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tial fix / spatio-temporal fix (David Harvey) · 1982 (하비가 1970년대부터 다듬어 『자본의 한계』(1982)의 「공간적 계기」를 거쳐 「공간적 조정」(1980년대)과 「시공간적 조정」(2003)으로 정식화했다.)

공간적 조정

Spatial fix

마르크스주의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가 내놓은 개념. 자본주의는 남는 자본과 남는 노동이 이윤이 나게 결합되지 못하는 「과잉축적」 위기를 되풀이하는데, 이 잉여를 새 지역과 시장으로 옮기거나(공간적 이동), 도로·항만·주택 같은 오래가는 투자에 묻어 두어 미래로 미루는(시간적 이연) 방식으로 위기를 일시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조정(fix)」에는 자본이 땅에 「고정」된다는 뜻과 위기의 「해결책」이라는 두 뜻이 겹친다. 이 해결은 일시적일 뿐이며, 한때 지은 경관을 나중에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와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이어진다.

상세

하비의 출발점은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이론으로 이해되는 자본주의의 경향, 곧 「과잉축적」 위기다. 과잉축적이란 남는 노동(늘어나는 실업)과 남는 자본(손해 보지 않고는 팔 수 없는 상품 더미, 놀고 있는 생산 설비, 생산적이고 이윤이 나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화폐자본)이 나란히 있는데 이 둘을 이윤이 나게 결합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설명용 가정으로, 한 나라의 자본가들이 해마다 100의 이윤을 다시 투자하려 하는데 기존 산업에서 수익이 나는 투자처가 60어치뿐이라면 40의 자본이 갈 곳을 잃는다. 이 40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그대로 남으면, 체제 전체에 걸친 자본과 노동력의 가치 하락, 심하면 파괴가 뒤따른다. 위기를 피하려면 이 잉여를 흡수할 길을 찾아야 한다.

하비가 제시한 흡수 방법은 셋이다. 첫째는 시간적 이연으로, 교육과 연구 같은 사회적 지출이나 장기 자본 사업에 투자해 지금 남는 자본 가치가 유통으로 돌아오는 때를 먼 미래로 미루는 것이다. 둘째는 공간적 이동으로, 다른 곳에 새 시장, 새 생산능력, 새 자원과 노동의 가능성을 여는 것이다. 셋째는 둘의 결합이다. 결합이 특히 중요한 것은 산업단지, 항만과 공항, 교통·통신망, 상하수도, 주택, 병원, 학교 같은 「건조 환경」에 묻히는 고정자본이다. 이 부문은 경제에서 결코 작지 않고, 급속한 지리적 팽창 속에서 막대한 자본과 노동을 흡수할 수 있다.

이런 투자에는 금융기관과 국가의 매개가 필요하다. 이들은 신용을 만들어 현재의 소비에서 떼어 낸 「가공자본」을 고속도로 건설이나 교육 같은 미래 지향적 사업에 배정한다. 지출이 생산적이면, 곧 뒤에 더 효율적인 자본축적을 도우면 가공의 가치는 빚 상환이나 늘어난 세수로 회수된다. 그렇지 않으면 주택·사무실·산업단지·공항 같은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국가가 사회간접자본에 진 빚을 갚지 못하는 재정 위기가 온다.

하비는 이런 투자가 자본주의를 안정시키기도, 흔들기도 했다고 강조한다. 1973년 위기의 출발점은 독일 헤르슈타트 은행의 파산이 미국 프랭클린 내셔널 은행을 쓰러뜨린 세계적 부동산 시장 붕괴였고, 1975년 뉴욕시는 사회적 지출이 세수를 앞지른 끝에 사실상 파산했다. 1990년 일본의 10년 정체는 토지·부동산 투기 거품의 붕괴로 시작되었고, 1997년 아시아 붕괴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시작되었다. 2001년 중반 이후 다른 모든 부문이 침체할 때 미국과 영국 경제를 떠받친 것도 부동산 시장의 투기였다. 중국은 1998년부터 싼샤 댐을 능가하는 거대 사업에 빚을 내어 투자하며 남는 노동을 흡수했다.

「fix」라는 낱말에는 두 뜻이 있다. 하나는 전체 자본의 일부가 경제적·물리적 수명 동안 말 그대로 어떤 물리적 형태로 「고정」된다는 뜻이다. 기계는 떼어 옮길 수 있지만 공항은 옮길 수 없다. 다른 하나는 위기의 「해결책」이라는 비유적 뜻으로, 하비는 시공간적 조정을 시간적 유예와 지리적 팽창을 통한 자본주의 위기의 해결이라는 은유로 썼다. 공간의 생산, 완전히 새로운 영토적 분업의 조직, 새롭고 더 값싼 자원 복합체의 개방, 기존 사회구성체에 자본주의 사회관계와 제도(계약 규칙과 사적 소유)를 침투시키는 것이 모두 잉여를 흡수하는 길이다.

이 해결은 새로운 모순을 낳는다. 한곳에 고정된 막대한 자본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가려는 움직임을 잡아끈다. 자본이 떠나면 1970~1980년대 피츠버그와 셰필드, 뭄바이가 겪은 것 같은 탈산업화의 폐허를 남기고, 떠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가치가 떨어진다. 하비의 요약은 이렇다. 「자본은 어느 한 시점에 자기 모습을 닮은 물리적 경관을 만들어 내지만, 그 뒤 자신이 늘 빠지는 과잉축적 위기의 해결책으로 지리적 팽창과 시간적 이연을 좇으면서 그 경관을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 영토 안에서 흡수하지 못한 잉여를 다른 곳으로 보내려면 그곳에 지불 수단이 있어야 하므로, 신용과 부채, 그리고 국가 간 경쟁과 제국주의가 개입한다.

하비는 1970년대부터 이 문제를 다루었고, 『자본의 한계』(1982)에서 공황 형성의 「공간적 계기」를 이론화했으며, 1980년대 「공간적 조정」, 2001년 「세계화와 공간적 조정」을 거쳐 『신제국주의』(2003)에서 「시공간적 조정」으로 정식화했다. 그는 이 작업을 르페브르가 말한 「자본주의는 공간을 생산함으로써 살아남는다」는 통찰과, 서로 다른 논리로 제국주의를 자본주의 생존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으로 본 레닌과 룩셈부르크의 문제의식에 잇는다. 하비는 1970년대 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만성적 과잉축적에 관한 로버트 브레너의 실증을 받아들이면서도, 브레너를 비롯한 대부분의 축적론이 건조 환경을 무시하거나 부수 현상으로 다룬다고 비판했다. 밥 제솝은 공간적·시간적·시공간적 조정을 나누어 이론을 넓혔고, 조반니 아리기도 역사적 자본주의의 「공간적 조정과 그 밖의 조정」을 다루었다. 과잉축적의 또 다른 출구, 곧 비자본주의 영역을 열어 새 시장을 만드는 길은 하비의 「탈취에 의한 축적」 개념으로 이어진다.

관련 인물

관련 역사 사건

출처

  1. socialistregister.com
  2. 위키백과 (영문)
  3. 위키백과 (영문)
  4. 위키백과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