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ng downturn (Robert Brenner, The Economics of Global Turbulence) · 1998 (1998년 《뉴 레프트 리뷰》 229호에 처음 실렸고, 2006년 1945~2005년을 다룬 증보판 『세계 경제의 격동』으로 나왔다. 이론이 다루는 장기 하강 자체는 1973년부터다.)

장기 하강론

Long downturn thesis

미국 역사가 로버트 브레너가 1998년 《뉴 레프트 리뷰》 229호의 「불균등 발전과 장기 하강」(국내 번역 『혼돈의 기원』)과 이를 넓힌 『세계 경제의 격동』(2006)에서 내놓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사의 해석. 선진 자본주의는 1950~1973년의 장기 호황 뒤 성장·생산성·임금·투자가 반쯤으로 떨어진 「장기 하강」에 들어갔다고 보고, 그 원인을 임금 상승이 아니라 독일·일본 같은 후발 제조업 강국이 세계시장에 들어오면서 생긴 제조업의 만성적 과잉설비와 이윤율 하락에서 찾는다.

상세

2차 세계대전 뒤 선진 자본주의가 1950~1973년의 「황금기」에 1973년 이후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냈다는 데에는 어느 학파의 경제학자도 별 이견이 없다. 성장, 생산성, 임금, 투자, 이윤의 연간 증가율이 모두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가며 대략 반으로 줄었다. 물음은 왜 그랬느냐다. 사회주의 잡지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의 편집인이자 역사가인 로버트 브레너는 1998년 《뉴 레프트 리뷰》 229호 한 권 전체를 채운 연구 「불균등 발전과 장기 하강」에서 이 물음에 답했다. 국내에는 『혼돈의 기원』(2001)으로 번역되었고, 2006년 1945~2005년을 다룬 증보판 『세계 경제의 격동: 장기 호황에서 장기 하강으로』가 나왔다.

브레너에 따르면 열쇠는 1970년 무렵의 급격한 이윤율 하락이다. 그가 든 수치로는 1970~1990년 G7 나라들의 제조업 이윤율이 1950~1970년보다 평균 40% 낮았고, 1990년에도 1973년보다 약 27%, 1965년 정점보다 약 45% 낮았다. 그 뒤 1973~1975년, 1980~1982년, 1989~1992년에 날카로운 불황이 이어졌고, 호황은 갈수록 약해지고 불황은 갈수록 커졌다.

이윤율은 왜 떨어졌을까. 브레너의 설명은 경쟁과 고정자본에 있다. 설명용 가정으로 미국의 한 철강 회사가 이미 지어 놓은 공장에서 강철 1톤을 비용 90에 만들어 100에 판다고 하자. 이윤은 10이다. 이제 전후 복구를 마친 일본 회사가 새 설비로 같은 강철을 비용 70에 만들어 85에 팔기 시작한다. 미국 회사는 값을 85로 내려야 하지만, 공장에 이미 들어간 돈은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공장을 바로 닫지 않고 낮은 이윤이라도 받으며 버틴다. 일본 회사의 이윤은 15, 미국 회사의 이윤은 마이너스 5가 되고, 세계시장 전체로 보면 설비가 남아돌며 산업 전체의 이윤율이 내려간다. 새 생산자의 진입은 계속되는데 낡은 자본은 빠져나가지 않는 것, 곧 「퇴출의 실패와 계속되는 진입」이 사반세기 동안의 낮은 수익성을 낳았다는 것이다.

역사 서술은 이 기제를 따라간다. 1950~1960년대에 독일과 일본은 낮은 임금과 높은 재투자율로 제조업을 키우며 수출로 성장했다. 1965~1973년 독일·일본 상품의 압력을 받은 미국 제조업의 수익성은 40% 넘게 떨어졌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높은 고정 달러 환율이 미국 상품을 비싸게 만들자 닉슨 정부는 1971~1973년 달러를 금에서 떼어 내고 변동환율로 넘어갔고, 달러가 떨어지자 이윤율 하락의 부담은 독일과 일본으로 옮겨 갔다. 1979년부터 미국과 영국은 볼커 쇼크와 대처·레이건의 긴축으로 과잉설비를 정리하고 노동자를 길들이려 했으며, 1985년 플라자 합의는 다시 엔과 마르크를 끌어올려 일본을 거품과 1991년 붕괴로 몰았다. 장기 하강은 이렇게 미국·독일·일본이 비용 경쟁의 부담을 서로 떠넘기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이 이론이 맞서는 상대도 분명하다. 브레너의 주된 표적은 노동자의 임금 상승과 투쟁이 이윤을 짓눌렀다는 「이윤 압박」론이었고, 케인스주의의 총수요 부족론, 통화주의의 재정 건전성 정통론, 기술 변화를 성장의 엔진으로 보는 슘페터식 설명도 함께 검토했다. 그는 2009년 인터뷰에서 실질임금 증가가 크게 둔화했는데도 이윤율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브레너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도 장기 하강의 연장선에서 보았다. 장기 하강이 시작된 뒤 국가는 처음에는 재정적자로, 1990년대 중반부터는 저금리로 기업과 가계가 자산 가격 상승에 기대어 빚을 늘리게 하는 방식으로 수요 부족에 대처했다. 그는 이를 공적 적자를 민간 적자로 바꾼 「자산 가격 케인스주의」라 불렀고, 2001~2007년의 경기 확장이 전후 가장 약했다고 지적했다.

마르크스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많았다. 롭 호브먼은 1999년 《인터내셔널 소셜리즘》에서 브레너의 역사 서술에는 이견이 거의 없지만 이론 틀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브레너는 생산성 향상 자체로는 이윤율에 문제가 없다고 보며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을 거부하는데, 호브먼은 브레너의 이론이 오히려 그 법칙의 한 조각이라고 보았다. 낡은 고비용 생산자가 신규 저비용 생산자에게 이윤을 빼앗길 때 왜 이윤이 재분배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이윤율이 떨어지는지, 노동가치론 없이 이윤율의 수준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기업이 왜 낡은 설비를 상각하고 재편하지 못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메리 멀로이와 찰리 포스트는 과잉경쟁은 일시적·부문적 원인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체계적 원인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하비는 1970년대 이후 만성적 과잉축적에 관한 브레너의 실증을 대체로 받아들이면서도, 건조 환경에 대한 투자와 부동산 거품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장기 하강론은 주류 경제학의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론과 구별해야 한다. 앨빈 한센이 1938년 처음 제기하고 2013년 래리 서머스가 되살린 장기 침체론은 만성적 수요 부족과 마이너스 자연 이자율을 문제 삼는다. 먼슬리 리뷰 학파의 맥도프와 스위지는 독점 경제의 정체 경향을 말했다. 브레너는 수요보다 제조업 경쟁과 수익성을 원인으로 놓는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르다.

관련 인물

관련 역사 사건

출처

  1.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2.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3.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4.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5. 위키백과 (영문)
  6. socialistregister.com
  7. 위키백과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