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혁명가
Professional Revolutionaries
레닌이 1902년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내세운 조직 개념으로, 혁명 활동을 자기 직업으로 삼고 정치경찰과 싸우는 기술을 직업적으로 익힌 사람들을 말한다. 레닌은 전제정 아래에서 넓고 공개적인 노동자 조직과 별도로, 노동자와 지식인의 구별을 지운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고 비밀스럽고 안정된 혁명가 조직이 운동의 지속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볼셰비키 전위당 개념의 출발점이 되었고, 룩셈부르크와 젊은 트로츠키 등에게서 「초중앙집권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상세
『무엇을 할 것인가?』의 논리
레닌은 1901년 가을부터 1902년 2월 사이에 쓴 『무엇을 할 것인가?』 제4장에서 경제주의자들의 「수공업적」 활동 방식을 비판하며 이 개념을 내놓았다. 그는 노동자 조직과 혁명가 조직을 구별했다. 노동자 조직은 무엇보다 노동조합 조직이어야 하고, 될 수 있는 한 넓고 공개적이어야 한다. 반면 혁명가 조직은 「무엇보다 먼저 혁명 활동을 자기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공통점 앞에서는 노동자와 지식인의 구별은 물론 직업의 구별도 지워져야 한다. 이런 조직은 크지 않아야 하고 될 수 있는 한 비밀스러워야 한다.
레닌은 다섯 명제로 이를 정리했다. 지도자들의 안정되고 연속성 있는 조직 없이는 어떤 혁명 운동도 지속될 수 없다. 자생적으로 투쟁에 끌려 들어오는 대중이 넓을수록 이런 조직이 더 절실하다. 그 조직은 주로 혁명 활동에 직업적으로 종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야 한다. 전제 국가에서 정치경찰과 싸우는 기술을 직업적으로 익힌 사람들로 구성원을 좁힐수록 조직을 들추어내기 어렵다. 그리고 그럴수록 노동계급과 다른 계급에서 운동에 참여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더 많아진다. 그는 자신이 아마추어로 활동하던 시절을 돌아보며 「혁명가 조직을 달라, 그러면 러시아를 뒤집어 놓겠다」고 썼다.
자생성과 의식, 전위당
이 조직론은 같은 책의 다른 논지와 이어져 있다. 레닌은 노동자가 자생적 투쟁만으로는 노동조합주의적 의식에 머물며, 사회민주주의 의식은 계급투쟁 바깥에서 들여와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전국적 정치신문과 직업혁명가 조직이 자생적 운동을 정치투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1903년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제2차 대회에서 당원 자격을 둘러싼 레닌과 마르토프의 논쟁, 그리고 볼셰비키와 멘셰비키의 분열로 이어졌고, 뒷날 레닌주의 전위당 개념의 바탕이 되었다.
비판과 평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1904년 「러시아 사회민주당의 조직 문제」에서 레닌이 지지하는 「초중앙집권주의」가 창조적 정신이 아니라 「메마른 야경꾼 정신」에 이끌려 당 활동을 북돋우기보다 통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혁명적 노동자 운동이 저지르는 실수가 「가장 훌륭한 중앙위원회의 무오류성」보다 역사적으로 훨씬 값지다고 썼다. 같은 해 트로츠키도 『우리의 정치적 과제』에서 프롤레타리아를 「대신해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는 당과, 프롤레타리아를 정치적으로 교육하고 동원하는 당을 맞세우며 레닌의 방식을 앞의 것으로 비판했다.
레닌 자신은 이 조직론을 전제정 러시아의 조건에 한정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정치적 자유가 있는 나라와 전제정 러시아를 구별해 논의했다. 그래서 이 개념이 볼셰비즘의 영구적 원리인지, 비합법 상황에 맞춘 전술인지는 지금까지 해석이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