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중간 단계론
Theory of sexual intermediaries
모든 남성과 여성은 남성적·여성적 특성이 저마다 다르게 섞인 존재이며 동성애는 그 타고난 변이의 하나라는 마그누스 히르슈펠트의 학설. 동성애자를 남녀 사이의 「제3의 성」으로 설명해 형법 제175조 폐지 운동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
상세
히르슈펠트는 첫 성과학 저작 『사포와 소크라테스』(1896)에서 이를 처음 그렸다. 카를 하인리히 울리히스가 내놓고 19세기 말 태아 발생 자료로 보강된 「제3의 성」 이론을 새 연구 방법으로 다듬은 것으로, 1905년 『성의 이행』에서 성적 「일탈」의 빈도를 법칙화하려 했다. 그에게 중간 단계는 몸의 특징·성격·욕망에 나타나는 타고나 바뀌지 않는 남녀 혼합형이었고, 81가지 기본형으로 나눈 혼합형이 오히려 정상이라고 보았다. 1914년 그는 성적 중간 단계를 「여성적 요소를 지닌 남성과 남성적 요소를 지닌 여성」이라고 정의했다. 동성애가 타고난 것이니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대중 강연과 소책자에서 널리 퍼뜨렸고, 과학적 인도주의 위원회의 노선이 되었다. 아돌프 브란트와 아이게네 공동체는 동성애를 여성성과 묶는다며 거부했고, 한스 블뤼허는 남성다운 동성애만 정상이고 「제3의 성」 같은 여성적 동성애는 병적이라고 반박했다. 위원회 안에서도 이 생물학주의에 대한 반대가 이어져 1929년 히르슈펠트가 물러난 뒤 심리학·사회학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오늘날에는 동성애 이론으로 좁혀 읽혀 왔으나, 사회의 성별 규범에서 벗어난 몸과 마음을 병리화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다양성을 위한 변론」으로 다시 읽히기도 한다.