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바흐를 쏜 좌파 SR, 소련 비밀공작의 선구자
「제국 대사를 쏜 사내가 군중 속에서 내게 다가와 내 손을 잡고 시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 니콜라이 구밀료프, 「나의 독자들」
오데사 출신 유대인 혁명가. 좌파 사회혁명당원으로 1918년 체카 소속일 당시 독일 대사 미르바흐 암살을 주도해 좌파 SR 봉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사면 후 OGPU 해외첩보부(INO) 초기 비밀공작원으로 페르시아·팔레스타인·몽골·중동에서 불법 체류하며 소련 정보망을 구축했다. 모스크바 문학계에서 마야콥스키·예세닌 등과 교류한 논란적 인물로, 1929년 콘스탄티노플에서 트로츠키를 은밀히 만나 서신을 국내 반대파에 전달하려다 체포되어 OGPU에 의해 처형되었다.
경력 연표
- 1918.06체카 반국제스파이 분과장 — 좌파 SR 지도부가 배치
- 1918.07.06니콜라이 안드레예프와 독일 대사 미르바흐 암살 — 좌파 SR 봉기 촉발
- 1919.05자수 후 VTsIK 사면, 적군·체카 복귀
- 1920페르시아 파견 — 이란 공산당 합류, 길란 소비에트 공화국 군사참모
- 1923–1924OGPU INO 비밀체류자 — 팔레스타인(야파) 거점, 세탁소 위장
- 1926–1927몽골 OGPU 체류자 겸 국가내부경비대(GVO) 수석교관
- 1928–1929중동 OGPU 체류자 — 콘스탄티노플, 고서적상 위장
- 1929.10트로츠키 비밀접촉 발각 — OGPU 체포, 콜레기야 사형판결
관련 역사 사건
블륨킨과 모스크바 문학 보헤미아
블륨킨은 1918년 봄 세르게이 예세닌을 만나며 모스크바 문학계에 진입했다. 블라디슬라프 호다세비치의 회고에 따르면, 알렉세이 톨스토이가 주최한 문인 모임에 예세닌이 '가죽 재킷 차림의 턱수염 난 갈색 머리 사내'와 함께 나타났는데, 그가 바로 블륨킨이었다. 이후 그는 이미지니스트 시인들, 특히 예세닌·마리옌고프·셰르셰네비치와 친교를 맺었고, 문학 카페 '페가소스의 외양간'에서는 사회자를 맡아 시의 밤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의 문단 내 위상은 모순적이었다. 1920년 10월 체카에 체포된 예세닌은 블륨킨의 보증으로 일주일 만에 석방되었고, 마야콥스키는 '사랑하는 블류모치카에게'라는 헌사와 함께 세 권의 시집을 그에게 증정했다. 니콜라이 구밀료프는 1921년 여름 모스크바에서 블륨킨을 만난 뒤 유명한 시 「나의 독자들」에 그를 등장시켰다. 한편 오시프 만델슈탐은 블륨킨이 술자리에서 총살 명령서를 자랑하자 이를 빼앗아 찢어버렸고,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은 평생 지속되었다. 문학계 인사들은 그를 두려워하면서도 그의 보호를 구했으며, 블륨킨은 이 이중적 관계를 즐겼다. 예세닌과는 1924년 9월 바쿠에서 블륨킨이 아내를 두고 질투하며 권총을 겨누는 사건으로 관계가 악화되었다.
그 자신도 시를 쓰고 고대 이란어에 관심을 가진 지식인이었다. 로만 야콥손은 블륨킨이 카페에서 자신과 아베스타어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고 증언했다. 문학 살롱 출입이 단순한 사교를 넘어 정보 활동의 일환이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동시대인들은 그에게서 혁명적 낭만주의자와 허풍선이, 그리고 진정한 문학 애호가의 모습을 동시에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