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법칙
Law of value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의 중심 개념. 상품 생산 사회에서 상품들이 교환되는 비율(보통 화폐 가격으로 나타난다)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평균 노동시간에 따라 규제된다는 법칙이다. 사적으로 따로 일하면서도 분업과 교환으로 서로 얽힌 생산자들을, 아무도 의식하지 못한 채 자연법칙처럼 조정한다. 20세기에는 소련 같은 계획경제에서도 가치법칙이 작동하는지가 큰 논쟁거리였다.
상세
마르크스의 개념
마르크스는 1847년 프루동을 비판한 『철학의 빈곤』에서 리카도의 경제학을 참조해 이 개념을 처음 내놓았고, 이후 20년 넘게 다듬었다. 시장 가격은 대개 가치에서 벗어나지만, 경쟁을 통해 가치를 중심으로 오르내린다. 가치법칙은 흔히 「노동가치론」과 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엄밀히 말하면 가치법칙은 상품 교환을 지배하는 규제 원리이고, 노동가치론은 그 규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려는 이론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엥겔스는 『자본』 제3권 보유에서 이를 단순 상품 생산의 역사와 연결해 설명했다.
계획경제에서도 작동하는가
예브게니 프레오브라젠스키는 『새로운 경제학』(1926)에서 소련 경제 안에서 가치법칙과 계획 원리가 서로 맞서며, 계획 원리는 「사회주의적 원시 축적의 법칙」의 형태를 띤다고 보았다. 가치법칙을 시장과, 계획을 국가 조직 경제와 동일시한 이 분석은 이후 좌파 마르크스주의의 공통 전제가 되었다. 스탈린은 1952년 『소련 사회주의의 경제적 문제』에서 가치법칙이 소련 경제에서도 작동한다고 인정했고, 마오쩌둥 등이 이를 비판적으로 논했다.
소련을 국가자본주의로 본 토니 클리프는 『러시아의 국가자본주의』(1948)에서, 소련 내부만 보면 가치법칙이 경제를 규제한다는 증거가 거의 없지만 무정부적인 세계시장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상황 속에서 보면 가치법칙이 러시아 경제 구조의 심판자라고 주장했다. 비판자들은 소련 경제가 상당히 자급적이었고 대외 무역이 국가 주도로 작은 비중만 차지했다고 반박했다. 소련을 타락한 노동자 국가로 본 에르네스트 망델은 교환이 남아 있는 한 가치법칙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국가가 자원 대부분을 배분하므로 더는 자원 배분을 지배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1960년대 쿠바에서도 체 게바라와 샤를 베틀렌 등이 사회주의 이행기 가치법칙의 역할을 두고 논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