 태도가 아니라 전략적 확신을 표현한다는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이 확신은 노동운동이 겪은 경험 전체와, 서유럽이라는 상황 속에서 각 나라가 지닌 특수한 역사적 조건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것이다. 공산주의자와 민주 세력 전체의 공동 과제는 광범한 민중과 사회 전체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활동을 통해, 자본주의가 갈수록 희생시키고 억누르는 사회적 필요와 자유·정의·문명이라는 인간적 가치를 실제로 충족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사회의 전망은 오늘 사물의 현실에서 생겨나며, 우리 나라들에서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완전한 실현을 통해서만 확립될 수 있다는 확신을 전제로 한다. 그 바탕은 개인적·집단적 자유의 가치와 그 보장, 국가의 세속성과 민주적 분권, 자유로운 변증법 속의 복수 정당, 노동조합의 자율,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문화와 예술과 과학의 자유라는 원칙을 확인하는 데 있다. 경제 분야에서 사회주의적 해결책은 공적·사적 주도와 경영의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데 기반을 둔 민주적 계획 정책을 통해 높은 생산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
자신들의 정치적·이론적 입장의 근본을 이루는 이러한 확신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공산주의자들은 스페인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고 확립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정치 세력이 가장 폭넓고 민주적으로 만나도록 활동한다. 이 세력들 각자의 개성과 자율을 온전히 존중하는 이 만남이야말로 진보와 자유의 전망을 제시하고, 노동계급과 농민 대중과 중간층과 지식인의 이익을 앞으로 밀고 나가며, 사회적 보수와 반동의 세력을 고립시킬 수 있는 민주와 진보 세력의 국민적 단결을 이룰 유일한 길이다. 이제는 민중과 청년 대중과 그 조직의 가장 폭넓은 참여에 기초한 새로운 정치적 전망과 새로운 통치 방식이 요구된다.
이러한 주제를 두고 각 나라에서도 서유럽 차원에서도, 1974년 1월 유럽 자본주의 나라 공산당 브뤼셀 회의[4]가 이미 제시했듯이, 서유럽의 큰 민주적 잠재력이 혁신과 진보의 정책 속에서 만날 자리를 찾도록 일하려는 모든 정치 세력, 곧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기독교민주주의·가톨릭·민주·진보 세력 사이에 가장 폭넓은 의견 교환과 가장 책임 있는 수렴점과 합의점 모색이 필요하고도 시급하다.
국제 데탕트의 발전은 이 길 위의 낡은 장애와 걸림돌을 없애고 있다. 데탕트는 머지않아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도 표현될 것인데, 이 회의가 실현되는 데에는 소련과 다른 모든 사회주의 나라의 평화 외교정책이 서방 수도들에서 자리 잡은 새로운 현실주의 경향과 만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서유럽 나라들과 서유럽 전체가 모든 민족이 자기 미래의 길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의 존중, 불균형의 제거, 정의와 진보와 발전과 평화에 기초한 국제 사회를 건설하는 데 독자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모든 새로운 가능성을 붙잡아야 한다.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와의 평등에 기초한 우호·협력 관계, 그리고 개발도상국과의 새로운 관계에 바탕을 둔 새로운 서유럽 정책은 이 큰 목표를 실현하는 데 대신할 수 없는 기여를 할 수 있다.
유럽 대륙에서도 지중해 지역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공산주의자들은 이 방향으로 노력과 주도를 강화하려 한다. 스페인에서 민주주의를 되찾는 것, 이탈리아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은 대륙의 많은 나라의 삶을 특징짓는 새로운 과정과 더불어, 서유럽이 맞닥뜨린 문제들을 자유와 민주주의와 진보와 평화의 전망 속에서 해결하는 데 새로운 추진력을 줄 수 있다.
