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단체
Anti-State Organization
국가보안법 제2조 제1항이 정의하는 법적 개념으로,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을 가지고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국내외 결사 또는 집단을 가리킨다. 1948년 제정 이래 대한민국 법원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국가단체로 일관되게 판시해 왔고, 이 정의는 국가보안법 전체의 처벌 체계를 떠받치는 축이다. 1991년 개정으로 공산계열 노선을 따른 단체까지 반국가단체로 보던 제2조 제2항이 삭제되고 지휘통솔체제 요건이 추가되었으나, 헌법재판소는 2023년까지 이 정의를 직접 위헌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상세
정의
국가보안법 제2조 제1항은 반국가단체를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을 가진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국내외 결사 또는 집단"으로 정의한다. 1980년 전면개정(법률 제3318호) 당시에는 정부 참칭 또는 국가 변란 목적만 규정되었고, 지휘통솔체제 요건은 1991년 개정에서 추가되었다.
공동의 목적은 단체가 실제로 추구하는 공동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구성원 개인의 내심과는 구별된다. 그 목적은 강령이나 규약, 실제 활동을 통해 인정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적단체의 노선·목적·활동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제정과 개정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1일 법률 제10호로 제정·시행되었다. 여수·순천 사건 직후 정부 참칭이나 국가 변란 목적의 단체 조직을 처벌하려는 목적이었고, 일제의 치안유지법과 보안법을 참고했다.
1980년 12월 31일 전면개정(법률 제3318호)으로 반공법이 폐지되고 그 조항들이 국가보안법에 통합되면서 국가 안전 관련 범죄의 처벌이 일원화되었다. 1991년 5월 31일 개정(법률 제4373호)은 공산계열 노선을 따라 그 목적을 추구하는 단체도 반국가단체로 보던 제2조 제2항을 삭제했고, 같은 개정에서 제1조 제2항이 신설되어 이 법은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 해석·적용되어야 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확대해석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명문화되었다. 이 원칙은 이후 제2조 정의에 대한 위헌 다툼에서 원용되었다.
위헌 판단
헌법재판소는 반국가단체 정의를 직접 위헌으로 선고한 적이 없다. 1997년 1월 16일 89헌마240 결정은 제6조 제2항의 '목적수행'을 제2조의 정부참칭 또는 국가변란을 뜻하는 것으로 한정해 해석하는 조건 아래 합헌으로 보았다. 1998년 8월 27일 97헌바85 결정은 이를 재확인하면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초래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한에서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2023년 9월 26일 2017헌바42 등 통합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제2조 제1항 반국가단체조항에 대한 위헌소원을 각하하고 제7조 제1항과 제5항을 합헌으로 보았다. 이는 제7조 찬양·고무 조항에 대한 여덟 번째 결정이었다. 제2조 제1항과 제7조 제3항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되었고, 제7조 제1항과 제7조 제5항 제작·운반·반포 부분은 6대 3, 제7조 제5항 소지·취득 부분은 4대 5로 합헌 결정이 나왔다. 위헌 선고에는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결정에서 재판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성을 부정하고 반국가단체로 보는 태도가 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서 비롯하며, 이는 남한 정부가 이념대결이라는 역사적 상황에 대응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보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갈등이 계속되고 체제 생존에 대한 위협이 남아 있어 전통적 입장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제7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3인이 반대의견을 냈다.
적용 사례
대한민국 법원은 국가보안법 제정 이래 군사분계선 이북의 권력집단,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국가단체로 일관되게 판시해 왔다. 이 법이 애초에 38선 이북의 권력집단을 정부를 참칭한 반국가단체로 보는 가치판단 위에서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반국가단체성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정상회담과 교류·협력이 있었더라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적화통일 노선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명백한 징후가 없는 한,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상대이면서 동시에 남한의 자유민주체제를 전복하려는 반국가단체라고 보았다. 다만 최근 판결에서는 정부를 참칭한 불법조직으로서 국가로 볼 수 없다는 옛 표현 대신,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하지 않은 국가 변란 목적 단체라는 표현을 쓴다.
