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sive desublimation · 1964

억압적 탈승화

Repressive Desublimation

헤르베르트 마르쿠제가 1964년 『일차원적 인간』 제3장에서 내놓은 개념. 선진 산업사회는 성과 쾌락을 금지하기보다 상품과 노동 세계 안에서 통제된 형태로 풀어 주고, 이렇게 길든 충족이 순종을 낳으며 기존 질서에 맞서는 힘을 약하게 만든다는 진단이다. 마르쿠제는 이를 자유를 넓히면서 지배를 강화하는 기술적 현실의 사회 통제가 낳은 부산물로 보았다.

상세

『일차원적 인간』(1964)의 제3장 제목은 「불행한 의식의 정복: 억압적 탈승화」다. 마르쿠제는 먼저 「고급 문화」를 다룬다. 예술적 소외는 승화이며, 기존 현실 원칙과 화해할 수 없는 조건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부엌과 사무실과 상점에 들어오고 사업과 오락을 위해 상업적으로 풀려나면, 매개된 충족이 즉각적 충족으로 바뀌는 탈승화가 일어난다. 그는 이것이 사회의 「강자의 위치」에서 행하는 탈승화라고 했다. 사회의 이해가 시민의 가장 깊은 충동이 되었기 때문에 사회는 전보다 많은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스컴이 예술·정치·종교·철학을 광고와 섞어 상품 형태라는 공통분모로 끌어내리면서 「영혼의 음악은 판매술의 음악이기도 하다」.

같은 일이 성의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쾌락 원칙이 현실 원칙을 흡수하고, 성은 사회적으로 건설적인 형태로 해방, 아니 자유화된다. 마르쿠제는 이로써 억압적인 탈승화가 있다고 보았다. 그와 견주면 승화된 충동과 목표에 오히려 더 많은 일탈과 자유, 사회적 금기를 따르지 않으려는 거부가 담겨 있다. 성은 노동과 홍보에 통합되어 통제된 충족에 더 쉽게 놓이고, 기술 진보와 안락한 생활은 리비도의 요소를 상품 생산과 교환의 영역에 체계적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이를 때로 「리비도의 과학적 관리」에 이르는 본능 에너지의 동원이라고 불렀다. 기계화된 환경은 리비도가 성감대를 넘어 바깥으로 뻗어 가는 「비억압적 승화」를 막고, 국소화된 성만 허용해 오히려 에로스의 에너지를 압축한다고도 했다.

핵심은 길든 쾌락의 정치적 효과다. 사회적으로 허용되고 바람직한 충족의 범위는 크게 넓어지지만, 그 충족을 통해 쾌락 원칙은 기존 사회와 화해할 수 없는 요구를 빼앗긴다. 「이렇게 조정된 쾌락은 순종을 낳는다.」 반대로 승화는 억압적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단념에 대한 의식을 간직해 해방의 필요를 지킨다. 그 결과 모순과 대안을 붙잡는 정신 기관이 위축되고, 현실은 이성적이며 체제가 어쨌든 「물건을 갖다 준다」고 믿는 「행복한 의식」이 지배하게 된다. 마르쿠제는 이렇게 제도화된 탈승화가 일차원적 사회가 이룬 「초월의 정복」의 한 측면이라고 했다.

1966년 『에로스와 문명』에 붙인 「정치적 서문」은 이 진단을 다시 확인한다. 풍요한 사회의 권력은 신민의 성적·공격적 에너지를 충족시키고, 본능적 욕구의 과학적 관리가 체제 재생산의 핵심 요소가 되어 사야 할 상품이 리비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남녀가 어느 때보다 큰 성적 자유를 누리는 사회에서 「과잉 억압」을 말하는 것이 무의미해 보여도, 그 자유와 충족이 지구를 지옥으로 바꾸고 있다고 그는 썼다.

이 개념의 뿌리는 빌헬름 라이히와 테오도어 아도르노의 초기 저작, 그리고 승화의 퇴행이라는 프로이트의 생각에서 찾기도 한다. 다만 라이히가 성 해방을 사회 해방의 조건으로 보았다면, 억압적 탈승화는 성의 자유화 자체가 지배를 떠받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독일어권에서는 이 말이 좁은 뜻으로 기존 지배 구조를 떠받치는 성적 자유화를 가리키게 되었다. 라이무트 라이헤는 1968년 『성과 계급투쟁』에서 이 개념으로 라이히식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를 비판하며, 성이 상품으로서 아무 문제 없이 자본주의에 통합될 수 있음을 보이려 했다. 10년쯤 뒤 에르네스트 만델은 성이나 마약을 통한 도피의 꿈이 후기 자본주의 여가 산업 안에서 상품화되는 과정을 분석하며 이 주제를 이어받았다.

관련 인물

출처

  1. marcuse.org
  2. 위키백과 (영문)
  3. 마르크스주의 인터넷 아카이브
  4. 위키백과 (영문)
  5. de.wikipedia.org
  6. 위키백과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