국내 정책과 국제 정책을 완전한 자율과 독립 속에서 마련하는 이탈리아 공산당과 스페인 공산당은 자신들이 진 국가적·유럽적 책임의 무게를 충분히 자각하고 있다. 두 당은 이러한 공동의 전망에서 출발하여, 길고 굳은 우정으로 다져진 형제적 관계를 앞으로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프랑스 공산당과 이탈리아 공산당의 공동선언 (1975년 11월 15일, 로마)
1975년 9월 29일 파리에서, 11월 15일 로마에서 프랑스 공산당 서기장 조르주 마르셰 동지와 이탈리아 공산당 서기장 엔리코 베를링구에르 동지가 회담했다. 회담에는 프랑스 공산당 측에서 정치국원 귀스타브 앙사르 동지와 장 카나파 동지, 중앙위원 샤를 피테르만 동지가, 이탈리아 공산당 측에서 지도부원이자 서기국원인 잔카를로 파예타 동지, 서기국원 피에로 피에랄리 동지, 중앙위원 리나 피비 동지와 루치아노 그루피 동지가 참석했다. 회담 뒤 다음의 공동선언이 채택되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상황은 경제·사회·정치·도덕·문화 생활의 모든 면을 휩쓰는 위기가 깊어지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경제적 측면에서 이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 전체를 휩쓸고 세계적 규모의 모든 경제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의 한 부분으로서, 그 무거운 결과를 실업과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노동자와 민중에게 떠넘기고 있으며, 농민층과 수공업, 중소 공업도 심각한 어려움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시민 생활의 제도들은 갈수록 날카로운 문제에 부딪히고, 정치 위기는 깊어지며, 퇴행 현상이 사회적·도덕적 관계를 덮치고 있다.
이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가 과학과 기술을 포함한 생산력 발전의 필요에,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고 생활수준을 높이며 문화를 발전시키고 모든 인간적 가치를 확립해야 할 필요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두 나라에서, 그리고 형태는 다르지만 서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사회 전체가 크게 퇴보할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
대자본과 제국주의 세력은 이 상황을 이용해 노동자와 인민이 쟁취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성과를 위태롭게 하려 한다. 그러나 노동계급과 민중은 투쟁으로 이 시도를 물리치고, 새로운 성과를 쟁취하며, 사회적·민주적 전진의 길을 더 열 수 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 공산당과 프랑스 공산당은 노동자의 당면 이익을 위해 싸우면서, 자기 나라의 심각한 경제·사회·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깊은 민주적 개혁 정책을 위해 활동한다. 지금의 위기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그것을 사회주의로 전진시켜야 할 필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솟아난다.
두 당은 서로 다른 구체적 조건에서 활동하며, 그래서 각 당은 자기 나라의 필요와 특성에 맞는 정책을 실행한다. 동시에 두 당은 발전한 자본주의 나라에서 싸우면서, 자신들 앞에 놓인 본질적 문제들이 공통된 특성을 지니고 비슷한 해결을 요구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공산주의자들은 자기 나라에 전망으로 내놓는 사회주의로의 행진과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이 경제·사회·정치 생활의 끊임없는 민주화라는 틀 안에서 실현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더 높은 단계, 가장 완전하게 실현된 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 대혁명의 산물이든 노동계급이 앞장선 이 세기의 위대한 민중 투쟁의 산물이든 모든 자유는 보장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 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시위의 자유, 국내외로 사람이 자유롭게 오갈 자유, 사생활의 불가침, 종교의 자유, 모든 사조와 모든 철학적·문화적·예술적 견해를 완전히 자유롭게 표현할 자유가 그렇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공산주의자들은 정당의 복수성, 반대당이 존재하고 활동할 권리, 다수파와 소수파가 자유롭게 형성되고 민주적으로 교체될 가능성, 국가의 세속성과 민주적 운영, 사법의 독립을 지지한다.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활동과 자율을 지지한다. 두 당은 노동자가 실질적 권리를 가지고 기업 경영에 참여하며 폭넓은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 안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국가의 민주적 분권은 주(州)와 지방자치단체에 갈수록 더 중요한 역할을 주어야 하며, 이들은 권한 행사에서 폭넓은 자율을 누려야 한다.
사회주의적 변혁은 주요 생산수단과 교환수단에 대한 공적 통제, 그것들의 점진적 사회화, 전국 차원의 민주적 경제계획의 실현을 전제로 한다. 중소 농민 소유와 수공업, 중소 공업·상업 기업 부문은 사회주의 건설에서 고유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이 변혁은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인민 다수를 결집하는 큰 투쟁과 강력하고 폭넓은 대중운동의 결과일 수밖에 없다. 변혁에는 인민 주권을 완전히 대표하는 민주적 제도의 존재와 보장과 발전, 직접·비례 보통선거의 자유로운 행사가 필요하다. 보통선거의 판정을 언제나 존중해 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존중할 두 당은 바로 이 틀 안에서 근로 계급이 국가 지도에 오르는 것을 구상한다.
이탈리아 공산당과 프랑스 공산당은 민주적 생활의 이 모든 조건에 원칙적 가치를 부여한다. 두 당의 입장은 전술이 아니라, 자기 나라의 객관적이고 특수한 역사적 조건에 대한 분석과 국제적 경험 전체에 대한 성찰에서 나온 것이다.