반국가단체로 판단된 한국의 단체로는 재일 한국민주통일 연합(한민통, 1977년 최초 인정, 1990년 9월 11일 대법원 90도1333 확정), 진보당(1959년 2월 27일 대법원 4291형상559), 민청학련과 인혁당재건위(1975년 4월 8일 대법원 74도3323), 학림사건(1981년 판결), 아람회 사건(1982년 6월 19일 서울고등법원 82노910) 등이 있다. 한민통·진보당·민청학련·인혁당재건위·학림사건·아람회 사건의 유죄 판단은 각각 2011년, 2011년, 2009년, 2007년, 2012년, 2009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한민통의 경우 법원은 한민통이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판시하지는 않았다.
1990년대에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1992년 4월 24일 대법원 92도256, 백태웅 등 조직 책임자들에게 무기징역을 포함한 징역형), 자주민주통일그룹(1991년 11월 22일 대법원 91도2341),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1993년 7월 26일 대법원 93도2158), 1995년 위원회(후에 애국동맹, 1993년 11월 9일 대법원 93도2209), 구국전위(1995년 7월 25일 대법원 95도1148) 등이 반국가단체로 인정되었다.
관계
이 정의는 국가보안법 처벌 구조의 축이다. 제3조 제1항은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한 행위에 대해 수괴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간부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 그 밖의 사람은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3조 제2항은 가입을 권유한 행위를 2년 이상의 징역에, 제3항은 미수를, 제4항과 제5항은 예비와 음모를 처벌한다.
이 개념을 축으로 삼는 다른 조항으로는 제4조(목적수행), 제5조(자진지원·금품수수), 제6조(잠입·탈출), 제7조(찬양·고무), 제8조(회합·통신)가 있다.
구별
이적단체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반국가단체와 구별된다. 대법원은 이적단체를 반국가단체나 그 지령을 받는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거나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의 단체로 정의한다. 이런 단체를 인정하려면 죄형법정주의상 유추나 확대해석이 금지되므로, 그 노선·목적·활동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이 있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는 자의 활동을 알고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거나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하는 단체이고, 이런 단체를 인정된 뒤 구성하거나 가입하면 1년 이상의 징역, 구성원이 허위사실을 날조·유포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면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두 개념은 법적으로 구별되어 이적단체 지정이 단체 전체에 자동으로 붙는 것이 아니며, 이적단체로 지정된 단체들도 1997년 이후 계속 활동했다.
반국가단체와 나란히 언급되는 관련 개념으로는 이적단체, 위헌조직, 1980년 폐지·통합된 반공법, 외환죄, 간첩 행위, 국가보안법, 방어적 민주주의가 있다.
각국의 유사 안전보장 법률은 조항·해석·배경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폐지를 권고했던 찬양·고무 처벌 조항은 일부 국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적용과 비판
국가보안법 제정 이래 전두환 정부 말까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에 따른 기소와 구금이 많았다. 1980년에서 1986년 사이 12인이 보안경찰과 정보기관 시설에서 44일에서 117일 동안 접견이 금지된 채 구금되었다. 1968년에서 1990년 사이 사형이 확정된 593명 가운데 93명은 국가보안법, 29명은 반공법 위반으로 사형이 확정되었고, 254명이 이들 법률을 포함한 혐의로 집행되었다.
국제적으로는 미국 국무부가 인권 보고서에서 국가보안법의 남용 위험을 반복해 지적했고, 국제앰네스티는 폐지를 요구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1999년 11월 5일 반국가단체 찬양 조항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위배된다며 조속한 개정을 권고하고 준법서약 제도 폐지를 권고했다. 2004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를 권고했다.
출처
- 위키백과 (한국어) legal definition, distinction from 이적단체, court rulings listing 20+ designated anti-state organizations
- elaw.klri.re.kr official English text of Article 2 of the National Security Act
- casenote.kr Constitutional Court 97헌바85 decision confirming the definition and its constitutional application
- amnesty.org Amnesty International 1993 report documenting the NSL's use against dissidents and its conflict with the ICCPR
- 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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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백과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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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ourt.go.kr
- 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