두 당은 새로운 국제 분업의 틀 안에서 갈수록 긴밀한 협력으로 특징지어져야 할 모든 국가 사이의 관계에서, 모든 민족이 자기의 정치·사회 체제를 주권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두 당은 민족들의 삶에 간섭하려는 미 제국주의의 요구에 맞서 싸울 필요를 강조하며, 모든 외국의 간섭에 반대한다.
두 당은 노동계급과 민중의 주적인 독점자본주의와의 투쟁에서 승리하려면 서로 다른 사회·정치 세력이 자유롭게 합의하고, 그 안에서 단결한 노동계급이 지도 능력을 쟁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폭넓은 동맹은 지금 단계에서도,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 사이에 굳고 오래가는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이 폭넓은 동맹의 토대다. 또한 오늘날 가톨릭 세계의 넓은 층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현실과, 인간 사이의 형제애·사회 정의·더 높은 도덕적 가치의 확립·인격의 완전한 실현을 바라는 자신들의 가장 깊은 열망 사이에 벌어지는 모순을 갈수록 자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공산주의자, 노동운동 전체, 기독교에서 영감을 받은 민중 세력이 만날 가능성을 갈수록 키운다. 이 세력들은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그리고 위기가 부과하는 큰 과제 앞에서 두 당은 갈수록 커지는 자신들의 책임과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다.
1974년 1월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자본주의 나라 공산당 회의의 결론에 따라, 두 당은 파시즘과 자유에 대한 모든 위협에 맞서, 노동계급과 민중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경제·사회 구조의 깊은 민주적 변혁을 위해 유럽의 공산당과 사회당, 모든 민주·진보 세력의 공동 행동을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
민중의 이익에 깊이 반하는 다국적·국내 독점 중심부의 방향, 그리고 공동시장의 유럽에서 실업과 사회적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정책을 펴는 지배 집단에 맞서, 두 당은 유럽경제공동체의 방향과 운영 방식을 민주화하고 민주적이고 평화로우며 독립된 유럽을 점차 건설하기 위해, 유럽의회 안에서도 민중 세력과 좌파 세력의 통일된 주도를 발전시키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같은 정신에서 스페인이 맞은 결정적 시기를 앞두고, 두 당은 이 점에서 모든 민주주의자의 확신을 대변한다고 믿으며, 어떤 형태로든 프랑코 체제를 영속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한다. 두 당은 정치범의 구명과 석방을 위해, 완전한 정치적 자유의 체제를 세우기 위해 싸우는 스페인의 노동계급과 모든 반파시스트와의 전투적 연대를 재확인한다.
두 당은 또한 포르투갈의 젊은 민주주의가 겪는 어려움에 우려를 표하며, 모든 노동자 세력과 민주 세력이 모든 반동의 위협을 막고 그 나라의 민주적·사회적 진보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에서 다시 단결하기를 바란다.
그 조직과 성공에 소련이 으뜸가는 기여를 한 유럽 국가들의 헬싱키 회의는 국제 데탕트와 유럽 집단안보 체제 창설의 길에서 중요한 단계였다. 평화공존은 섬멸 전쟁을 대신할 유일한 대안이며,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고 모든 분야에서 가장 폭넓은 국제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조건이다. 사회적·정치적 현상 유지를 뜻하지 않는 평화공존은 제국주의에 맞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위해 싸우기에 가장 유리한 토양을 제공한다.
이 투쟁에 나서면서 두 당은 평화의 새로운 진전, 전면 군축에 이르기까지 상호적이고 점진적인 군비 축소, 군사 블록의 점진적 극복과 해체를 위해 활동한다. 두 당은 군비 경쟁을 억제하려는 모든 세력의 결집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각 당의 자율, 존중과 불간섭, 국제주의의 원칙을 재확인하며, 프랑스 공산당과 이탈리아 공산당은 형제적 협력을 이어 가고 강화하고자 한다.
로마, 1975년 11월 15일.
스페인 공산당, 프랑스 공산당, 이탈리아 공산당의 마드리드 공동선언 (1977년 3월 3일)
1977년 3월 2일과 3일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공산당 서기장 산티아고 카리요, 이탈리아 공산당 서기장 엔리코 베를링구에르, 프랑스 공산당 서기장 조르주 마르셰 동지가 만났다. 마르셰 동지와 베를링구에르 동지는 산티아고 카리요의 초청을 받아들임으로써,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스페인의 건설을 위한 활동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공산주의자들이 스페인 공산당과 모든 스페인 민주 세력과 연대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자 했다.
이러한 정신에서 프랑스 공산당과 이탈리아 공산당은 스페인 인민이 민주주의를 완전히 회복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 오늘 그 본질적 기준은 공산당과 모든 정당의 합법화이며, 이는 참으로 자유로운 선거를 치르는 데 꼭 필요하다. 두 당은 스페인에서 정치범 석방을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행로를 가로막으려는 파시스트의 도발과 범죄를 끝내기 위해 활동하는 모든 사람과 연대를 표명한다.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파시즘에 이어 프랑코 독재가 끝난 것은 유럽 정세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인 변화다.
스페인의 민주적 진보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인민에게 특별한 관심사다.
세 나라는 지금 경제적이고 정치적이며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위기를 함께 겪고 있다. 이 위기는 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각한다. 세 나라 각각의 조건의 차이를 넘어,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의 공산주의자들은 위기에 대한 긍정적 대안을 보장하고 반동적 방향을 물리치기 위해, 진보와 혁신의 정책에 기여할 준비가 된 정치·사회 세력의 가장 폭넓은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확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와 그 정당들이 정치 생활의 지도에 참여해야 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날마다 노동자의 당면 이익을 지키면서 깊은 민주적 개혁을 제안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사회주의로 나아갈 것을 더욱 강하게 요구한다.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의 공산주의자들은 정치·사회 세력의 다원성 속에서, 그리고 모든 개인적·집단적 자유의 존중과 보장과 발전 속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활동하려 한다. 그 자유란 사상과 표현의 자유, 출판·결사·집회의 자유, 시위의 자유, 국내외로 사람이 자유롭게 오갈 자유, 노동조합의 자유, 노동조합의 자율과 파업권, 사생활의 불가침, 보통선거의 존중과 다수파의 민주적 교체 가능성, 종교의 자유, 문화의 자유, 서로 다른 철학적·문화적·예술적 사조와 견해를 표현할 자유다. 민주주의와 자유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려는 이 의지가 세 당 각자가 완전한 자율 속에서 마련한 구상을 이끈다. 세 당은 각 당의 독립, 권리의 평등, 불간섭, 각 나라의 조건에 맞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독자적인 길과 해결책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의 존중에 기초하여, 앞으로도 국제주의적 연대와 우정을 발전시키려 한다.
이번 마드리드 회담을 계기로도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의 공산주의자들은 데탕트와 평화공존의 길에서 새로운 전진, 군비 축소의 실질적 진전, 모든 국가에 의한 헬싱키 회의 최종의정서의 모든 규정의 완전한 이행, 베오그라드 회의[5]의 성공적 진행, 유럽이 서로 적대하는 군사 블록으로 나뉜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의 수립에 자신들이 부여하는 근본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고자 한다.
세 당은 이렇게 외국 기지도 군비 경쟁도 없는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독립된 유럽, 모든 연안국 사이의 평화와 협력의 바다인 지중해를 전망한다.
공산주의자들과 모든 스페인 민주 세력이 쟁취하려고 싸우는 자유로운 스페인은 유럽에 민주주의와 진보와 평화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사상과 전통의 차이를 넘어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기독교 세력, 모든 민주 세력 사이에 대화와 수렴과 통일된 합의의 모색이 우세해야 하며, 그것은 필요하고도 가능하다. 지난 몇 해 동안 스페인의 자유라는 대의가 공동 행동의 터전이 된 적이 많았다. 민주적 부활로 나아가는 스페인의 수도에서 세 나라 공산주의자들은 오늘 민주주의와 진보를 바라는 모든 세력에게 단결을 호소한다.
주석
- 옮긴이: 카탈루냐 통합사회당(PSUC, Partit Socialista Unificat de Catalunya). 1936년에 세워진 카탈루냐의 공산당으로, 스페인 공산당과 형제당 관계였다. ↩
- 옮긴이: 1975년 6월 15~16일 이탈리아 지방선거. 이탈리아 공산당은 33퍼센트 남짓을 얻어 크게 약진했고, 여러 대도시와 주에서 좌파 지방정부가 들어섰다. ↩
- 옮긴이: 스페인 민주 평의회(Junta Democrática de España). 1974년 7월 스페인 공산당이 주도해 여러 반프랑코 세력과 함께 결성한 연합체. ↩
- 옮긴이: 1974년 1월 26~28일 브뤼셀에서 열린 서유럽 자본주의 나라 공산당 회의. ↩
- 옮긴이: 헬싱키 최종의정서의 이행을 점검하기 위한 유럽 안보협력회의 후속 회의. 1977년 10월부터 1978년 3월까지 베오그라드에서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